소리MAD

2022 音MAD 10선 리뷰(with Jungcheon Kim)

류한수 2023. 1. 12. 12:00

 


 안녕하십니까, 류한수입니다. 

여러모로 많은 일들이 있었던 2022년을 뒤로하고 새해를 맞아 여러분들은 어떻게 지내시고 계신가요?

저는 한 해동안 학업적으로나 취미적으로나 이루었던 결과물들을 돌아보면서 1년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소리매드를 좋아하는 분들도 이번 한 해동안 나온 작품들을 정리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저 역시 얼마 전 스트리밍을 통해 2022년 한국 소리매드 100선이라는 기획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12월 24일에 진행한 스트리밍, 최대 시청자 100명이 넘게 방문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준 기획이었다

이 스트리밍에서 미리 홍보했듯이 이번 포스팅은 다른 소리매드 제작자 6인과 함께하는 2022 音MAD 10선이라는 기획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위 스트리밍에서는 국내 작품만을, 또 퀄리티가 준수하거나 재미있게 보기 좋은 작품들을 폭넓게 선정했다면,

이번 기획은 제작자들이 각자 자신의 취향과 기준에 따라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가장 좋다고 생각한 작품 10개를 선정하는 기획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제 차례에 앞서 4명의 제작자분들이 좋은 기사를 남겨주셨습니다.

 

 

이 네 분의 기획을 혹시 아직 읽어보지 않으셨다면 부디 먼저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Oz Han: https://rowanhamilton.tistory.com/5

 

[미식연구회] 2022 최고의 요리 10선

안녕하세요. 미식연구회의 칼럼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아마 당신은 지금쯤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분명 음MAD 10선이라 해서 왔는데 갑자기 요리라니? 링크가 잘못 연

rowanhamilton.tistory.com

서노: https://tjsh99.tistory.com/2

 

2022 소리MAD 10선_서노

본 기사는 「2022 소리MAD 10선」 기획에 참가하는 기사입니다. ▼다른 기사 읽으러 가기▼ 1/8 Oz Han | https://rowanhamilton.tistory.com/ 1/9 서노 | https://tjsh99.tistory.com/

tjsh99.tistory.com

루klng: https://blog.naver.com/looklng/222980568003

 

2022년의 소리MAD계를 10개의 영상으로 돌아보자!

https://every4season.tistory.com/5 이 글은 사계(前 FuMuS)님의 게시글의 양식을 인용해서 적는 글입...

blog.naver.com

TB: https://foregoing-recorder-cc4.notion.site/MAD-10-208c71697d8845ea97766a3eae447f74

 

나도 골라봤다 올해의 음MAD 10선 -TB-

https://every4season.tistory.com/8(공지)

foregoing-recorder-cc4.notion.site


그럼 이제 제가 선정한 올해의 10개의 작품 리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시작에 앞서 오늘 리뷰를 함께할 특별한 게스트 한 분을 소개하겠습니다.

 

 

 오늘 함께 리뷰를 해주실 분은 이미 제목에 써두긴 했지만, 바로 채널 JungCheon Kim의 김중천 님입니다.

김중천 씨는 본격적인 소리매드 제작자는 아니지만, 오래전부터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소리매드를 즐겨보시는 분으로

아마 여러분들에게도 소리매드 작품의 댓글창에서 익숙하게 보셨을 이름과 프로필 사진의 소유자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가 좋아하는 작품 10개를 선정한 만큼, 제가 혼자 어떤 점들이 좋은지 이야기하는 것도 좋겠지만

혼자 떠드는 것보다는 제작자와 시청자라는 각기 다른 입장에서 작품들을 어떻게 느꼈는지 의견을 나눠보면 더욱 재밌을 것 같아서

이번 기획에 참여를 부탁드렸습니다.

따라서 이번 저의 리뷰는 일종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며, 10선 작품들과 그 외에도 다양한 소리매드들에 대해 느낀 점들을 나눠보는 기획이 되겠습니다.

 

김중천씨의 소리매드 재생목록, 총합 약 1만 5천여개의 작품이 수록된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저 이상으로 평소 소리매드에 대한 관심이 높으신 분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연락에도 흔쾌히 수락해주신 김중천 씨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면서,

본격적인 2022 소리매드 10선 리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류한수: 그럼 우선 시작에 앞서, 김중천씨가 평소 소리매드를 보실 때 중요하게 여기시는 부분이라던가, 또는 사소하더라도 취향에 맞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김중천: 일단 저는, 남들이 쓰지 않는 소스를 쓰는 분들에게 고점을 주는 편입니다. 합필갤과 티비플이 소스를 가지고 싸우던 시점을 본 입장으로서, 서로를 배척하는 행위가 좋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죠. 음원이 아쉽거나 표지화 영상이라도 그런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점에서 만족합니다.

 만약 이미 많이 쓰인 소재라면, 주로 선곡을 가지고 평가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반주 작품이라던가, 화려한 타이포그래피가 들어간 작업들에 감탄을 하게 되는 것 같네요.

 

류한수: 그렇군요. 그렇다면 김중천씨가 보시기에 올해 나온 매드들은 전반적으로 어땠던 거 같으신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도 해외에서도 나름 수작들이 많이 나왔던 것 같은데요.

 

김중천: 일단 새로운 곡이 나올 때마다 그걸 바로바로 소리매드로 만들어서 생성하는 제작자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모르던 노래들을 소리매드를 통해 알게 해 줬고, 그게 또 유행이 되어서 다양한 작품들이 나오니까 보는 재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해외, 특히 일본 쪽 영상들에서 느낀 부분이네요.

 영어권 YTPMV 작품들은 반전매력이라고 해야할까요. 갑자기 이 노래로 음매드를 만들어? 연출에 장의력을 쏟아부었는데?  싶은 느낌이었고요. 또 희한하게 과거에 유명했던 작품들을 다시 만들어 리메이크하는 영상들도 재미있었습니다.

 한국 소리매드는 게시이벤트를 통해서 다양한 영상들을 볼 수 있었다는 게 좋았던 것 같네요.

 

류한수: 동감합니다. 게시이벤트는 정말 좋았던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중천: 개인적으로 게시이벤트가 가장 좋았다고 느낀 부분이, 매번 같은 사람들의 영상들만 보면 그 사람들이 작품을 올릴 때까지 기다리고 기대하게 되는데, 게시이벤트로 참여하는 분들을 보면서 이 분은 이런 작품, 저 분은 저런 작품을 만드는 걸 새로 알게 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결론적으로 합성물들이 작년보다 더 좋은 작품들로 순방했던 것 같네요.

 

류한수: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제가 선정한 올해의 작품 10개를 같이 보면서 소감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작품들은 합작 및 메들리 합작 단품을 제외한 개인작업이나 협업작 만으로 선정했으며, 모든 작품은 연초부터 투고된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コレハイト・ディスコ

コレハイト・ディスコ [Entertainment] 1月10日は糸電話投稿祭です!切り抜いたものとか→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U_59kPj...

www.nicovideo.jp

첫 번째 작품은, 谷幽零 채널에 투고된 코레하이토・디스코 입니다. 2022년 1월 31일에 업로드되었습니다.

 

류한수: 혹시 이 작품을 보셨던 적이 있으신가요?

 

김중천: 아니요, 지금 한 번 보겠습니다.


김중천: 오.. 이건 본 적 없는 작품인데 왜 선정하셨는지 알 것 같네요.

 

류한수: 일단 이 작품에 쓰인 소재는 [길모퉁이 마족]이라는 애니메이션에 잠깐 등장하는 단역인데, 니코동에서는 실전화 소재라고 불리는 소재입니다. 꽤 많은 작품이 나왔던 소재인데 혹시 이 소재에 대해서도 알고 계셨었나요?

 

김중천: 네, 그렇죠. 얼티밋 선배 매드도 만들어진 적이 있었고 다른 작품으로도 많이 나왔죠.

 

류한수: 저도 그 얼티밋 선배 매드 정말 좋아합니다.

 

 

류한수: 이게 애니메이션에서 살짝 등장하는 캐릭터로 음매드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저 작품 같은 경우는 소재가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그 소재를 극한까지 활용한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제가 평소에 이런 분량이 적은 소재를 사용한 소리매드를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김중천: 일단 스토리텔링이 상당하네요. 중간에 스키에서 앗. 하는 디테일도 좋고, 모모가 뒤에서 드럼을 친다던가 하는 모션이라던가... 왜 유튜브에 없나... 싶어 지네요.

 

류한수: 저도 스토리텔링적인 부분을 고평가 하고 싶은 게, 보통 매드에서 제작자가 직접 짠 스토리를 표현하는 연출은 정말 정교하게 연출하지 않으면 약간 억지스럽게 여겨지거나 유치해지기 쉬운데, 이 작품에서는 두 엑스트라가 밴드를 만들려고 하는 스토리를 정말 자연스럽게 시각적으로 보여주면서 대사도 짧은 발음 짜집기를 센스 있게 넣어서 개그적인 부분도 살린, 정말 잘 만든 파트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니 교실 안에서 밴드연주라니 이건 좀 민폐가 아닌지?(정론)

류한수: 그리고 하이라이트 부분에서는 부족한 발음에도 불구하고 인력 보컬로이드 조교를 들려주면서 애니메이션 전체에서 딴 걸로 추정되는 영상소재를 극한으로 활용한 밴드 연주 연출을 보여주는데, 조교와 영상 모션 모두 정말 제작자가 정성을 들였다는 게 느껴져서 마음에 듭니다. 원곡 자체도 제가 좋아하는 곡이어서 더욱 그렇네요.

 

김중천: 이 작품만의 특징은 아니겠지만, "これは糸電話です。(코레와이토덴와데스)" 대사로 음조절해서 반주로 까는 형식도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취향 중에 하나라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첫 작품부터 이 정도면 나머지 9개 작품들도 정말 기대되네요.

 

류한수: 그 외에도 가사의 "디스코"를 "디스코드"로 엮는 연출이라던지, 원작 만화 스타일의 개그로 작품을 마무리하는 부분이라던지 다양한 부분에서 제작자의 센스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실전화 소재로 나온 작품이 위에서 언급했던 얼티밋 선배 매드처럼 수작이 많아서 그중 하나는 꼭 10선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첫인상은 가볍게 느껴질 수 있어도 속속 파고들어 보면 정말 제작자의 내공이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네요.

 그럼 다음 작품 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 작품은, 魔導音主 채널에 투고된 오모피멧토 선배 입니다. 2022년 2월 5일에 업로드되었습니다.

 

김중천: 아, 이 작품이군요.

 

류한수: 평소에 키와미 소재 작품 많이 보시는 편이신가요?

 

김중천: 실은 이 소재명을 알게 된 건 몇 개월 전인데 아무래도 소재가 많이 쓰이진 않더라고요. 자주 쓰는 분 한 두 명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류한수: 저도 이 소재는 요 근래까지는 그냥 이런 소재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만 아는 수준이었는데, 올해 초 즈음에 저 소재를 사용해서 만든 좋은 작품들이 니코동 쪽에 꽤 업로드가 된 적이 있어서 조금 늦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김중천: 유튜브 쪽에서 이 소재 작품을 찾아보려고 하면 잘 안 뜨더라고요. 관련 영상 정도로만 뜨는 걸 보는 정도인데 그만큼 유튜브에서는 잘 안 쓰이는 소재인 것 같습니다.

 

류한수: 제가 이번 10선 작품들을 추리면서, 몇몇 선곡들은 꼭 넣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중 하나가 이 작품에 쓰인 얼티밋 선배 였습니다. 그래서 어떤 작품을 넣을지 고민을 많이 한 게, 이 곡으로 나온 좋은 작품이 정말 많았거든요.

 

김중천: 너무 많이 나왔죠. 저는 주로 유튜브로만 보는 편이지만 이조차도 다 보기에는 버거울 정도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다 보긴 했지만)

 

류한수: 국내 해외 포함해서 모두 많은 작품이 나온 곡이라, 선정을 할 때 평소에 내가 가장 많이 본 작품을 고르는 게 맞겠다 싶어서 고른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었습니다. 제가 이 작품에서 좋아하는 부분은 역시 음원인데, 대사나열이나 조교가 정말 찰지게 만들어져서 계속 중독적으로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이 소재 자체에 최근에 꽂히게 된 것도 이 소재 작품들이 음원이 전체적으로 찰진 경우가 많아서 좋아하게 된 것도 있고요.

 

Let's Go!

류한수: 특히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하이라이트 돌입 직전 시시오 마코토, 일명 CCO가 교토를 불태우겠다는 선언을 하는 대사가 나오는 장면인데요. 제가 좋아하는 구성인 원곡 가사와의 발음 유사성을 활용한 구성도 아닌, 그저 원작의 대사를 그대로 넣었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그 특유의 박자감과 한 호흡의 대사가 원곡의 해당 부분에 맞아떨어지면서 하이라이트로 넘어가는 과정이 저에게는 정말 중독적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후반부의 '~되어버렸다~!' 연발 부분에서의 특유의 조교 발성이라던지 전체적인 대사나열에서의 인상이 저에게는 문자 그대로의 '찰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김중천: 이 소스가 음원이 독특하죠. 영상도 날카로운 느낌이 많고요.

 

류한수: 그 특유의 느낌에 좀 취향저격을 당한 감이 있어서 평소에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원래 일본에서는 이 소재가 몬데그린 대사가 주요한 네타로 쓰이는 소재이긴 한데, 한국인 시청자로서는 아무래도 그게 직접적인 재미가 되지 못해서 그 부분이 특화된 작품을 볼 때는 약간 작품을 전부 다 즐기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대신에 각국 더빙을 사용하는 소재이다 보니 중간중간에 한국어 더빙판도 소재로 쓰이는 얼마 안 되는 일본 소재라 그런 부분을 찾는 건 꽤 재미있는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김중천: 한국어 나온 작품 중에 하나 알고 있는 게 요전에 올라왔던 합작에서도 그런 파트가 하나 있었던 것 같네요. 그 합작 꽤 좋게 봤었는데요.

 

류한수: 이 합작 말이군요. 개인적으로 저도 이 합작에 한국어 소재 주로 쓴 파트도 인상적이었고 중간중간 잘 만든 파트가 몇몇 있어서 쏠쏠하게 본 것 같습니다.

 

 

김중천: 소재 자체는 보기 힘들지만 단일곡 안에서 한 자리 차지하는 건 많이 본 것 같아서 약간 일본식 합성 필수 요소 같은 위치에 있는 소재라고 생각되네요.

 

류한수: 고전 소재이니 만큼 과거보단 뜸하지만 요즘도 간간히 수작이 나오는 그런 위치에 있는 소재라고 생각됩니다. 그럼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세 번째 작품은, ゎけ 채널에 투고된 입니다. 2022년 2월 13일에 업로드되었습니다.

 

류한수: 혹시 이 젠은 보신 적이 있는 젠인가요?

 

김중천: 좋아요를 안 해놓은걸 보니 안 본 게 맞네요.

 

류한수: 유튜브에 올린 버전으로 소개드린 바람에 썸네일 스포일러가 되어버렸지만, 이 작품은 젠 소재를 사용해 불혁명전야라는 곡을 만든 작품입니다.

 

김중천: 불혁명전야도 역시 많은 작품이 나왔죠.

 

류한수: 그렇습니다. 작년 말에서 올해 초부터 니코동에서 붐이 일어서 요즘 한국에서도 몇몇 작품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일단 작품 먼저 보고 오시죠.


김중천: 젠 소재가 발음이 적은 편으로 아는데 하이라이트 부분을 완창 하네요.

 

류한수: 그 부분은 광고에서 노래하는 부분을 소재로 쓴 것 같은데, 역시 노래하는 목소리 조교는 워낙 성능이 좋아서 잘 뽑힌 것 같습니다.

 

김중천: 버스 위에서 부르는 노래가 참 잘 나오긴 했죠. 특유의 컵에 달이 담기는 사운드나 시계 소리 같은 것들도 음원에서 잘 들리네요.

 

류한수: 제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요 근래 소리매드 중에서도 정말 깔끔하고 센스 있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김중천: 엑스트라 소재들을 사용한 부분이나 음원 사이사이에 대사를 채워 넣는 디테일이 마음에 드네요.

 

와이스키 젠.
회사가 어디에 있길래 이렇게 퇴근을

류한수: 저는 원래 소리매드를 볼 때 작품 내에서 작지만 센스 있게 만들어진 부분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제목에서 불혁명야로 발음장난을 하는데 저는 이런 소소한 센스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영상 구성에서는 초반부 대사나열은 타이포 위주의 모션 감 있는 구성으로 이어가다가 하이라이트에서는 원본 광고를 원본 PV에 절묘하게 덧씌워서 만드는 식으로 구성의 대비를 주는 부분이 정말 좋았는데요. 특히 원본 광고 영상 소재를 원본 PV에 넣어 연출한 부분은 저에게는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정말 잘 어울리게 느껴졌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젠 광고 특유의 현실 속에서의 비현실적 상황과 불혁명전야 PV의 현실을 배경으로 한 비현실적이고 모호한 공상적 표현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주사기로 무언가를 주사하는 장면에서 주사기에 이라고 적은 부분 등의 유머요소도 센스 있었고요.

 

김중천: 사실 소리매드에서 영상에 스토리를 넣는다는 게 제작자들 입장에서는 좀 고역이잖아요.

 

류한수: 어느정도 부담이 되는 부분이죠. 그냥 원본 소재 대사나열로만 구성하자니 듣기에는 찰지고 좋을 수 있어도 진부해질 수 있고, 억지로 스토리를 넣자니 대사 같은 것을 넣어서 만드는 과정에서 구상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원작(원곡)과 소재를 섞어서 연출하는 것이 소리매드의 서사를 이어가는 방법 중에서 가장 적절하면서도 효과적이라고 항상 생각이 듭니다.

 

김중천: 원곡 노래를 듣고 거기서 생각나는 흐름을 살린다. 이걸 잘 살린 작품이 좋은 작품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이 작품 최고의 장면

류한수: 특히 이 장면에서의 제작자의 센스는 정말 좋다고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김중천: 저도 이 장면에서는 감탄하게 되더라고요. 버스 위에 올라탄 장면을 원작에 겹쳐 넣는 이런 디테일을 챙기는 부분에서 제작자가 짧은 순간들도 놓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식으로 원작의 느낌과 융합한 작품이라고 한다면, 진짬뽕 소재로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OP을 만든 작품에서 나온 전투신이 떠오르네요. 그 작품도 다른 작품을 참고해서 만들긴 했지만 말이죠.

 

 

류한수: 5렙 황정민도 그러한 의미에서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소리매드는 근본적으로 패러디가 핵심적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원작과 조화로운 음원과 영상 구성에 고평가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김중천: 올해 상반기에 저 매드처럼 원작과 소재를 섞은 작품이 많긴 했죠. 라그트레인 작품들도 그렇고.

 

류한수: 제가 불혁명전야 매드를 만들 때 여러 작품을 참고를 많이 했는데, 저 작품도 굉장히 많이 참고가 된 작품이었습니다. 만화책 연출이라던지, 원본 드라마를 PV에 넣는 연출 같은 건 다 저 작품의 영향을 받았던 것 같네요.

 

김중천: 저도 대탈당전야 좋게 봤었던 게 드라마의 스토리를 곡에 맞춰서 살려낸 점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류한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면서,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번째 작품은, 첨정석 채널에 투고된 Disco Necropolis !! 입니다. 2022년 2월 24일에 업로드되었습니다.

 

김중천: 아, 이 작품은 나와야죠. 솔직히 안 나올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류한수: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YTPMV 매드 만드는 분들 중에서 첨정석씨가 가장 잘 만드는 분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데, 이 작품에서 그 실력이 여실 없이 드러난 것 같아서 이번 10선에 꼭 넣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중천: 저 작품 하나만으로 수많은 디스코 네크로폴리스 작품들이 정리되었다는 게 제 한줄평인데, 제가 첨정석씨 스타일처럼 소스들을 저렇게 냅다 섞어서 쓰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정말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류한수: 소스폭 하나만 봐도 정말 넓고 다양하게 소재를 사용하는 분이고, 제가 평소에 YTPMV 작품이라고 하면 드는 인식이 음원이 듣기 좋고 찰지게 잘 만들었다 정도의 인식이 일반적이었는데, 저 작품에서는 중간중간 소재 대사가 치고 빠지면서 음원 중독성을 더해주는 효과가 있어서 다른 YTPMV 작품보다도 훨씬 더 기억에 남는 그런 작품이 된 것 같습니다. 기존에 본인이 만들었던 디스코 네크로폴리스 작품에 비해서도 충분히 좋았던 올해의 수작 YTPMV라고 생각합니다.

 

 

김중천: 본인의 작품마저 갈아버리는 수준의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류한수: 단순히 소재를 모으는 데에도 얼마나 오래 걸렸을지 가늠이 안 되는 그러한 수작이라고 생각되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초반부 꼬마마법사 레미 병맛더빙 소재 나오는 부분과 마지막에 소재들 이어서 나오는 부분이 가장 좋았던 파트였습니다.

 

김중천: 저는 중간에 김성근 케인 소재 섞으면서 KKBB 챙기는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드네요.

 

류한수: 저도 그 부분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김중천: 제가 저 영상 보면서 느낀 점은 제작자분도 아마 저처럼 다른 소리매드를  많이 봐왔을 것 같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디스코 네크로폴리스와 관련이 없어도 영상에서 중간중간 다른 작품들이 겹쳐 보인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 다양한 작품들을 녹여내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되네요.

 지금 4개째 보고 있는데 앞으로 남은 6개는 과연 뭘지 정말 기대됩니다.

 

류한수: 다양한 작품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다섯 번째 작품은, 피미 채널에 투고된 Baldi's mathmizer 입니다. 2022년 5월 22일에 업로드되었습니다.

음원 제작은 계란, 영상은 피미 씨가 제작해 주셨습니다.

 

김중천: 이 작품, 발디가 달려가면서 나오는 자막이 기억에 남는 작품이네요.

 

류한수: 올해 마셜 맥시마이저도 정말 많은 작품이 나온 곡이었는데요. 그래서 한 작품을 선정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김중천: 저에게도 저 작품이 거의 1순위거든요. 그 다음로는 마인크래프트 모루로 만든 작품도 생각나는데요.

 

 

 

류한수: 사실 해외에도 이 곡으로 잘 만든 작품들이 많았음에도 제가 이 작품을 고른 이유는 단순 퀄리티나 요즘 잘 쓰이지 않는 소재를 사용한 것도 이유였지만, 역시 하이라이트 개사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 그랬습니다. 원곡의 가사는 다른 서브컬처 곡 중에서도 상당히 난해한 편인데 그 가사를 발디 원작 게임에 맞춰 찰지고 라임에 맞게 개사한 것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김중천: 꽉 붙들어math 처럼 라임을 살려낸 부분이 좋았죠. 영상의 피미님 같은 경우는 평소에 비주류 소재를 참 잘 쓰시던 분이기도 했고요.

 

류한수: 그렇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개사는 성크 코스터산수 테스트로 바꾼 부분이네요. 음원 영상 제작자 모두 요즘 국내에서 소리매드를 열심히 잘 만드시는 분들이라서 이 작품을 꼭 선정하고 싶었습니다. 또 하이라이트에서 원작 게임 효과음이 박자에 맞게 나오는 부분도 더욱 중독성을 높이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올해 투고된 마셜 맥시마이저 작품들에 큰 영향을 준 작품이 있는데요. 바로 이 작품입니다. 저는 이 작품과 위의 작품 중에서 어떤 걸 이번 10선에 넣을지 정말 고민했는데요.

 

 

김중천: 그렇죠. 이 작품이 가장 큰 영향을 줬죠.

 

류한수: 이 작품 제작자 본인도 이 배틀돔 작품을 많이 참고했다고 설명창에 남겼는데 실제로도 그러한 부분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하이라이트에서 배틀돔 작품에서는 인물들이 같이 빨려 들어가는 오늘날 대부분의 맥시마이저 작품에서 차용하는 연출을 사용했는데, 이 작품에서는 이 요소를 발디로부터 도망간다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뒤집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단순히 원작을 참고만 한 게 아니라 자신만의 스타일과 구상으로 녹여내어 활용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김중천: 근데 저라도 발디를 골랐을 것 같은 게 소재 자체가 비주류라는 점도 있고 영상음원 모두 높은 퀄리티에, 한국산 소리매드라는 점에서 이쪽을 골랐을 것 같네요. 배틀돔 작품에서의 하이라이트 타이포그래피가 워낙 다른 작품에 영향을 주긴 했지만, 한국인이다 보니 아무래도 한국 작품에 먼저 손이 가네요.

 

류한수: 저도 그런 면에서 이 작품에 호감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럼 바로 다음 작품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섯 번째 작품은, リイゴカワイラ 채널에 투고된 피크닉 디・지・캐럿 입니다. 2022년 8월 22일에 업로드되었습니다.

 

김중천: 아, 제가 보려고 찾고 있던 작품이네요. 이 소재가 최근에는 자주 보였는데 예전엔 보이지도 않던 소재라서...

 

류한수: 그렇습니다. 이 소재는 1,2년 전부터 "데지코가키타뇨" 대사를 필두로 니코동에서 갑작스럽게 소재로 많이 쓰이면서 여러 작품이 나왔는데요. 사실 다른 10선 선정작들은 소재와 선곡의 활용과 구성, 센스 있는 장면 연출 같은 부분에서 고평가 한 작품들이라면, 이 작품은 순수하게 압도적인 퀄리티만으로 선정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김중천: 원작 만화의 정신없는 느낌을 아주 잘 잡았네요.

 

류한수: 일반적으로 소리매드 영상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힘을 준 부분과 힘을 뺀 부분이 적절하게 구분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시작부터 끝까지 힘을 안 준 부분이 없다고 느껴지는 그런 퀄리티여서 처음 봤을 때는 정말 끝날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봤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무지막지하게 많은 크로마키 소재가 사용된 작품이다
하이라이트의 가사는 원작 [디지캐럿]의 주제가 Only One No.1과 PARTY☆NIGHT의 가사를 사용한 것이다

류한수: 제작자 분이 원래 영상 퀄리티가 높으신 분이기도 하고, 음원 스타일에 맞게 색감이나 모션도 잘 잡혀있는 데다가 음원 자체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질주감과 대사의 느낌도 정말 좋다고 느껴집니다. 또한 영상의 각 파트마다 다양한 영상 소재와 도형 등을 활용하여 꽤 길이가 있고 단편적인 구성의 소리매드임에도 불구하고 보면서 지루하다거나 질린다는 느낌 없이 계속해서 집중하게 된다는 점도 정말 고평가 하고 싶습니다. 제작자로서 항상 어느 정도 길이가 있는 영상을 만들 때마다 지루하지 않게 구상하기가 참 어렵다는 걸 느끼는데, 단순히 영상 자체의 퀄리티뿐만 아니라 구성력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김중천: 이게 참 희한하게 도라에몽 소스를 쓰는 분들이 다른 소스를 쓸 때 강한 임팩트를 남기는 경우가 눈에 띄더라고요. 

 

류한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정말 소스 그 자체에 대한 애정도 느껴지고, 원곡이 신나는 곡이지만 멜로디의 구성이 점점 고조되다가 중간에 한 번 잠잠해진 뒤에 하이라이트에 치고 들어오는 기승전결이 탄탄한 곡이어서 완성된 매드를 봤을 때 묘한 감동도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데, 이 작품은 정말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곡의 특성을 잘 살린 인상적인 매드라고 생각이 듭니다.

 

김중천: 저도 이런 느낌의 작품이 몇몇 생각이 나네요. 근데 역시 제가 찾으려고 했던 작품인 만큼 이 작품의 퀄리티가 압도적인 것 같습니다.

 

류한수: 여러모로 많은 부분 리스펙트하고 싶어지는 작품입니다. 그럼 다음 작품으로 넘어갈 텐데요. 다음 작품은 지금까지 봤던 매드들과는 약간 다른 분위기라고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곱 번째 작품은, エルミナス 채널에 투고된 유위왕 입니다. 2022년 9월 14일에 업로드되었습니다.

 

류한수: 이 작품 보신 적 있으신가요?

 

김중천: 유희왕 소재 작품은 올해 들어서 챙겨보지는 않았습니다. 배경을 보니 포니인 것 같은데 일단 보고 오겠습니다.


류한수: 사실 챙겨보고 싶어도 워낙 매드로 올라오지 않았던 소재라 보기 어려우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을 선정한 이유는 우선 말했다시피 요즘 들어 사실상 가뭄이라고 할 수 있는 유희왕 MAD가 올해 업로드되었다는 점, 그것도 이 정도의 구성으로 나왔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번 소리매드게시이벤트에 올라온 개인작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유희왕 소재를 정말 좋아하는데 한국은 물론이고 본고장인 일본에서도 이 소재는 요즘 작품이 많이 안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이 저에게는 더욱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김중천: 역시 그 에너미 컨트롤러는 엄청났죠. 과거의 영광치고는 소재 수명이 너무 짧긴 했는데, 이 작품은 카이바뿐만 아니라 주요 등장인물들까지 사용한 걸 보니 제작자의 소재에 대한 사심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류한수: 그렇습니다. 이 작품의 초반부부터 첫 번째 하이라이트까지는 그야말로 역대 유희왕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 밈으로 유행했던 대부분의 장면들이 집대성되어 소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보통 유희왕 소리매드는 유희왕 DM 시즌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소리매드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후속작의 명장면들도 착실하게 넣었다는 면에서 우선 고평가 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대사뿐만 아니라 음조절과 비트 소재 모두 유희왕 애니메이션의 여러 장면 및 밈으로 화제가 되었던 소재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아는 만큼 보이는 매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전설이라니? A. 아! / ??????????????????????????????????????????
이후 그는 유희왕에서 손에 꼽히는 최강(웃음)의 카드인 [성스러운 방어막 거울의 힘]을 사용하여 듀얼에서 승리한다

류한수: 또한 제가 위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 요소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원곡의 가사와 같거나 비슷한 단어, 발음으로 음원을 구성하는 기법을 소리매드를 볼 때마다 정말 좋아하는 편입니다. 이 작품에서도 유희왕 원작 대사에서 포니 가사에 적절하게 맞는 부분들을 잘 사용하고 있는데, 예컨대 

 

絶望の雨はあたしの傘を突いて 절망의 비는 내 우산을 찔러대고 > 절망의 구렁에 잠겨라!

あたしって何だっけ 나라는 건 뭐였지(아타싯테 난닷케) > Q. 전설이라니?(덴세츳테?) A. 아! 

 

처럼 유사한 발음을 활용한 부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러한 부분이 제작자가 원작의 여러 장면들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원작에서 남긴 가장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

류한수: 그리고 단순히 이런 유희왕의 밈적 요소만 넣은 개그적인 작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하이라이트를 한 번 더 보여주면서 원작 코믹스의 명장면 중 하나인 어둠의 유우기(ATM)와 유우기의 마지막 듀얼 장면을 활용하는 것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부분이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이 부분에서는 애니메이션 장면과 원작 코믹스 장면이 겹쳐서 영상에서 보이는데 이러한 연출은 개인적으로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김중천: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섞는 연출은 종종 보이는 방식인데 해당 만화컷과 이에 맞는 해당 애니메이션의 장면을 보여주는 게 포인트네요.

 

류한수: 거기에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원곡 가사와 같은 구절을 따온 대사가 나옵니다. 그야말로 원작 소재에 대한 이해, 그리고 곡과 소재를 어우러지게 섞는 방법까지 모두 잘 나타난 좋은 유희왕 매드라고 생각됩니다.

 

☆b

류한수: 사실 유희왕이라고 하는 작품에 대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인식이라고 한다면, 특유의 '듀얼 만능주의'로 대표되는 카드게임에 미친 세계관을 소재로 하는 유머 요소라던가, 카이바의 에너미 컨트롤러 영창 등과 같이 고전적인 소리매드 소재라는 인식이 대부분일 것이기 때문에 [유희왕]이라고 하는 원작 만화 자체에 대한 고찰이나 감상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인데, 이 작품은 유희왕의 밈적 활용뿐만 아니라, 작품의 완결부를 하이라이트에 활용하는 것으로 원작에 대한 일종의 헌사를 보내는 작품이라고 여겨집니다. "빛 속으로 완결되는 이야기"라는 등장인물 안즈의 대사는 원작의 결말을 상징하는 대사이자 작품 전체를 나타내는 구절인데, 원작의 팬인 저에게는 이러한 느낌의 유희왕 MAD는 생소했기 때문에 더욱더 인상적이었고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비록 소재 자체가 이미 오래되어 이제는 어느정도 진입장벽이 생긴 소재일지 몰라도 혹시나 원작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면 더욱더 이 작품을 의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포니 역시 올해 정말 많은 작품이 나와서 선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선정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소재를 사용한 핫키리 역시 많은 작품에 영향을 준 작품이었죠. 저 역시 리스펙트를 했던 작품입니다만, 그렇게까지 애정이 가는 작품은 아니어서 선정되지는 못했습니다.

 

 

김중천: 그 작품 작품성은 좋았는데 아무래도 사건과 연결되어서 나온 느낌이 강하다 보니 약간 낮게 느껴지는 인상이 드네요.(주석: 실제로는 이 작품이 아베 신조 피살 사건보다 먼저 투고되었습니다) 저는 포니라는 노래가 작년의 고 투 대도시와 약간 비슷한 길을 걷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류한수: 그렇군요. 사실 다음 작품도 이 작품과 같은 선곡을 한 작품인데요. 이번 10선의 유일한 중복 선곡입니다.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여덟 번째 작품은, ネジマキ 채널에 투고된 포피 / poppy - 쇼토쿠 태자 입니다. 2022년 9월 25일에 업로드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 제작자 킷캣 씨가 직접 한글자막을 달아주셔서 덕분에 좀 더 편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류한수: 혹시 이 작품 보신 적 있으신가요?

 

김중천: 아, 이거군요. 저 소재는 손가락이 찻잔에 담겨있는 장면이라던가 뺨을 때리는 장면을 많이 쓰는 소재로 기억이 남습니다.

 

류한수: 맞습니다. 이 작품에 사용된 소재는 원작은 2000년에 첫 연재, 애니메이션화도 2005년에 시작된 지금으로서는 정말 고전 만화라고 할 수 있는 [개그 만화 보기 좋은 날]인데요. 윗 작품도 그렇고 이 작품 역시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소재를 사용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선정하였습니다. 물론 단순히 호감인 소재를 사용했다는 이유뿐만은 아니고, 이 작품 역시 아까 을 볼 때 말했던 원곡과 원 소재의 융합이 정말 잘 된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원작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만화가 전체적으로 일종의 캐릭터극을 모아놓은 형태의 만화판 '개그콘서트'와 비슷한 옴니버스식 구성인데, 그중에서도 쇼토쿠 태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쇼토쿠 태자 시리즈를 이 작품에서는 소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쇼토쿠 태자 시리즈는 개그 만화 보기 좋은 날의 여러 에피소드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라고 여겨지는데, 과거 니코동에서도 많이 사용된 고전 소재라는 점에서 위의 유희왕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위치라고도 생각됩니다. 이런 고전 소재들은 아무래도 최신작으로 갈수록 소재로 쓰이는 걸 찾아보기 어려운데, 이 작품에서 선곡된 포니처럼 특정 곡이 유행을 끌 때마다 이런 고전 소재들이 오랜만에 빛을 보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특정 선곡의 유행도 개인적으로 좋은 효과를 불러온다고 생각합니다.

 

김중천: 저는 위의 유위왕을 볼 때도 그렇고 이런 작품을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이,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해당 소재의 유명한 장면들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소재 자체의 다른 장면들까지 동원해서 연결 짓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류한수: 맞습니다. 이 작품에서 제가 정말 높이 평가하고 싶은 부분은 원작 소재에 대한 연구가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제작자가 이 소재를 좋아한다는 인상이 크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야호-!!!

류한수: 일단 퀄리티 측면에서만 봐도 정말 수작이라고 느껴집니다. 음원은 전체적으로 박자감 있고 찰지게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초반부의 원작의 온갖 대사들을 총집합하면서 그다음 씬의 편지를 읽는 장면으로의 빌드업 이후 오노노 이모코가 야호~를 외치는 일련의 박자감 넘치는 시퀀스가 이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김중천: 음원 소재를 발음을 따서 조교 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사를 잘라서 음과 박자에 맞게 장의력으로 연출하는 부분이 대단하네요.

 

여러분도 니코동에 쇼토쿠 태자의 노래에 대한 감상평을 코멘트로 남겨보자!
원곡을 작품 내에 사용한 작품 구성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경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류한수: 아까 이야기했던 원작에 대한 연구와 원곡과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이야기하자면, 원작의 대사들을 소리매드 영상에 맞게 다양한 식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반짝였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초반부 인트로에서 쇼토쿠 태자가 "이 노래에 대한 감상을 들려주게!"라는 대사가 나온 뒤 영상 하단에 "다 같이 감상을 코멘트로 남겨보자!"라는 식으로 일종의 시청자 참여 구성을 선보이더니 오노노 이모코가 원작의 대사인 "(감상은) 딱히 없어요."가 실제 니코동 코멘트처럼 지나가는 연출이라던지, 또는 중반부의 포니 원곡 보컬이 쇼토쿠 태자를 디스 하자 태자가 원작의 사용 기술인 '아스카 문화 어택'을 사용하고 거기에 포니 캐릭터가 해당 공격을 피하는 연출을 실제 애니메이션 트레이싱 기법으로 보여주는 등, 원작의 대사나 장면들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매드를 더욱 재미있고 다양하게 만들어주는 방면으로 활용했다는 점이 저에게 있어서 정말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김중천: 포니 캐릭터와 대화하는 연출 같은 것이 인상적이었죠. 우리나라에서 이런 원곡 보컬을 음원에 적극 활용한 케이스 하면 새눈님의 크리스피 크림 도넛 홀 같은 작품도 생각납니다.

 

 

류한수: 설령 정말 좋아하는 소재가 있다고 해도 단순히 소재를 늘어놓기만 한다면 그 소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인상적으로 어필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치밀한 구성으로 제작된 매드는 소재를 잘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작품에 몰입하게 되고 작품과 소재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될 수 있으니 정말 좋은 제작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중천: 어떻게 보면 애니소스는 내수용이라는 측면이 강한데, 좋은 소리매드를 보고 원작 애니를 찾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이게 소리매드의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소재가 어떤 건지 모르더라도 그것에 흥미를 가지게 돼서 중독성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 소리매드의 본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 어떤 소재 어떤 작품을 만들었다.라는 명제 하나만 가지고 제작자와 소재와 작품이라는 3가지의 팬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저 역시 소리매드를 꾸준히 즐겨보고 또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작품의 유일한 정상인 포지션...인가?

류한수: 이런 원작 소재를 활용한 치밀한 구성뿐만 아니라 원작 소재 자체에 대한 높은 이해도 역시 여러 장면에서 드러나는데, 오노노 이모코 캐릭터가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성우가 중간에 바뀌면서 남자와 여자로 2명인데 하이라이트 조교에서 그 두 버전을 모두 사용했다는 점이라던지, 쇼토쿠 태자의 성우인 마에다 타케시의 대표적인 성우개그 소재인 유희왕의 '궈렌다' 나 인조곤충 등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원작의 팬인 저는 좋아할 수밖에 없는 매드였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원곡의 매력과도, 원작의 매력과도 다른 이 작품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는 점에서 정말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중천: 요즘은 유행하는 밈이나 선곡으로 소리매드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러한 추세 속에서 잘 쓰이지 않던 소재도 재발굴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같은데, 이 작품도 그러한 케이스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류한수: 그렇습니다. 이제 슬슬 단 2개의 작품만을 남겨두고 있는데요.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아홉 번째 작품은, 阿保草 채널에 투고된 치르밀 호두 입니다. 2022년 10월 12일에 업로드되었습니다.

 

김중천: 크으 이거 출근길에 봤거든요. 2번이나 봤는데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류한수: 저 역시 평소에 즐겨보는 소리매드 중 하나입니다.

 

김중천: 제가 평소에 저 채널 자체를 자주 찾는 편인데 갑자기 저런 작품이 올라와서 놀랐습니다.

 

류한수: 아호쿠사 저분이 정말 소리매드를 잘 만드는 제작자 중 한 명인데, 원신 소재로 이런 길이의 수작을 만들 거라고는 저도 생각하지 못해서 갑작스럽게 알게 된 작품입니다. 

 

김중천: 호두가 포니 작품도 나온 적 있고 , 클레로 만든 요나 요나 댄스라던가 그 외 YTPMV로도 원신 소재가 좀 쓰이긴 했었습니다.

 

 

김중천: 제가 지금은 안 하지만 원신을 했던 적이 있어서 원신에 있는 밈들이나 명장면들을 알고 있었기에 저 작품은 아주 극찬하고 싶습니다.

 

류한수: 그렇군요. 사실 제가 위에서 이야기했던 작품들에서는 원작 소재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면서 팬심을 늘어놓긴 했지만, 정작 이 작품의 소재인 게임 원신에 대해서는 플레이해본 적도 없는 문외한입니다. 소위 겜안분이라고도 불리는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저에게 있어서 원신이라는 게임에 대한 인식들은 모두 소리매드를 통해서 접한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중에서도 소재로 많이 쓰이던 호두라는 캐릭터는 비록 게임 내 자세한 설정이나 스토리는 모르지만 캐릭터 디자인이라던지 소재로 쓰일 때의 좋은 모습 때문에 나름대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 캐릭터를 소재로 자주 사용한 제작자 Kurumin의 작품들을 좋아하다 보니 저 작품을 볼 때도 긍정적으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류한수: 아무튼 이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비록 저는 소재의 네타라던지 대사의 짜임새 같은 건 제대로 알 순 없었지만,  원곡의 흐름에 맞게 원작의 대사들을 박자감 있게 잘 구성했다는 인상은 확실하게 느껴졌습니다.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같은 서브컬처 소재를 다룬 작품 중에서도 가장 수준급의 대사나열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되는데요. 대사뿐만 아니라 인력 조교나 반주 역시 듣기 좋게 제작되어 전반적으로 아주 높은 퀄리티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영상 역시 원신의 다양한 일러스트 및 크로마키 소재들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면서 원곡의 pv를 깔끔하고 좋은 모션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기모찌~

류한수: 특히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부분은 영상에 전반적으로 등장하는 SD 일러스트인데요. 초반부부터 대사 표현이나 원작 pv의 구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쓰이면서 영상에 등장하는데, 이 등장하는 모션이나 음원과의 궁합이 굉장히 잘 어울려서 작품의 중독성을 더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소한 부분일 수 있겠지만 이런 영상 소재 자체의 퀄리티 하나하나가 영상 전체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제작자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김중천: 10선으로 선정될 정도라면 이미 음원과 영상은 대단하다는 것이겠죠. 놀랍게도 치르밀 호두는 소리매드를 보지 않는 원신을 하는 제 지인들이 알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 정도로 영향력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겠죠.

 

류한수: 정말 그 정도로 영향력이 있을 만한 퀄리티의 작품인 것 같습니다. 이번 10선에 이 작품을 선정한 이유 중에는 제가 치르밀 치르노라는 곡 자체를 좋아한다는 점도 있었는데요. 이 작품과 비슷하게 제가 좋아하는 또 다른 치르밀 치르노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이 작품인데, 평소 RED ZONE 작품을 자주 제작하는 제작자 Kyoro의 작품입니다.

 

 

류한수: 이 작품 역시 충분히 좋은 퀄리티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 소재는 제가 원신 이상으로 내적친밀감을 가진 소재는 아니다 보니 10선에 넣을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번 인터뷰에서 한 번 짚고 넘어가면 괜찮을 작품이라 생각해서 한 번 꺼내봤습니다.

 

김중천: 제가 Kyoro님 채널을 거의 다 정주행을 했었는데, (주석: 네?) 그분이 참 대단한 게 평소에는 레드존만 만들다가도 다른 성향의 작품들도 만드는 걸 보면 역시 사골곡의 영향력이 좀 강하긴 한 것 같습니다.

 

류한수: 레드존 작품만 만들 줄 아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간간이 보여줘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김중천: 치르밀 치르노라는 곡 자체가 우리나라 작품 16개를 동시재생으로 하나로 묶은 영상이 꽤 조회수가 높은데, 그것 덕분에 이 작품을 접하는 게 좀 더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주석: 실제로는 9 작품입니다)

 

김중천: 그리고 아까 포니도 그렇고 한글자막까지 달렸다는 점에서 더욱 알려지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류한수: 원신처럼 퍼지기 쉬운 유명한 소재를 쓴 매드가 아니더라도, 해외 매드에 자막을 다는 분들이 많으면 사람들이 좀 더 작품과 소재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고 작품이 알려지기도 쉽다고 생각해서 항상 자막을 달아주시는 분들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중천: 앞로도 원신 소재가 쓰인 퀄리티 높은 작품들이 나온다면 또 자막을 달아주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퀄리티의 작품들이 나와주냐가 관건일 것 같네요.

 

류한수: 자, 이제 마지막 작품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는데요. 과연 어떤 작품일까요?

 

김중천: 골라보라고 한다면 아직 많은 작품이 생각나네요.

 

류한수: 이런 기획에서는 보통 연말에 나온 작품들은 잘 선정되지 못하는 편이죠. 그런 면에서 저는 나름 최근에 나온 매드를 선정해 보았습니다. 그럼 다음 작품이자 이번 10선의 마지막 작품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열 번째 작품은, 鳥餌 채널에 투고된 karma치카네후쿠키타루 입니다. 2022년 10월 31일에 업로드되었습니다.

 

류한수: 혹시 이 작품 보신 적 있으신가요?

 

김중천: 본 적은 없지만 소재가 원신처럼 밈이 많은 게임이라 기대가 되네요.

 

류한수: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서브컬처 장르 중 하나가 우마무스메인데요. 국내론칭되기 전부터 소리매드 소재로 쓰일 때 관심을 갖게 되어서 애니메이션도 접하고 지금은 게임도 나름 즐기고 있습니다. 일단 작품부터 보시죠.


김중천: 일단 한국노래가 쓰였다는 점이 크네요.

 

류한수: 맞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역시 일본 제작자한국 노래를 선곡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이와 반대되는 케이스는 정말 많이 일어나지만 이런 작품은 굉장히 드문데요. 이렇게 외국 제작자가 한국 노래를 선곡한 또 다른 사례로는 동일한 선곡의 이 작품도 있었습니다.

 

 

김중천: 이런 작품도 있었죠. 아무래도 곡이 나유탄 성인 곡 느낌이 변형되면서 주는 고 투 대도시나 포니 같은 그런 느낌을 주는데 올해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이런 느낌의 곡들이 국내나 해외 소리매드 제작자들에게 인기였던 것 같습니다.

 

류한수: 이 작품의 제작자 분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면, 우마무스메 소재를 주로 사용하시는 분인데 전반적으로 아주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만드는데 능하신 분입니다. 특히 영상력에 있어서 탁월한 기술력을 보여주는 분인데 3D 모델링을 아주 효과적으로 다루는 제작자 중 한 명입니다. 대표작으로는 아게마센 같네 나 올해 투고된 우마무스메 합작의 바퀼라 파트의 후반 영상 등이 있습니다. 특히 이 바퀼라 파트는 이 합작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높은 퀄리티와 네타 이해도를 보여주는 파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안 보신 분이 있다면 꼭 한 번 감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중천: 이런 특출 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그 사람만의 연출을 합작에서 소화할 수 있게 한다는 건 그만한 역량이 있다는 거겠죠. 이 염라 작품에서도 상당한 3D 기술이 쓰였네요.

 

류한수: 그렇습니다. 물론 이 작품이 단순히 3D 영상을 했기 때문에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이 작품에서의 3D 기술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은 기술력을 곡의 분위기와 소재에 맞게 적재적소에 잘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입고 있는 복장은 해당 캐릭터의 3성 이상시 획득 가능한 승부복이다
열심히 한국어로 노래를 하는 복순이

류한수: 원곡인 염라는 불교적 색채가 강한 곡이고 PV의 이미지나 곡의 분위기 역시 전반적으로 종교적인 느낌을 베이스로 하고 있습니다. 이 곡의 소재로 쓰인 캐릭터 마치카네 후쿠키타루는 어렸을 때부터 온갖 미신과 점괘에 그야말로 목숨을 거는 오컬트 마니아 캐릭터인데, 그런 측면에서 다른 우마무스메 캐릭터보다도 이 곡에 가장 걸맞은 소재라고 할 수 있겠죠. 캐릭터의 주황색 머리색도 묘하게 원본 PV를 연상시키는 면도 있고 말입니다. 제작자는 이러한 곡의 분위기와 네타를 자신의 훌륭한 기술력으로 살려내고 있습니다. 신사나 불상등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모델링과 위저보드같이 실제 게임에서도 서포트 카드 이벤트로 등장하는 사물을 영상에서 보여주는 것으로 원곡과 원 소재의 네타를 모두 높은 퀄리티로 살려내고 있습니다.

 또 이 작품에서 제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음원인데, 일단 일본 제작자분이 일본 소재로 하이라이트에서 한국어 조교를 높은 퀄리티로 제작했다는 사실 자체도 고평가 하고 싶을 뿐만 아니라 캐릭터 특유의 발성을 잘 살려서 조교 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이 잘 나타나는 파트가 후반부의 "그래요 그래요 ~ 나예요 나예요" 파트인데, 원작 캐릭터 특유의 높고 시끄럽고 정신 사나운 중독성 있는 목소리의 특색을 그대로 잘 살린 좋은 조교라고 생각합니다. 이 캐릭터의 이러한 특성을 잘 살린 또 다른 소리매드도 있는데요. 바로 이 작품입니다.

 

 

김중천: 이 작품 알죠. 조교 이외에도 캐릭터의 대사들을 잘 넣은 부분이나 중간의 1박자정도의 빈틈에 대사를 끼워 넣는 부분들이 인상적입니다. 자막의 모션도 좋고요.

 

류한수: 저도 평소에 그런 박자 사이사이에 치고 나오는 대사를 정말 좋아합니다.

 

김중천: 그런 대사를 영상에서 어떻게 보여주냐는 것도 제작자들의 고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보통은 메인화면이 있을 때 테두리 부분이나 앞으로 치고 나오면서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저 요나요나 댄스 작품에서는 뒷배경에다가 숨겨 놓은 것이 매력 있는 것 같습니다.

 

류한수: 좋은 포인트를 짚어 주셨네요. 저 작품 역시 만약 올해 투고되었다면 주저 없이 10선에 넣었을 정도로 제가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한때 디스코드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류한수: 그 외에도 원곡 일러스트도 잘 패러디한 여러모로 실력 있는 제작자인 것 같습니다.

 

김중천: 이런 다재다능한 제작자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이런 과감한 도전을 한다는 건 자신이 어디까지 해볼 수 있는가 도전해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첨정석님처럼 온갖 소재를 사용한다거나, 이분처럼 이런 다양한 기술을 쓴다든가 말이죠.

 

류한수: 소재의 팬으로서, 그리고 한국 소리매드 제작자로서, 좋아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고 거기에 제작자의 멋진 기술력과 구성이 빛난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류한수: 네, 이렇게 해서 제가 선정한 올해의 소리매드 10선을 모두 보았습니다. 어떠셨나요?

 

김중천: 제가 보지 못했던 영상들도 보면서 이렇게 소리매드를 같이 감상한다는 게 느낌이 묘하네요.

 

류한수: 오늘 어떻게 재미있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저도 사실 이런 기획을 해본 적은 없어서 준비하면서 많이 긴장했습니다.

김중천: 확실히 일본 소리매드는 어디로 나갈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소리매드나 해외의 YTPMV는 어느 정도 정형화되어 있는데, 일본은 니코동이라는 또 다른 플랫폼이 있으니 말이죠.

류한수: 자신들만의 소리매드 생태계가 구성되어 있어서 계속 상호발달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중천: 그쪽 분위기만의 작품들이 계속해서 뻗어 나온다는 점이 대단한 것 같아요.

류한수: 물론 거기도 특정 곡이나 네타가 유행하면 그런 작품만 엄청 나오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김중천: 뭐 지금 당장만 해도 테이쿄 헤이세이 대학교가... (주석: 이 인터뷰는 12월 17일에 진행되었습니다)

류한수: 오토와카나 겁쟁이 몽블랑처럼 그런 유행도 뇌절 수준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또 간간히 명작들도 나와주니까 아직까진 좋은 것 같습니다.

김중천: 그렇죠. 아무래도 제가 일본어보다는 영어를 먼저 쓰는 편이라 유튜브 알고리즘에 뜨지 않으면 일본 쪽 작품들은 찾아보기 어렵거든요. 요번에 제가 몰랐던 작품들은 그런 영향이 있었다고 보는데, 제가 좀 더 공부해야겠죠. 하하.

류한수: 그럼 이제 오늘 인터뷰 마무리하는 느낌으로 소감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중천: 이거 어렵네요. 나름 잘 쓰는 편인데...

류한수: 아무쪼록 편하게 부탁드립니다.

김중천: 생각보다 2022년은 라이트 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하곤 있지만 내년에는 한 번 대단한 작품 하나 나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개인적으로도 TOP 10 작품을 생각해 보면, 한국 작품은 의외로 많지 않았죠. 유쾌하거나 재밌는 작품들은 많았는데 리스펙 작품들이 많았던 것이 아쉽지 않나 생각합니다.

류한수: 뭔가 심혈을 기울인 명작보다는 가볍게 가는 게 소리매드 환경의 트렌드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그래도 그런 작품들에서도 사소한 센스나 재미요소들이 매력으로 다가오는 작품들이 많았던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김중천: 그래서 내년이 기대되는 것이죠.

류한수: 동감합니다.

김중천: 올해에 경험치를 쌓았다면 내년에는 본인의 역량을 뽐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눈에 띄게 발전하는 분들이 많아서 설령 위에 나온 작품들을 넘을 순 없더라도 대단한 작품들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류한수: 저도 그러길 기대해 봅니다. 오늘 여러모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중천: 좋은 작품들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이상으로 김중천 씨와 저의 2022 소리매드 10선 인터뷰였습니다. 재밌게 읽으셨나요? 

 위의 게시글은 실제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 아닌, 김중천 씨와의 대화 내용을 기반으로 좀 더 가독성있고 말하는 바가 명확하도록 어느 정도의 수정을 거치고, 추가로 제가 김중천씨와의 인터뷰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던 작품에서 제가 좋아하고 마음에 드는 부분에 대한 부연설명을 추가한 결과물입니다.
 실제 인터뷰는 위 기사보다는 좀 더 가볍고 대화에 가깝게 진행되었다는 점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처음으로 소리매드를 주제로 다른 사람과 인터뷰를 하게 되어서 저 역시 긴장되었고 또 정말 즐거웠습니다.

 

제 프로필 사진은 신경쓰지 마십쇼


 3시간 40분 정도가 걸릴 정도로 두 사람 모두 몰입한 인터뷰였습니다. 단순히 10선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 않고 서로가 평소 소리매드와 관련해서 갖고 있던 생각들을 공유해보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셨나요? 예상했던 작품이 있었을 수도, 전혀 생각지 못했거나 처음 알게 된 작품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이번 기획에서 최대한 다양한 작품을 소개해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다른 제작자분이 선정할 법한 많이 알려진 작품들보다는, 제 취향에 맞는 조금 개성적인 10선을 만들어보고자 나름대로 작품들을 선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탈락한 Haunted Resort나 魔女っぽいな 같은 작품들도 있었는데요, 실제로도 제 앞 순서 기사에서 이런 작품들이 여러 번 소개된 걸 보고 다행이다 싶기도 했습니다.
비록 완벽하게 다른 사람들과 겹치지 않는 저만의 10선은 아니게 되었지만 그래도 최대한 차별화된 작품을 소개하고자 했는데 이 의도가 여러분들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아직 두 제작자 분의 기사가 남아있습니다. 과연 누군가가 제가 선정한 작품과 같은 작품을 소개하게 될까요? 아니면 그들만의 기준으로 선정된 또 다른 새로운 작품을 보게 될까요?
두 분의 기사는 각각 내일과 내일모레, 이 링크 주소를 통해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1/13: 여유만만
https://blog.naver.com/jungj602
1/14: 사계
https://every4season.tistory.com/

그럼 이상으로 긴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소리매드 관련된 포스팅을 종종 남겨볼 생각이니 그쪽도 아무쪼록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