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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0선 / <우리매드 겨루기> 후기

류한수 2024. 2. 3. 22:29

 

 

 

반갑습니다 여러분. 카이사르입니다.

 


 

 

 

지난 1월 21일에 제 채널에 올라온 <우리매드 겨루기> 다들 재밌게 보셨습니까? 정말 긴 시간 동안 준비한 기획이었던 만큼, 많은 분들이 재밌게 봐주셔서 참 감사할 따름입니다. 더불어 이 기획의 일환인 <2023 소리MAD 10선> 릴레이 기사 역시 각기 다른 개성과 정성이 담긴 좋은 글들을 볼 수 있었기에, 저 역시 참가자이기 이전에 한 명의 소리MAD 마니아로서 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혹시라도 소리MAD 10선 기사와 우리매드 겨루기를 아직 보지 않으신 분이라면 이 후기를 읽기 전에 먼저 감상하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저에게 있어서 2023 소리MAD 10선은 정말 뜻깊은 기회였습니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저에게 있어서 2023년 하반기는 사실상 10선과 함께 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애착이 깊고, 가장 보람을 느낀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작년 1년 동안 소리MAD 10선 기사와 우리매드 겨루기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개인적인 소감과 준비 과정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크고 작은 처음 해보는 도전들이 많았던 만큼, 그 과정들을 정리해보는 것을 꼭 해보고 싶었기에 이렇게 후기를 남기기로 결정했습니다. 본편에선 알 수 없는 비하인드들도 있으니 재밌게 읽어주세요.

 

참고로 같이 읽어보면 좋은 다른 분들의 10선/퀴즈쇼 후기 링크는 아래에 있습니다.

올라오는 대로 갱신할 예정이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이쪽도 부디 읽어주세요!

 

https://yang-otomad.tistory.com/6

 

[우리매드 겨루기 후기] 현생에 고삐리 20유입이었던 내가 퀴즈쇼에 참가했던 건에 대하여 | 내가

WahaMeMaHelloYahooても!!!!!!!!! 반갑습니다 양정훈입니다. 여담이지만(하지만 이 글의 본론이기도 하는) 카이사르 채널에 올라간 우리매드 겨루기 다들 보셨습니까? 제 글을 보실만한 웬만한 독자분

yang-otomad.tistory.com

 

https://every4season.tistory.com/13

 

`23 10선을 기획하면서

안녕하세요. 올해의 10선도 1월 21일부로 무사히 끝이 났습니다. 기사는 물론 PV와 우리매드 겨루기까지 제 생각보다 그 스케일이 엄청나게 커졌지만 말입니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스케일이 커져

every4season.tistory.com

 

https://tjsh99.tistory.com/21

 

제작 후기 - 우리매드 겨루기

안녕하세요! 서노입니다. 2024년이 시작한 지도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넘게 흘렀네요. 여러분은 신년을 보람차게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우리매드 겨루기 제작과 합작 작업을 빼면 아직 이

tjsh99.tistory.com

 

 


- 우리매드 겨루기를 하게 된 배경

 

 작년 <2022 소리MAD 10선> 이후로 참가자들, 특히 기획자인 사계 씨가 올해 10선은 단순한 기사가 아니라 무언가 특별한 추가 기획을 해보자는 의견을 내셨습니다. 저 역시도 그런 여러가지 시도들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기에, 자연스럽게 그런 방향으로 이야기가 모였습니다. 더불어, 10선 추가 멤버를 모집하는 것에 대해서도 말이 나왔는데 제가 양정훈 씨를 추천했습니다. 이유는 몇 가지 있었는데,

 

  1. 기존 10선 멤버들에 비해 확실하게 세대적 차이가 있음.
  2. 국내/해외 작품에 모두 관심이 많고 기사 작성에도 흥미가 있을 법한 성격.
  3. 내부 인원끼리 어느 정도 편하게 말을 하는 분위기인데 그 당시 저와 친분이 좀 생길 시기여서 다른 분들보다 좀 더 부담이 덜 함.

 

이러한 몇 가지 이유로 양정훈 씨를 섭외했습니다.

 

1%의 조작도 없는 원본 사진입니다.

 

다행히도 양측 모두의 동의로 양정훈 씨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도 릴라 님이나 모르는 사람 님이 들어오면서 올해 10선은 10명이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멤버들이 모였으나 아직까지도 어떤 기획을 할 지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당시 <음MDM 천> 합작이 막 발표된 시점이었기에 MDM과 관련된 무언가를 할까? 와 같은 정도의 이야기만 있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그 합작이 이렇게 규모가 큰 어마어마한 합작일 거라고는 차마 생각하지 못했지만 말이죠.

 

시간이 흘러흘러 2023년 6월, 제작자 나포리가 <소리MAD 퀴즈왕>이라고 하는 기획을 발표합니다. 

 

 

 

 처음에는 그저 일본에서 진행하는 기획이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만 막상 공개된 기획을 보니 제 생각보다도 상당히 공이 들어간 결과물이어서 매우 놀랐습니다. 비록 일본어를 완전히 아는 것은 아니라서 모든 내용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전반적인 문제의 퀄리티, 깔끔하고 포인트를 잘 캐치하는 편집까지 정말 잘 만들어진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소리MAD 퀴즈왕>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위의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전 개인적으로 우승자인 ???씨의 활약에 상당히 감명받았습니다. (누구인지는 후기 중간에 나옵니다. 스포가 싫다면 미리 감상하십시오!)

 

 앞서 올라온 사계 씨의 후기글에서도 나온 내용이지만, 실은 이 시기에 이미 사계 씨로부터 올해 말에 10선 기사와 더불어 진행할 기획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마침 이렇게 타이밍이 좋게 좋은 예시가 나와주어 저희 10선 팀에서도 소리MAD 퀴즈쇼를 진행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그렇게 해서 <2023 소리MAD 10선> 팀에서 본격적으로 퀴즈쇼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 출제자 후기

 

 여기서부터는 <우리매드 겨루기> 출제자로서의 후기입니다. 저는 사실 퀴즈쇼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제가 메인 출제자가 될 거라고는 정말 생각치도 못했기 때문에, 막상 처음 출제자가 되었을 때는 정말 정말 부담감을 느꼈습니다. 다행히도 다른 스태프 분들이 저를 많이 도와주셔서 이렇게 무사히 퀴즈쇼가 업로드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처음 역할 분담을 할 때로 돌아가자면 당시 저는 사계 씨로부터 “진행자” 역할로 섭외가 된 것이었기 때문에 애초에 문제를 낼 일은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각자 역할 분담을 하고 보니 출제자 역할을 하시리라 생각했던 사계 씨가 오히려 “도전자” 역할을 지원하셨습니다. 저는 분명 이런 기획을 한다면 사계 씨는 출제자를 하고 싶어 하시리라 생각해서 우선 여기서 크게 놀랐습니다.

 

 그 후로 사계 / Oz Han / 루킹 / 양정훈의 4명이 도전자로 빠지고 나니 출제자 역할을 맡을 참가자가 마땅히 없었습니다. 물론 퀴즈쇼를 한창 준비할 시기에는 도전자를 제외한 멤버들이 모두 모여서 열심히 문제를 내고 검토했지만, 처음 퀴즈쇼를 하기로 했을 당시에는 퀴즈 기획이라는게 워낙 막연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출제라는 것이 꽤 부담이 가는 역할이기도 해서 선뜻 지원하는 멤버가 많지 않았습니다. 또 몇몇 멤버분은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분도 있었기에 모두가 도와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도 했습니다.

 

 그런 분위기다 보니 아무래도 내가 출제도 좀 맡아야 기획이 진행되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결국 출제자 역할도 지원했습니다. 물론 막 떠밀려서 지원했다 이런 건 아니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왕 퀴즈쇼를 한다면 “도전자”“진행자”를 우선적으로 하고 싶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장 일본 퀴즈쇼의 높은 퀄리티를 본 입장에서 그런 질 좋은 문제들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스스로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에 이 시점의 저는 굉장히 불안했던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기획 준비는 해야하는 상황이기에 일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보기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또 (반쯤 떠밀린 것 같기는 했지만) 모르는 사람 씨도 출제자로 합류했고, 서노 씨도 어느 정도 출제를 도와주시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은 불안한 퀴즈쇼 출제팀이 꾸려졌습니다. 

 

 - 퀴즈쇼 구성

 

  우선 전반적인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당시 회의를 통해서 소리MAD 전체를 주제로 하는 ‘전반전’과 10선 기사에 선정된 작품을 주제로 하는 ‘후반전’을 진행하는 것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전반전과 후반전에 어떤 퀴즈들을 넣을지를 고민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제가 만든 처음 생각한 퀴즈쇼 구성도입니다.

 

 

 이 이미지를 보면, 후반전에서는 원래 각 기사를 쓴 참가자들이 1명씩 자신이 선정한 작품에 대해서 문제를 낸다는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우선 출제자가 아닌 사람들이 출제에 관여하게 된다는 점, 또 각자 문제를 내는 기준이나 난이도가 천차만별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결국 최종적으로는 기각되었고, 대신 본편처럼 멤버들에게서 선정작을 받아서 문제를 내는 것으로 나중에 결정되었습니다. 

 

 어찌어찌 구성을 했지만 아직까지도 세부적인 문제 유형에 대해서는 단답형, 스피드퀴즈를 제외하면 전무한 상황이었기에 같은 출제팀에 있는 인원 모르는 사람 / 서노 / 여유만만(이 사람은 출제자는 아니지만 편집하면서 출제 작품들도 겸사겸사 체크하는 역할로 출제방에 있기로 했습니다) 들에게 문제 아이디어를 모집받았습니다. 나온 아이디어들은 이런 것들이 있었습니다.

 

- SigSig 소리MAD처럼 처음엔 베이스와 대사가 나오다가 음조절이 하나씩 공개되면서 이게 어떤 노래인지 맞추는 퀴즈

 

- 소재 크로마키 실루엣 퀴즈/그림자보고 소재 맞추기 퀴즈

 

- 어떤 소재로 다른 소재의 얼굴을 만들고 누구인지 맞추기

 

- 파형을 보고 소재를 맞추는 퀴즈

 

 보면 알겠지만 갈수록 아이디어가 모자랐는지 점점 퀴즈쇼에 내기에 적절하지 않은 아이디어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대부분은 모르는 사람 님의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러던 도중, 방에 계시던 여유만만 씨가 갑자기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당시 여유만만 씨가 포토샵 AI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는데, 아마 그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으신 것 같았습니다. 처음 이 아이디어를 보고 일본 퀴즈쇼와도 차별화되면서 굉장히 직관적이고 재밌는 유형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바로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이 시점의 구성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코너들이 좀 더 확정된 것이 많아졌습니다. 또 일본 퀴즈왕에서 있었던 수수께끼 유형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후반전에 넣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벌써 9월이 되었으니 단순 출제 기간은 2개월도 남지 않았던 시점입니다. 

 

 이 시점에서 남은 코너들을 채우기 위한 아이디어를 생각한 결과, 떠오른 2개의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일반적인 퀴즈쇼에서 자주 등장하는 초성 퀴즈를 코너로 만드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바로 시트에 구멍을 뚫어서 원본 합작을 맞추는 퀴즈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초성 퀴즈의 예시
시트 퀴즈의 예시

 

 보시면 알겠지만 이 시점에서는 애초부터 찢어진 달력 문제 처럼 미완성 상태의 시트를 보여주고, 그 시트를 보고 정답을 맞추는 유형이었습니다. 이 아이디어 중에서 특히 시트 퀴즈에 대한 반응이 괜찮았기 때문에, 전반전에 시트 퀴즈를 넣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나온 이야기가 “전반전 출제 대부분은 한국 작품 위주로” 였습니다. 이렇게 결정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출제진 중 한 명인 제가 일본 소리MAD의 작품이나 네타를 제대로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문제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더 잘 알고 있는 국내 합성을 주제로 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참가자 분들의, 이왕 국내에서 하는 기획이니 만큼 국내 작품들을 주제로 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겠냐는 의견에도 저 역시 동의했기 때문에, 전반전의 거의 모든 유형은 한국 작품만을 다루는 유형으로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후반전에서 어짜피 10선 작품들을 다루기 때문에 해외 작품은 후반전에서 다루는 것으로 하는게 출제자 입장에서도 더 마음이 편하더군요. 기획 이름이 <우리매드 겨루기>인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우리매드는 우리말 겨루기의 패러디 + 소리매드와의 운율감으로 정해진 것이라서 딱히 한국 작품만 무조건 써야한다는 의미의 작명은 아니었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그렇게 인식하시길래 이렇게 출제한게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음MDM 천 생방송이 공개되었습니다. 멤버들 모두 깜짝 놀랐지만, 합작은 합작이고 퀴즈쇼는 퀴즈쇼. 이제는 본격적인 전반전 문제들을 출제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 전반전 출제

 

[소리MAD 상식 퀴즈]

 

 이 유형이 그나마 제가 출제를 가장 자신있게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트 퀴즈는 아이디어를 빼면 출제라고 할 만한 요소가 없기도 하고, 수수께끼는 뒤에서 이야기하겠지만 가장 아쉬운 파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주력으로 문제를 낸 상식 퀴즈가 그나마 가장 좋은 결과물을 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본편에서는 답판 10문제 스피드퀴즈 10문제가 끝이지만, 당연히 실제로는 후보 문제를 저와 모르는 사람 님이 훨씬 더 많이 준비했습니다. 그 중에서 출제진들이 검토를 통해서 가장 낼만한 문제들을 선별하여 최종적으로 정해진 리스트가 본편에 나온 문제들입니다. 우리매드 겨루기를 보신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중간에 쉬는 시간에 리허설 당시 출제된 문제들을 일부 공개했었는데요, 이 리허설이 바로 본편 문제에 포함되지 않은 후보 문제들을 가지고 진행된 리허설이었습니다. 본편 녹화 당시 분위기를 참가자들이 미리 체험해보기 위해서 마련한 기회였는데, 이 리허설도 생각보다 훨씬 재밌고 긴장감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모든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설하면서 어떤 의도였는지 돌아볼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그러다간 이 후기글이 끝도 없어질테니 제가 낸 문제 중에서 가장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문제들 몇 개만 추려봤습니다. 본편에 없는 문제 중에서도 골라봤습니다.

 

 

 

다음 설명을 듣고 해당 설명이 가르키는 소리MAD의 제목을 쓰시오.

1. 2023년 1월 2일에 업로드 됨. 2. 제작자사용 소재, 사용 곡의 원작자가 모두 한국인.

 

 

 

 2023년에 나온 국내 작품에 대한 문제를 내려고 살펴보던 도중, 적절한 인지도를 가졌으면서 문제로 낼 만한 특징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여 바로 출제했습니다. 연초에 올라왔다는 점이 꽤 기억에 남는 편이었기 때문에 상당한 마니아라면 아마 1번 조건만으로도 맞출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스크린샷들에서 공통적으로 가려진 부분의 소재를 쓰시오.

 

 

 

 이런 문제를 한 번 꼭 내고 싶었습니다. 얼핏 보면 말도 안되는 문제같지만, 나름대로 힌트가 있습니다. 첫 작품의 제작자 니야리 씨는 10선 기사에서도 소개했듯이 한국 소재를 종종 사용하는 분이신데 해당 작품에서도 한석원을 포함한 몇몇 한국 소재가 있습니다. 또 세 번째 작품은 합작 <소재가 겹치면 검게 칠해지는 사적 합작>의 파트인데, 이 파트는 제작자 m1n1 씨가 소재가 하나도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 전부 한국 소재를 사용한 파트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정답은 김병만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제작자인 니야리 씨 작품 관련 문제를 내보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본편에서는 빠졌습니다. 원작을 보지 않았다면 거의 맞출 수 없는 문제이기도 했고요.

 

 

 

다음은 어떠한 기준에 따라 소재들을 모은 것입니다. 연상되는 것을 쓰시오.

 

 

 

 답판 퀴즈 유형 문제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문제이고, 본편에 들어가지 않은 것이 가장 아쉬운 문제이기도 합니다. 처음 아이디어는 드럭 페스티벌의 바바라 파트와 관련해서 뭔가 문제를 내보고 싶었는데, 마침 키라메키라리를 선곡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몇몇 메들리 합작들이 생각나서 이렇게 하나로 엮으면 괜찮겠다 싶어서 낸 문제였습니다. 특히 해머는 요즘 한국에서는 전혀 볼 일이 없는 소재인 만큼 기억력을 잘 발휘해야하는 선지였죠. 생방송에서 이 문제가 공개되었을 때 의외로 채팅창에서 빠르게 정답이 올라와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여담으로 리허설 중에 사계 씨는 이 문제의 답을 “재판”이라고 적었는데 묘하게 정답같은 오답이라 굉장히 기억에 남습니다. 

 

 

 

다음은 어떤 한국 소리MAD 제작자의 채널을 이미지화한 것입니다. 이 채널의 주인의 닉네임정확하게 적으시오.

 

 

 

 저는 개인적으로 TBI티비보는잉간 님의 작품을 참 좋아합니다. 저분의 작품은 특유의 안정감있는 고퀄리티라고 해야할까요. 개인작을 워낙 뜸뜸히 하시는 분이지만 또 짬뽕 합작은 몇 년동안 연속으로 참여하신 경력도 있어서 많은 작품을 만들어주신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기대를 품게 만드는 분입니다. 그런 개인적인 취향을 담아서 이분을 소재로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특히나 닉네임 표기법이 묘하게 까다로운 제작자이기 때문에 누군지 맞추더라도 정확하게 적는 것이 상당히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본편에서도 그런 사례가 나왔었죠.

 

 

 

이 노래는 한국에서는 크게 두 가지 표기법이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Ricemaster3 채널에 업로드된, <Never give up>이라는 제목의 소리mad에 사용된 노래이기도 한데요. 2019년 보컬로이드 프로듀서 피노키오피가 작사, 작곡한 이 노래의 제목은 무엇일까요? 

 

 

 

 두 가지 표기법으로 불린다는 흔치 않은 사례라는 점과 <Never give up>이라는 제목이 묘하게 릭롤링을 떠올린다는 점, 마지막에서는 거의 확실한 힌트가 제공된다는 3박자가 적절한 정석적인 스피드퀴즈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노래는 한국의 메들리 합작에 총 2번 선곡된 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목이 순우리말인 단일 소재 합작이며, 두 번째는 국내의 곡만으로 선곡하는 단일 합작입니다. (중간생략) 겨울을 배경으로 하는 이 노래의 제목은 무엇일까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이자, 당시 기준으로 최근 메들리 합작 2개에 선곡된 곡이라는 점에서 문제로 낼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분들의 후기를 들어보니 “국내의 곡만 사용하는 컨셉”만 듣고 한국인의 악상을 떠올리는 분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시나브로와 황민정음이라고 제시한다면 금방 알 수 있겠지만 저렇게 설명을 하면 확실히 접근하는데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뒷부분의 설명도 길게 적었습니다.

 

 

 

김굴뚝이 제작한 <얼티밋 배호>에 삽입된 노래는 "염라대왕님이 말하는 대로", 아야가 제작한 <아루티밋 선생>에 삽입된 노래는 "마법소녀와 초콜릿", 그렇다면 밀리, 흔야계가 제작한 <궁극적 인 야생 동물 선배이다.>에 삽입된 노래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한국에서 얼티밋 선배 MAD에 하이라이트 도중 어떤 곡을 섞는 형식이 생겼는데, 이 형식에 대해서 문제를 내면 좋겠다 싶어서 해당되는 작품들을 가지고 문제를 냈습니다. 정답에 해당하는 작품이 다른 작품에 비해 조회수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서 당시 출제진 검수 과정에서도 좀 어려운 문제라고 평가받았고, 최종 라인업에서는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예고편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리허설 중 Oz Han 씨가 앞부분의 “염라대왕님이 말하는 대로” 만 들은 시점에서 정답인 “염라”를 맞추는 쾌거를 선보였습니다. 마치 일본 퀴즈왕 우승자를 보는 기분이 들어 출제자인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메들리에 [바퀼라], [장미보다 아름다운 그대], [시니컬 조커]가 포함된, 2022년 2월 24일에 투고된 메들리 합작에 사용된 주 소재로, 일본에서는 2021년부터 서비스를 개시한,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모두 동명의 현실 경주마들을 모티브로 하여 디자인된 것으로 유명한 모바일 육성 게임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이미 여러 번 언급했지만 저는 우마무스메를 좋아하는지라, 퀴즈쇼에서 한 번 그와 관련된 문제를 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선 아야 씨의 <테이오 록> 정도를 제외하면 말딸 소재 작품이 없는 지라 꽤 곤란했는데, 일본에서 주최한 우마무스메 1주년 기념 메들리 합작이 S2 메들리와 몇몇 선곡이 겹친다는 점을 떠올리고 나서, 스피드퀴즈 특유의 앞 부분에서 특정 정답인 것처럼 속이고 뒤에서 정체가 드러나는 형식의 문제로 만들어봤습니다.

 

 실제로도 제가 의도한 오답이 나왔기에 저는 상당히 만족합니다. 다만, 정작 이렇게 출제해놓고 본편 녹화 당시에는 저 3개의 선곡이 겹치는 합작이라는 점을 별로 사회자가 설명을 안한 점이 아쉽습니다. 나중에 따로 추가 녹음을 할까 라고도 생각했는데 총편집이 깔끔하게 나와주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 외에도 모르는 사람 님이 제 생각보다도 많은 후보 문제들을 출제해주셨습니다. 몇몇 문제는 상당히 좋은 문제들이어서 본편에도 채용되었지만, 다른 문제들은 상상도 하지 못한 출제 스타일로 검수진 모두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모르는 사람 님이 후기를 쓰실지 안 쓰실지 모르기 때문에, 본편의 퀴즈 중에서 모르는 사람 님이 출제한 퀴즈들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달인을 만나다 대본을 보고 순서를 맞추는 문제

- 드럭드럭 M5G 후기 중에서 잘못된 후기를 고르는 문제

- 스피드 퀴즈에서 사진을 보고 어떤 소재인지 맞추는 문제

 

그 외에는 이런 문제를 내셨습니다. 여러분이 직접 풀어보십시오. 정답은 댓글에 있습니다.

 

 

 

 

 

 

 

[AI 이미지 퀴즈]

 

 위에서 설명했듯이, 이 문제의 아이디어를 내신 여유만만 씨가 직접 출제를 담당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원래는 사진을 3단계로 나눠서 점점 확대되는 걸 차례차례 보여주고, 먼저 알아챈 사람이 맞추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막상 이미지를 보니 가운데 부분의 원본이 그대로 나오다 보니까 그냥 처음부터 이미지를 쭉 확대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와서 그렇게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사용된 이미지가 크기가 50,000p 정도의 엄청난 사이즈다 보니 에프터 이펙트로는 감당이 안 되어서 3D 툴에 넣고 카메라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영상을 녹화했습니다. 본편에 쓰이지 않은 이미지들도 참 재미있는데 용량 문제로 차마 보여드리기가 어렵네요. 아쉽습니다. 어쩌면 여유만만 씨의 후기글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합작 시트 퀴즈]

 

 처음 제가 아이디어를 내고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던 유형입니다. 처음에는 ‘구멍 뚫린 시트를 단계별로 보여주고, 먼저 맞춘 사람이 해당 단계에 정해진 점수를 획득한다.’ 라는 규칙이었는데, 일본 퀴즈왕의 문제 포맷과 좀 비슷한 면도 있고 각 단계의 변별력을 생각하는 것도 좀 어렵더군요. 그래서 좀 더 고민한 결과 본편에서 쓰인 한 명씩 돌아가면서 시트를 연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 배경 중 하나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인 <더 지니어스> 시리즈에 등장하는 게임 중 하나인  [같은 그림 찾기]라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두 명의 도전자가 번갈아가면서 판을 열면서 자신이 열어야 하는 그림칸을 찾아내는 게임입니다. 물론 규칙 면에서는 굉장히 다른 게임이지만,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프로그램인만큼 구상하는 과정에서 이 게임의 “번갈아가면서 닫혀있는 칸을 연다.”라는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무튼 이 아이디어를 떠올린 뒤, 게임 규칙을 구체화했습니다. 순서대로 칸을 열다가 정답을 알게되면 누름 단추를 눌러 합작 이름을 말하는 규칙이 여기서 정해지게 된 것이죠. 그리고 만약 음원이나 영상 제작자를 열고 바로 그 파트의 곡을 알아버리면 너무 빠르게 정답을 맞출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해서, 같은 행과 열을 이어서 여는 것은 금지했습니다.

 

 규칙 선정 후에는 어떤 합작을 넣을지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상징적인 한국 합작들을 넣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나 같은 곡을 사용한 여러 합작이 있는 경우를 좀 생각해봤는데, <짬뽕 한 그릇>이 대표적인 예시였습니다. 애초에 리메이크 합작이기 때문에 다른 합작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있는 위험한 합작이었는데, 정작 본편에서는 “Green Greens” 칸을 열어버려서 금방 확정되었죠. 만약 “빙고” 같은 칸을 열었다면 굉장히 난감했을 겁니다.

 

 그리고 약간의 변수로 “단일곡 합작”을 넣어보려는 아이디어도 있었습니다. 곡들이 죄다 똑같다면 웃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넣을만한 적절한 단일곡 합작이 없어서 아쉽게도 무산되었습니다. 출제진 검수 과정에서는 <신 트리거 해피 합작>을 출제했었는데 아무도 맞추지 못했습니다. 역시 이런 합작은 제목을 기억하기가 쉽지 않죠.

 

 그리고 시트 칸 중에서 열었을 때 가장 당혹스러울만한 합작이 뭐가 있을지 생각해보다가, <렌더합작_2>에 곡명이 공란인 파트가 하나 있다는 점을 떠올렸습니다. 실제로 검수진 리허설에서는 어떤 분이 이 칸을 여는 바람에 순간 다들 시트에 오류가 있나 했지만, 제가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넘어가면서 바로 어떤 분이 눈치를 채고 정답을 맞췄습니다. 본편에서도 혹시 열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지만 아쉽게도 열리지는 않았네요.




 이렇게 해서 전반전 문제들을 출제했습니다. 문제 출제가 끝난 뒤, 후보 중에서 어떤 문제를 내면 좋을지 정해야 했는데, 시트를 만들어서 각자 평가를 남기는 방식을 썼습니다. 참고로 이 시점부터 유일하게 퀴즈 참가자도, 출제자도, 편집자도 아닌 릴라 님이 문제 검수자 역할을 감사하게도 맡아주셔서 같이 검수했습니다. 

 

 

 이렇게 나온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본편에 들어갈 상식 퀴즈 20문제와 ai 이미지 퀴즈, 시트 퀴즈가 모두 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출제진 검수를 하기 몇 주 전, 출제진 중 한 분인 서노 씨가 갑작스러운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성적 오르는 것이 기적이다!

 

 마침 후반전에 넣을 코너가 하나 필요하기도 했고, 일본 퀴즈쇼의 “음원을 듣고 소재를 맞추는 유형”의 영상 버전같은 느낌이어서 이것도 곧바로 채용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확정된 최종 퀴즈쇼 구성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이 구성도에서는 AI 이미지 퀴즈와 시트 퀴즈의 수가 본편보다 적은데, 그 이유는 처음엔 분량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퀴즈 수를 일부러 적게 잡았는데, 막상 리허설을 해보니 각 문제당 걸리는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아서 그냥 후보로 넣은 대부분의 문제들을 그대로 본편에서 출제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시트 퀴즈의 경우는 <신 트리거 해피 합작>을 빼고 후보 문제 전부 다 출제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볼륨이 풍성해져서 재밌어졌으니 좋네요.

 

 


 

 

 

- 후반전 출제

 

 전반전 출제가 끝나고, 후반전의 10선 선정작들로 이루어진 문제를 출제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 참가자들의 10선 선정작 리스트를 받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출제 시점이 기사가 올라오는 시점보다 전이었기 때문에, 퀴즈 참가자들 역시 어떤 작품들이 문제로 나오는지 알기 위해서 후반전 작품 선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했습니다.

 

- 10명의 참가자가 지금까지 선정한 자신의 10선 리스트에서 작품을 5개씩 골라 출제진에게 제출

(아직 10개를 다 못 골랐어도 그 안에서 5개를 골라야 함, 기사 쓸 때 바꾸면 안됨)

 

- 이때, 작품이 겹치더라도 겹친 여부를 따로 체크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

 

- 출제진을 제외하면 누가 어떤 작품을 골랐는지는 비공개, 전체 리스트만 가지고 예습

 

 아무도 겹치지 않는다면 총 50작품이 되었겠지만, 실제로는 몇몇 작품이 겹치면서 문제 후보 작품의 수는 42작품이 되었습니다. 11월 1일, 최종적으로 올라온 총 후보작품들의 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이 리스트를 집계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다른 9명의 리스트를 모두 받고나서 제 10선 리스트에서 최대한 작품이 겹치지 않도록 5개를 뽑을 생각이었는데, 막상 리스트를 받고나니 제가 당시 선정한 8작품 중에서 4작품이 다른 분과 겹쳐서 어쩔 수 없이 중복 작품을 하나 넣을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당시 <심영 - 익명S>를 미리 선정했다면 퀴즈에 저 작품이 등장했을테니 아마 참가자들이 정말 당혹스러웠을 겁니다. 

 

 이제 출제진들은 이 후보작들을 가지고 문제를 냈습니다. 내부에서 저는 수수께끼 파트를, 모르는 사람 님은 콜라주 퀴즈 파트를, 그리고 카이사르 / 모르는 사람 / 서노 / 여유만만의 4명이 모두의 10선 퀴즈를 각자 가능한 만들어오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시점에서는 아무래도 시간이 1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문제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다들 협조해주셨습니다. 아마 저와 모르는 사람 님만 모두의 10선 문제를 냈다면 본편이 훨씬 여러 의미로 달라졌을 겁니다.

 

[수수께끼]

 

 제가 두 문제 모두 출제했습니다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유형입니다. 이때가 한창 현실에서도 과제가 겹치며 바빠질 시기였던 것도 한몫했고,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수수께끼 유형은 문제 자체는 단순하지만 생각할 거리가 많아야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식으로 내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저로서는 참 아쉽습니다.

 

 후보 문제를 굉장히 많이 냈던 전반전과 다르게, 수수께끼는 후보 문제 없이 처음에 구상한 두 문제가 그대로 본편에 쓰였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 변화는 있었는데 그 부분은 설명하겠습니다.

 

- 1번 문제

 

 이 문제가 아마 전체 퀴즈쇼 문제 중에서 가장 복잡한 유형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원래는 조금 다른 유형이었는데, 레이튼 시리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중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같은 형식으로, 혼자서 다른 작품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사람을 찾는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작품 정보를 제대로 파악을 안해서 그 문제에서 오류가 나오는 바람에 문제를 조금 수정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아얘 형식을 좀 바꿔볼까 해서 나온게 이 문제였습니다.

 

사실 엄밀히 보면 “수수께끼”라기 보다는 제한시간 내에 정보를 파악하는 문제에 더 가깝긴 합니다. 물론 참가자들이 각자 후보 리스트를 보고 풀 수 있는 문제긴 했지만 어쨌든 문제 텍스트가 불친절한건 사실이기 때문에… 다만 본편에서 이 문제를 대다수의 참가자들이 “각 조건에 맞는 작품을 하나씩 찾으시오”로 이해한 점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문제를 “A에 들어갈 작품을 고르시오”로 했다면 또 대부분 정답을 맞췄을 듯 하고 말이죠. 저 역시 이 문제를 내기 전에 좀 더 텍스트를 다듬어야 하나? 싶긴 했지만 출제자 입장에서 이 정도면 이해할 수 있겠지 싶었는데 막상 본편에선 의도치 않게 정답을 맞춘 케이스가 되어버려서 당황했습니다. 언젠가 문제를 다시 출제하게 된다면 이런 부분들은 신경을 많이 써야겠습니다.

 

- 2번 문제

 

 이 쪽은 상대적으로 부담없이 출제했습니다. 흔히 있는 퍼즐 맞추기 유형을 선곡된 작품의 수와 연결짓는 아이디어였는데, 어느 정도 괜찮게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찾아보던 도중 밤을 달리다가 한 작품도 선정되지 않은 것이 신기해서 출제에 반영했습니다. 다행히도 이 문제는 많은 분들이 맞춰주었습니다. 다만 루킹 도전자는 나중에 들어보니 찍었다고 하더군요. 인터뷰를 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텍스트 콜라주 퀴즈]

 

 모르는 사람 님이 평소에 이런 걸 만들어오면 정말 상상도 못한 것을 만들어 온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부탁을 드렸고, 그 기대에 걸맞은 상상도 못한 이미지를 만들어 오셨습니다. 제 생각보다 훨씬 많은 작품이 포함되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녹화 당시에도 제 생각보다 도전자들이 많이 정답을 맞춰서 신기했습니다. 리허설 당시 저는 정말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전혀 감이 안 왔는데 정말 대단합니다.

 

[맞혀라! 모두의 10선]

 

 개인적으로 처음 유형과 마지막 유형이 비슷하면 구성적으로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구상 단계부터 마지막에 다시 답판 퀴즈를 하는 것으로 생각해두고 있었습니다. 모두의 10선은 앞서 말했듯이 4명의 출제자가 있었기 때문에 후보 문제 수도 상당히 많아서 당일 검수하는 데에만 시간을 꽤나 썼습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 시점은 녹화까지 남은 시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특히나 모두의 10선은 거의 2~3주 정도 남은 상황이어서 출제를 마음놓고 여유있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현생도 더욱 바빠지던 때여서 학교에서 시간날 때 문제를 구상하는 등 온갖 시간을 다 내어서 낸 문제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원래 모토였던 전반전보다 어려운 후반전이라기에는 뭔가 난이도 차이는 별로 나지 않는 느낌이 나게 된 점도 살짝 아쉽습니다. 문제를 낼 때 각자 자신이 선정한 10선 작품 위주로 출제하는 것으로 정했기 때문에, 제가 선정한 작품에서 제가 출제한 문제들을 몇 개 소개하겠습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본편에 쓰이지 않은 문제도 나옵니다.

 

 

 

이 작품의 자막에는 원곡 가사의 딱 한 글자가 빠져있는 부분이 있다. 그 빠져있는 자막 한 글자를 쓰시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모르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사실 <나는 신 같네>의 첫 부분의 자막을 잘 보면, “사랑의 네타바레”에서 “레” 한 글자가 누락되어 있습니다. 이유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제가 작품들을 돌려보다가 우연히 발견하여 문제로 냈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무도 이 사실을 몰라서 이건 본편에서도 절대 맞추지 못할 거라는 의견이 많아 결국 쓰이지는 않았습니다.

 

 

 

보기는 이 작품의 특정 장면 뒷배경의 자막의 모음만 표기한 것입니다. 물음표로 표시된 알파벳 자음 부분을 포함하여 원래 자막을 정확하게 쓰시오.

 

 

 

 제가 참 좋아하는 작품이자, 하이라이트 중에서도 하이라이트 장면인 만큼 꼭 문제로 내고 싶었습니다. 난이도적 측면에서 아마 제가 낸 후반전 문제 중에서 가장 적절하게 어려운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는 이 문제를 Oz Han 도전자는 무조건 맞출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틀려서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맘마미아.

 

 

 

이 작품은 파트별로 각각 감정이 나누어진 구성이 특징입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분노 / 기대 / 기쁨 / 신뢰 / 두려움 / 놀라움 / 슬픔 / 혐오의 8개의 감정 중에서 제작자 하우스텐보스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토이스토리 "우디" 소재가 들어가 있는 감정을 모두 고르시오.

 

 

 

 제가 선정한 MDM 작품인 <희노애락>에서도 문제를 하나 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중에서 제작자 하우스텐보스의 시그니쳐 소재라고 할 수 있는 토이스토리의 “우디” 소재를 가지고 문제를 냈습니다. 원본 우디가 나오는 장면은 후반부의 “신뢰” 파트지만, 사실 중간에 토이스토리의 우디를 분장한 일본 게닌 츠루 타쿠야가 살짝 지나가는 “혐오” 파트가 있기 때문에 정답은 “혐오, 신뢰”의 2개가 정답입니다. 이 문제도 상당히 반응이 좋았는데 다른 문제들의 난이도와 참가자의 작품 수를 맞추는 과정에서 아쉽게도 누락되었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제가 선정한 작품에서 제가 낸 문제는 <라이어 이츠미>밖에 선정되지 않았군요. 그 외에도 <디기모>에서 마지막에 어떤 손가락을 피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 <흔해빠진 월곶탐험>을 몇 명의 ‘젠’이 만들었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가 출제했습니다. 나머지 문제들은 다른 출제자 분들이 만들어주신 만큼 그 분들의 후기에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아까부터 계속 이렇게 미루는 느낌이 들지만 기분탓입니다.




 


 

 

 

 

 

 이렇게 모든 문제의 출제가 끝났습니다! 이 시점에서 제가 할 일은 거의 끝났지만, 아직 다른 분들이 준비할 부분들이 남아서 그 부분들을 체크했습니다. 우선 서노 씨가 써주신 대본을 최종적으로 검수하고 제 입에 맞는 표현으로 수정해서 진행용 대본을 완성했습니다. 그 뒤로는 문제에 쓰일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사용한 원본 자료들을 서노 씨에게 보내드렸습니다. 또 이 시점에서 릴라 님이 문제 나레이션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는데요. 사실 리허설 당시에는 문제를 읽는 역할이 여유만만 씨였는데, 본인의 부담도 있고 여러 이유로 목소리 담당을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TTS를 쓰자, 성우를 섭외하자 따위의 여러 의견이 있었는데 릴라 님이 자신이 한 번 해보겠다고 지원해주셔서 그대로 진행되었습니다. 제 생각보다 훨씬 좋은 녹음을 해주셔서 마찬가지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제가 우리매드 겨루기에서 맡은 역할이 바로 각 참가자들의 스탠딩 CG를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원래는 프로필 사진을 그대로 쓴다던지 하는 아이디어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여유 기간이 좀 생겨서 평소에 하고 싶었던 작업인 만큼 직접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 일러스트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우선 처음 작업한 일러스트가 저였습니다. 저는 원래 스스로를 표현할 때 만화를 그렸을 때처럼 제 얼굴을 직접 그리는 편이지만, 뭔가 이번엔 그렇게 그리기엔 좀 부담감이 있어서 제가 예전에 만든 제 프로필 일러스트를 기반으로 그대로 캐릭터화를 해봤습니다. 

 

 일러스트를 보고 몇몇 분들이 블루아카이브에 나온 “검은 양복”이 생각난다고 하셨는데, 제가 블루아카이브를 하지는 않지만 일러스트 복장을 그릴 때 실제로 그 캐릭터를 참고하기는 했습니다. 특히 채색을 할 때 참고를 많이 했습니다. 도움이 많이 되더군요.

 

 

 그 다음은 사계 씨를 작업했습니다. 당시 프로필 사진으로 쓰신 오타니 쇼헤이를 기반으로, 평소 좋아하시는 오모코로 채널의 ARuFa의 눈가리개, 그리고 과거 FuMuS 명의일때 사용한 프로필 사진인 <차지맨 켄!>에 등장한 불량배의 초록색 옷을 조합했습니다. 추가로 모자에는 사계 씨의 로고를, 글러브에는 주 사용 소재 중 하나인 케인 소재의 코 그림을 넣었습니다.

 

 

 평소 상징하는 캐릭터가 많은 분이어서 구상 자체는 상당히 쉬웠던 루킹 님입니다. 루세트를 기반으로, 대정령의 아가미, Z회의 가쿠란 교복을 가져왔습니다. 더불어 프로필 사진의 상징인 마인크래프트 상자를 꼭 넣고 싶었는데, 원래는 상자 안에 담겨있는 것처럼 뚜껑이 열린 것까지 그리려다가 너무 구도가 어려워져서 결국 밑부분에만 살짝 그렸습니다.

 

 

 핑구 캐릭터를 쓰는 것은 확정이었기에, 거기에 오즈한 씨의 다른 프로필 사진인 후드티를 입은 토키와 합쳐서 구상했습니다. 옷에는 대표 소재인 호무새와 오즈한씨가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는 5등분의 신부의 요츠바 배지를 달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CG입니다.

 

 

 특유의 단순한 얼굴을 기반으로 본인이 자주 사용한 축구선수 “마리우스 마린”과 단간론파의 “마히루” 캐릭터의 옷을 입혔습니다. 지금보면 다른 분들보다 좀 대충 그린 느낌이 들어서 아쉽긴 하지만 애초에 본인이 저렇게 프사를 대충 안 그렸으면 되는 거니 자업자득이 아닐까요.

 

 이렇게 본편 녹화 준비를 하는 와중에, 여러 이슈가 있어서 퀴즈쇼 본편 녹화 날짜는 계속 뒤로 밀리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정한 녹화 날짜가 어떤 이유로 한 번 밀리고(이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글을 쓰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어떤 분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녹화가 안 되어서 다시 새로 일정을 정하는 등 날짜가 뒤로 밀리면서 자연스럽게 총편집 기간도 짧아지게 되었습니다. 거의 2주 정도밖에 되지 않는 기간이었는데 그 많은 분량을 편집해주신 편집 담당 두 분에게는 참 감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아무튼 본편 녹화는 12월 30일에 진행되었습니다. 당일날 녹화는 무사히 진행되었지만, 워낙 대본을 읽는 데에 신경쓰다보니 마이크랑 거리가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면서 몇몇 부분은 음질이 영 좋지 않게 녹음된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 부분도 참 아쉽습니다. 다음에는 녹화 환경을 많이 개선해야겠네요. 녹화가 모두 끝나고 다들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이야기해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그 전에 한 가지 큰 이벤트가 있었는데, 바로 제 채널에서 진행했던 <2023 카이사르 소리MAD 어워드> 였습니다.

 

 

 이제부터는 해당 스트리밍과 그와 관련된 제 10선 준비 과정에 대한 후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 카이사르의 10선 준비 과정

 

 저번 2022 10선을 고를 때는 기사를 쓰기로 결정한 시점이 이미 연말 시즌이었기 때문에 작품을 선별할 시간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2023년에는 연초부터 좋은 작품들을 잘 정리해서 10선을 더 쉽게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4월까지도, 마땅히 제 마음에 드는 작품은 없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작년에 비해서 10선 기사를 쓰기 참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스스로 10선 선정 기준을 조금 바꾸기로 했습니다.

 

 10선 만화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원래의 제 10선 선정 기준은 뭐라 하나로 정의하기 어려울 정도로 까다롭습니다. 당연히 퀄리티와 구성, 재미와 네타 반영같은 요소들이 잘 나타난 작품을 좋아하지만, 그것을 만족하면서도 개인적인 취향을 저격해야만 제가 “좋아하는 소리MAD”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굉장히 스스로를 올려치는 것 같은데 계속 말하지만 그냥 취향이 까다로울 뿐이지 제 눈이 높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알기 쉬운 기준이 있다면, 저에게 있어서는 소재가 큰 기준이 됩니다. 개인적인 취향에 맞는 소재를 쓰면서 동시에 퀄리티나 구성 면에서 훌륭함을 보여준 작품이 저에게 있어서 크게 인상에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2022년 10선을 기준으로 한다면, <코레하이토 디스코>, <오모피멧토 선배>, <유위왕>, <포피>, <karma치카네후쿠키타루> 같은 작품들이 제 소재 취향과 퀄리티를 모두 만족시킨 작품이었습니다. 정확히는 개인적으로 원래 좋아하던 것들을 소재로 쓰는 시도도 여기에 들어간다고 보는 것이 좋겠네요.

 

 그런 의미에서 2023년에는 제 소재 취향을 만족시킨 작품은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제 10선 리스트 기준으로는 <리듬감 제로라도 퍼펙트 받고싶어!><고루제>가 그나마 그 위치에 있는 작품입니다. 물론, 퀄리티적으로 좋은 소리MAD들이 많았지만 그런 작품들은 모두가 봐도 명작이라는 느낌이라면, 저는 기사를 쓸 때 제가 특히나 더 좋아하고 알고 있는 부분들을 설명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그런 작품들은 퀄리티가 좋아도 10선에는 잘 넣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그런 작품 자체가 부족하다보니 결국 한 단계 허들을 낮춰서, 그냥 평소에 자주 듣고 소소하게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 드는 작품들을 선정하는 것으로 기준을 조금 낮췄습니다. 그 기준에 들어간 작품들이 <이걸로 나는 소지금이 제로가 되었기 때문에:풀>, <검은 수영복! 아로나짱>, <나는 신 같네>, <세안 올백>, <라이어 이츠미> 였습니다. 모두 제가 평소에 심심하면 듣는 작품들입니다. 여담으로 같은 기준에 속한 <춘람나비>도 정말 끝까지 고민했습니다만, 같은 음원 제작자 날왈 씨의 작품은 하나만 고르기로 정해서, 결국 <나는 신 같네>만 살아남았습니다. 확실히 이렇게 기준을 정하니 조금 더 고를 작품도 많아졌지만, 대신 그냥 기사를 쓰기에는 상대적으로 설명할 부분이 부족해진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특히나 작년 기사에서 인터뷰 + 좋아하는 요소들 설명 때문에 분량이 어마어마하게 나왔는데 올해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쓰게 되면 좀 많이 대비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제 입장에선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기사를 쓰는 단계가 되었을 때, 기사를 어떤 형식으로 쓸지 생각하다가 그 과정에서 작년 2022년 10선 기사들을 쭉 훑어보게 되었는데, 그때 첫 순서였던 Oz Han 씨의 기사를 읽다가 하나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읽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해당 기사는 일종의 “미식 리뷰” 컨셉의 기사로 작성되었는데, 마침 제가 그때 우연히도 <고독한 미식가>를 챙겨보던 시점이어서 아예 이 컨셉을 오마주해서 <고독한 소리MAD 미식가>를 그려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들었습니다. 기사 본편의 설명이 조금 줄어드는 대신 구성 자체에서 재미를 주는 것이었죠. 그 아이디어를 시작으로 이번 10선은 만화를 그려야겠다 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제 캐릭터가 나와서 소리MAD를 파는 식당에 들어가 소리MAD를 보고 감상을 남긴다는 내용의 만화를 구상했습니다만, 이 시점에서 기사를 쓰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저는 아직 10선을 다 고르지 못했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당시 약 8선 정도를 고른 상황에서 후반전 출제를 위해서 다른 분들의 10선 선정작 5개를 받고 나니, 이왕이면 여기 리스트에는 없는 작품을 골라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뜩이나 선정이 어려웠는데 범위마저 줄어들어서 더욱 부담이었습니다. 결국 제가 마지막에 고른 작품은 처음 봤을 때 정말 깜짝 놀란 <심영 - 익명S>로 결정했습니다. 

 

 시간 관계상 원래 구상한 <고독한 소리MAD 미식가>는 폐기되었지만, 어쨌든 만화 형식으로는 그려야겠다고 생각하여 기존의 모든 리뷰를 만화 형식으로 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도입부는 작품과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개그만화 스타일로 넣고, 작품 설명 부분은 만화 칸은 쓰지 않고 텍스트와 이미지로 설명하면서 중간중간 일러스트만 넣는 형식으로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특히나 제가 어렸을 때부터 <마음의 소리><선천적 얼간이들> 스타일의 개그만화를 참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스타일로 앞부분에 드립을 넣고 뒷부분은 소개를 하면 재밌겠다고 생각이 들어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학교를 오고가며 만화에 넣을 드립들을 생각하던게 떠오르네요. 

 

 막상 직접 만화를 그려보니, 평소에 한 번도 제대로 만화를 안 그려봐서 상당히 작업이 어색하고 오래 걸렸습니다. 단순히 일러스트를 그리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보니 금방 익숙해지지 않더군요. 또 주인공으로 나오는 제 캐릭터를 그리는 것도, 같은 캐릭터를 여러 번 그려야 하는데 묘하게 인상이 계속 달라지는 등 어색한 점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일부 초반부 작화는 제가 나중에 다시 수정한 부분들도 꽤 있습니다.

 

 그래도 점점 그려나가다 보니 익숙해져서 후반부 원고 작업은 상대적으로 빠르고 수월하게 진행됐습니다. 또 티스토리 블로그가 폰트의 크기나 문단 조절이 좀 불편한 부분들이 있는데 포토샵으로 작업을 하니 그런 부분이 전혀 신경쓰이지 않아서 텍스트 배치나 이미지 표현이 상대적으로 수월했던 것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렇게 제 기사가 올라오는 1월 9일 전날까지 열심히 마감을 한 결과, 다행히도 성공적으로 제 시간에 기사를 업로드할 수 있었습니다. 하필 앞 순서인 Oz Han 씨가 10선 메들리라는 엄청난 기획을 선보인 바람에 다들 저에게 걱정을 많이 해주셨는데, 저는 그때 속으로 제 다음 순서인 여유만만 씨를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2개의 대기획 뒤로 여유만만 씨가 상대적으로 가볍게 읽기 좋은 기사를 적어주셔서 10선 분위기가 안정적으로 돌아온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 2023 카이사르 소리MAD 어워드

 

 기사가 올라오기 전에 진행한 스트리밍도 꽤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2022년에 진행한 한국 소리MAD 100선을 워낙 재밌게 진행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올해 10선은 pv 영상으로 소개하기로 했는데, 이 pv 영상을 첫 공개할 때 제 스트리밍에서 공개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와서 일단 올해도 연말 스트리밍은 하는 것으로 정해두고 있었습니다.

 

 준비하면서 올해는 단순히 작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올 한 해 한국 소리MAD를 돌아보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100선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기획들을 준비했습니다. 우선 아무래도 한국 작품들을 정리해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소리MAD게시이벤트가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게시이벤트를 돌아보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다만 각 작품의 소재나 곡을 빠르게 집계할 방법은 없었기 때문에, 이 작업은 순수하게 제 수작업으로 진행했습니다.

 

당시 작성한 시트 일부분, 이걸 포함해서 2023년은 시트에 파묻혀서 살았습니다

 

 시트를 만들어서 일일히 소재, 곡, 제작자를 정리했는데 정말 힘들더군요. 그래도 1년 단위라서 다행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떠올린 것이 바로 시상식이었습니다. 저는 사실 예전부터 1년을 마무리하는 소리MAD 대상 시상식같은 스트리밍 기획이 있으면 참 좋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직접적으로 특정 제작자에게 상을 준다는 것은 기준이라던지 이래저래 고려할 요소들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한 인기투표가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친목적인 요소도 개입될 수 있으니 말이죠. 그래서, 시청자 투표로 상을 주되, 그 대상을 실존 인물이 아니라 소재나 곡, 합작같은 비 실존인물로 하면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하고 그렇게 기획했습니다.

 

 이 후보 선정도 10선 만큼은 아니지만 굉장히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합작이나 곡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쉬웠는데, 유행곡인 <라이어 댄서><스파클링 데이드림>이 있었기에 나머지 후보들을 생각해서 2023년에 인기가 많았던 곡들을 모았습니다. 합작 역시 국내에서 퀄리티가 높고 좋은 기획들을 선별하여 결정했습니다. 가장 고민을 했던게 바로 소재였는데 각각 개인적으로 서로 다른 특징들이 있어서 선별했습니다.

 

- 진짬뽕: 지난 몇 년동안 가장 많이 쓰인 한국 소리MAD 소재라고 할 수 있는 소재. 첫 시상식인 만큼, 이 소재를 기점으로 2018년경부터 한국 소리MAD 커뮤니티의 발전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러한 공로를 반영하여 후보로 선정.

 

- 블루아카이브: 국내와 국외에서 모두 유행하는 소재이자, 게시이벤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단일 소재라는 명확한 지표가 존재하는 소재이기에 후보로 선정. 본작 게임 자체의 흥행과 인기도 반영하지 않을 수 없었음.

 

- 케인: 단순한 밈으로서의 유행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해당 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별개의 소리MAD 문화들이 발생했다는 점(동인천프로젝트 등)에서 국산 소재 중에서도 보기 힘든 사례라고 생각하여 후보로 선정.

 

- 봇치 더 락!: 애니메이션 자체의 인기만 따졌을 때, 당시 일상물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원탑이었고, 실제로 소재로서의 인기와 메들리 합작의 퀄리티 등 애니메이션 소재 중에서 가장 주목받았기 때문에 후보로 선정.

 

 이렇게 각 소재마다 저마다의 강점이 존재했기 때문에 과연 어떤 소재가 수상하게 될지 궁금했는데, 역시 블루아카이브가 상을 거머쥐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예상은 했지만, 역시 대단한 인기인 것 같습니다.

 

 스트리밍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100선이 끝나고 갑작스럽게 제가 나와서 PV 영상을 소개드렸습니다. 이 영상은 10선 내부 인원들에게도 전혀 알리지 않은 부분이었기 때문에 아마 생방송을 보던 분들 모두 굉장히 깜짝 놀라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스트리밍에서 10선 PV를 공개하기로 결정했을때, 그냥 단순히 말로 PV를 상영하겠다고 하고 트는 것은 아무래도 좀 재미없겠다 싶어서 뭔가 연출을 넣고 싶었는데, 그 때 떠올렸던 것이 연초에 방영했던 <음MDM 다이렉트> 였습니다.

 

https://www.nicovideo.jp/watch/sm41597093

 

音MDM Direct 2023.1.2

音MDM Direct 2023.1.2 [エンターテイメント] 「音MDM天」とはどんな企画なのか。そして、気になる音MDM天の出場者は誰なのか…!皆さんに直接お届...

www.nicovideo.jp

 

 이 <음MDM 다이렉트>는 보시면 아시겠지만, 주최자 나스피망 씨가 직접 스튜디오에서 진행하여 촬영한 합작 소개 영상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상을 보고 굉장히 잘 준비했다는 느낌을 받아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렇게 실제로 촬영을 하는 기획을 해보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때 이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바로 촬영을 준비했습니다.

 

 장소를 구하는 것도 꽤 어려웠는데, 혼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저렴한 촬영 공간이 아무래도 많지 않더군요. 다행히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있는 촬영 스튜디오를 빌려 촬영했습니다. 실제 촬영본은 그리 길지 않지만, 당시 찍을 때는 자연스럽게 대사를 하는 것이 너무나도 어려워서 수십 번 반복해서 촬영하는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난방이 없어서 좀 추웠습니다.

 

 다행히도 스튜디오 대여 시간 내에 촬영을 마무리지을 수 있게 되어서 무사히 본편 스트리밍에서도 PV를 공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제 촬영본이 그 뒤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사용되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네요. 다음에는 가면을 써야겠습니다.



 

 


 

 

 

 

 

- 마무리

 

 2023년은 저에게 있어서 가장 많은 경험이 있었던 해입니다. 정말 다양한 시도들을 했었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1년이었습니다. 그 시도들 중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주었던 것이 바로 소리MAD 10선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살짝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저는 과거 처음 소리MAD 제작을 시작한 이후 다른 분들과 모여서 “소리MAD”와 관련된 이런 대규모의 기획을 해볼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 기준으로 대형 합작들에도 몇 번 들어갈 기회가 되어서 참여한 적도 있었고, 경연 합작도 몇 번 참가해서 나름대로 즐거운 경험들을 쌓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단순한 제작이 아니라 사람과의 교류를 하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좋아하는 화제에 대해서 깊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제가 입문하던 시기에는 개인적으로 친밀하게 같이 지내던 제작자가 없던 시기이기도 해서,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할 만한 친한 제작자들도 거의 없었고요.

 

 그런 저에게 있어서 이 10선 기획은 정말로 좋은 기회였습니다. 소리MAD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또 하나의 기획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각자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그 과정 자체가 저에게 있어서 힘들면서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2023년이 저에게 있어서 가장 뜻깊은 해이자, 최고의 해라고 생각합니다.

 

 또 제가 개인적으로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의 제작자 분들과도 같이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그런 경험도 여러 번 가질 수 있었습니다.

 

 

10선에 제가 선정하기도 한 작품의 제작자 토리노에사 씨의 서버에 우연하게 들어가게 되어서 그 곳에서 제 작품을 보여드릴 기회도 있었고,

 

 

그 기회가 발판이 되어서 토리노에사 씨가 음MDM 천오프닝을 제작하실 때, 저에게 황정민 소재를 부탁드려 소재를 제공해드리기도 했습니다.

 

 

 또 사각 씨가 진행한 스트리밍에서 일본의 제작자 고보 씨가 제 개인작을 추천작으로 골라주시기도 했고,

 

 

 그분에게 <우리매드 겨루기>를 소개시켜드리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이 분이 바로 위에서 언급한 일본 <소리MAD 퀴즈왕>의 우승자이기도 합니다.

 

 

또 제가 그린 10선 만화를 몇몇 제작자분들이 실제로 직접 봐주시기도 했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정말 즐거운 1년이었습니다. 이 2023년의 기억들은 아마 앞으로도 절대 잊지 못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1년이 시작된지 벌써 약 1달이 지났고, 벌써부터 많은 작품들이 나와주고 있습니다. 올해는 소리MAD에 있어서 어떤 1년이 될까요? 그리고 저에게 있어서는 어떤 1년이 될까요? 희망과 기대를 품에 안고 이번 후기는 여기서 마무리 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10선 멤버들, 그리고 저희 기획을 즐겁게 봐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새로운 무언가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