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제가 설마 또 만화를 그렸을까요.

1/5(월): 바셀린
1/6(화): 모르는 사람
1/7(수): Oz Han
1/8(목): 카이사르 - 지금 보고 계십니다.
1/9(금): 릴라
1/12(월): 양정훈
1/13(화): Retions
1/14(수): TB
1/15(목): 사이키라
1/16(금): 소리MAD 대상
어느덧 2026년이 되었습니다. 2026년에 예정된 대표적인 이벤트로는 <레이튼 교수와 증기의 신세계> 한국 정식 발매, <리듬천국 미라클 스타즈> 한국 정식 발매, 2026 북중미 FIFA 월드컵, <스틸 볼 런> 애니메이션 방영, 그리고 카이사르 전역 등이 있습니다만, 역시 우리에게는 한 해를 돌아보는 소리매드 대상과 10선 기사를 빼놓을 수 없겠지요.
참고로 올해 소리매드 대상은 총 투표자 수 100명을 넘기지 못하면 내년에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과연 100명을 넘겼을까요? 결과는 1월 16일 금요일에 생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10선 작품 소개에 앞서, 2025년의 음매드를 간단하게 되돌아봅시다.
2025년의 音MAD
올해는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해였습니다. 지난 5월, 2008년 5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음MAD게시이벤트(音MAD晒しイベント)가 무려 200회를 달성하였습니다. 이 200회를 기념하여 3월 1일부터 5월 1일까지의 두 달 동안 전체 기간을 200회게시이벤트 기간으로 연장하고, <음EXPO>라는 이벤트를 개최하여 해당 기간동안 음매드와 관련된 다양한 기획, 합작, 온라인/오프라인 이벤트를 일정에 맞추어 차례차례 홍보하고 즐긴다는 기획을 진행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사이트 音MADエキスポ 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음엑스포에서 <이걸 키리누키라 부를 용기> 채널의 주인으로도 잘 알려진 제작자 사각 씨의 주최로 한국의 음매드 문화를 소개하는 <음EXPO 한국관>이라는 기획도 진행된 바 있습니다. 한국 음매드 역사 소개 웹사이트와 한국 음매드 소재 체험, 한국 음매드 퀴즈쇼의 3개의 파트로 진행되었는데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실은 저도 한국 음매드 퀴즈쇼에서 퀴즈 출제 담당으로 참여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한 문제를 내는 것이다보니 처음엔 어떤 식으로 출제하면 좋을지 고민이 좀 많았는데, 어찌저찌 괜찮은 문제들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한국 소재 체험에서는 엄청난 우연으로 이호성 소재를 사용한 두 팀이 모두 <춘람>을 선곡하기도 했는데요. 두 작품 모두 작자의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 좋은 작품이니 못 보신 분들은 한 번 살펴보세요.
한국관을 포함해서 엑스포 기간동안 여러가지 음매드 이벤트들이 있었습니다만, 역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200회게시이벤트를 기념하는 메들리 합작 <M2> 였던 것 같습니다. 과거 100회게시이벤트를 기념한 <니코니코동화 마천루 합작> 을 주최한 namacream의 채널에 올라온 합작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세대의 제작자 190명을 모아 각자의 개성을 살려내면서, 1시간 길이의 자체제작 메들리라는 점에서 굉장한 호응을 얻었으며, 국내에서도 사계, 서노, 아스키, TB 등의 제작자들이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또 합작 공개 이후, 제작자 Theas가 오직 자신이 만든 작품만으로 M2 메들리를 채우는 <M2 Theas 버전> 이라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참고로 위에서 언급한 니코니코동화 마천루 메들리도 올해로 10주년이 되어, 이를 기념하는 리메이크 어레인지 메들리 합작이 개최된 바 있습니다. 기념할게 참 많네요.
국내도 올해는 기념할만한 한 해였는데요. 지난 8월 한국의 소리MAD게시이벤트도 50회를 맞았으며, 이를 기념하여 생방송으로 음매드를 최초 공개하는 <더욱더! 소리MAD게시이벤트>가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제 생각보다 양질의 작품들이 많이 나와주어서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네요. 참고로 해당 기획의 본가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 <초 음MAD게시이벤트>가 위에서 언급한 음EXPO에서 24년에 이어 올해도 진행되었으며, 여기서도 상당한 수작들이 나온 바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런 작품들이 있었네요.
그리고 위에서 설명한 의 한국판 합작 <M기>도 빼놓을 수 없겠죠. 저 역시 기회가 되어 참여할 수 있었는데, 본가보다 적은 인원수임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개성이 느껴지는 좋은 합작이 나왔습니다. 특히 쌍쌍바 님이나 내간식 님같이 평소 메들리 합작에 못 볼 것 같은 분들을 볼 수 있어서 여러모로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길기도 하고 너무 많이봐서 이젠 다시 볼 엄두가 안 나네요.
작년에도 어느정도 기미가 있었지만, 올해는 일본에 한국 음매드나 관련 문화가 많이 퍼졌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일본에서 개최된 음매드 디제잉 행사 <nerdtronics 3>에서는 한국 음매드를 주제로 제작자 서노, 여유만만, 릴라가 음매드 믹스를 상영하기도 했는데, 여기서 여러모로 충격적인 장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또 음EXPO의 영향이 있었는지 일본에서 이호성 소재를 사용한 작품들이 다수 나오기도 했고, 게임 <트릭컬 리바이브>가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일본어 음성을 사용한 일본판 트릭컬 음매드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캐릭터 “스피키”의 인기가 연말에 갑작스럽게 늘어나는 일도 있었는데 coroskai 씨의 작품은 무려 니코동 전체 랭킹 1위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살다보니 한국어 투성이인 음매드가 이렇게 유행하는 일도 보게 되네요.
또 연말에 진행된 19세 이하 제작자만 참여하는 음매드 이벤트 <音U-19>에서 사이키라, 흔야계, 김굴뚝, Narwhal의 4인이 한 팀으로 <사계의 니다니다 동화>라는 메들리 합작을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혹시 본인이 19세를 넘는데 저 네 명의 채널에 “와 형 대박” 따위의 댓글을 적었다면 지금 당장 수정하세요.
2024년 <소리MAD 가요제>와 <소리믹스>라는 워낙 규모가 큰 행사들이 진행되어 상대적으로 올해가 조금 초라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한 분들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위에서 언급한 <더욱더! 소리MAD게시이벤트> 이외에도 올해 다양한 국내의 음매드 기획들이 진행되었습니다. 우선 1월과 10월에 한국 최초 음매드 일러스트 합동지인 <소리집>이 성황리에 공개되었으며 저 역시 감사하게도 두 번 모두 제작 뿐만 아니라 부스 현장에도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vol.2에서는 마도리 피규어도 판매되었는데 제가 살면서 제가 만든 캐릭터의 피규어를 구매하는 일이 생길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또한 8월에는 국내 최초 오프라인 음매드 퀴즈 이벤트인 <QUE! 2025>가 진행되어 편집본까지 공개된 바 있으며, 11월에는 제작자 렌더의 생일을 기념하는 음매드 오프라인 디제잉 행사 <렌더에러 오프라인>이 진행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쪽은 둘 다 참여하지 못해서 아쉽네요. 후자와 함께 공개된 <렌더합작 3>도 굉장히 대단한 퀄리티여서 여러모로 보면서 많은 동기부여를 받은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서노의 <함께보는소리매드> 생방송의 시즌 1이 Loding 씨를 마지막으로 종료되었으며, 약 1년간 진전이 없었던 <소리MAD릴레이>가 Narwhal의 새로운 지목으로 인해 올해 드디어 마무리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타자로 <핫키리>, <인간 메시아> 등 통일교 소재로 유명한 AKX652(文匿明[문익명])씨가 지목되고 이를 받아들이면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국제합작이 완성되었습니다. 앞서 나온 모든 파트들의 소재를 통일교와 연결시키는 해외 제작자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내용의 엔딩으로 마무리되면서 여러모로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또 9월 21일부터 <개인작제작릴레이>라는 음매드 제작 릴레이도 진행 중인데 현재까지 참여한 작품들 모두 상당한 수작이어서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작년 2024 소리MAD 대상에서 사계 씨가 “2025년에는 음매드 소재의 본인순회가 늘어날 것 같다.”라는 예측을 한 바 있는데요. 실제로 이 예측이 올해 상당히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워낙 유명한 <성기훈-얼음>은 무려 넷플릭스 코리아 채널에서 리액션 비디오를 남기기까지 했고, “꽁꽁 얼어붙은 한강” 고양이의 인기에 힘입어 EBS에서 해당 고양이를 입양한 기자를 취재했는데 여기서 그 <밤을 달리다> 음매드가 송출된 바 있습니다. 뽀로로 때도 그렇고 EBS는 새삼 음매드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밖에도 <한컴타자연습> 소재공유 영상에 실제 한글과컴퓨터 본사가 댓글을 남기거나, 게임 제작자 구스타브가 SNS에 <무서운집합챼>를 감상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등 상상하지 못한 샤라웃이 늘어나고 있네요.
그런가하면 일본에서는 음매드 제작자가 음매드를 넘어선 여러 활동에 참여하는 케이스들이 늘어났는데, 홀로라이브 소속 버츄얼 유튜버 오토노세 카나데 채널에서 고구마타르트 등의 음매드 제작자들이 공식 음매드를 제작하거나, 단간론파 음매드 등으로 유명했던 제작자 레디바가 게임 <옛날 옛적에 괴혼>과 <학원 아이돌마스터>의 콜라보 곡의 pv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참여, 음매드로 매우 유명한 곡 <YO-KAI Disco>의 공식 MV 제작에 음매드 제작자 3인이 참여하는 등 서브컬쳐 관련 분야에서 팬메이드를 넘어선 활동을 이어가는 음매드 제작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본토에서 생기는 이런 사례들은 늘 신기한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좀 다른 이야기지만 <매스머라이저> 등으로 유명한 작가 [channel]의 국적이 X의 국적 표기 기능으로 인해 한국인임이 밝혀지면서 채널 본인이 입장문을 남긴 사건이 있었는데, 이 글에서 과거 다른 계정으로 음매드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어쩌다가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것도 이것대로 충격이네요.

겸사겸사 이분도 소소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감상일지도 모르겠지만, 올해는 유독 좋은 YTPMV 작품이 많이 나왔다는 이미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전에는 YTPMV 장르의 음매드를 그렇게 찾아서 보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올해는 워낙 좋은 작품이 쏟아져 나오다보니 그냥 듣다듣다 자연스럽게 YTPMV 마니아가 되어버렸습니다. 꼭 반주만 있는 작품이 아니더라도 보컬이 있음에도 반주에 YTPMV적 요소들을 살린 작품들도 많이 볼 수 있었던 것 같은데요. Roses are Red나 Athletic, Whatever it means…, 하레하레유카이 등 올해하면 떠오르는 YTPMV 선곡도 많은 것 같네요. 그러고보니 올해 7월 19일에는 일본에서 오프라인 YTPMV 상영 이벤트인 <RealSample>도 진행되었군요. 여기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비단 음매드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AI 기술이 이전보다 훨씬 더 발전해 여러모로 다양한 분야에 파장을 준 해였기도 했습니다. 기존의 비글 AI처럼 기존 영상에 이미지를 덧씌우는 수준을 넘어 아얘 이미지나 영상을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내는 영역에 도달하면서 AI 컨텐츠가 인터넷을 뒤덮고 있는 상황인데, 여러모로 사회적인 이슈이긴 합니다만, 음매드를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사실 그런 것 보다도 AI를 활용해서 소재를 확장하거나 참신한 구상을 보여주는 음매드가 늘어나서 좋을 뿐입니다. 특히나 흔히 내수 소재라고 하는 분야가 올해 커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도 AI 기술의 발전도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누군가는 좀 슬펐겠지만 말입니다.
참고로, 해외에서 아얘 AI에게 음매드를 학습시켜서 만든 AI 음매드도 있었습니다. 이것도 상당히 신기합니다.
여기까지 적고 보니 분명 간단히 돌아보겠다고 했는데 이렇게나 적어버렸네요. 더 적다가는 10선이 나오기도 전에 다들 나갈 것 같으니 슬슬 올해의 제 10선을 소개하겠습니다.
카이사르의 2025년 音MAD 10선
音MAD 10선 기사를 보면 보통 시작 전 어떠어떠한 기준에 따라서 작품을 선정했다고 적은 뒤에 작품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저는 지난 10선에서 한 번도 그런 기준을 상세하게 정한 적이 없었습니다. 유일한 내용이 첫 10선이었던 2022년 기사에서 “합작이나 합작의 단품을 제외한 개인작이나 협업작만 선정했다.” 뿐이었고 그 후 아무 말도 없다가 24년에 갑자기 “사실 메들리 합작도 항상 후보에 두고 있었다.” 며 2개나 선정했네요. 일관성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딱히 작품 선정의 형식적인 기준은 크게 두지 않을 예정입니다.
워낙 좋은 작품이 많았던 관계로, 올해 10선에서는 가장 좋았던 10작품 뿐만 아니라 각 선정 작품별로 해당 음매드와 비슷한 느낌이나 관련지어 할 이야기가 있는 작품들도 일종의 연계 유형으로 소개됩니다. 이렇게 쓰니 무슨 수능 이야기 하는 것 같네요. 해당 작품들도 10선에 선정된 작품과 동급으로 정말 애정하는 음매드들이므로 사실상 아쉽게 떨어진 10선 후보 작품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왜 10선인데 10개만 안 고르냐고 하시면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습니다. 그래도 전에 이런 기사도 있었으니 한 번만 봐주십쇼.
그럼 진짜 출발합니다! 모든 작품은 기본적으로 업로드 순서지만, 소개의 매끄러움을 위해 일부 순서가 수정된 파트가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1.
제목과 영상 시작 20초까지만 보면 절대 선곡을 알 수 없는 그 소재, 와이스키 젠을 사용한 음매드 <젠>이 첫 번째 작품입니다. 2022년 10선 때 이 소재를 사용한 <불혁명젠야>를 선정한 적이 있었는데 그 뒤로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되었네요. 제작자 역시 제가 작년 10선에서 <Game Necropolis>로 소개드린 토세(とせ) 씨가 한 번 더 얼굴을 비추게 되었습니다.
올해 1월 9일이라는 굉장히 이른 시기에 나온 작품이지만 상당한 체급을 가진 작품이며, 저도 한동안 계속 듣고다닌 음매드입니다. 사용된 선곡인 <2대째 염라>는 <산산이>로 잘 알려진 작곡가 요미탄 아카네의 노래로, 원곡은 2024년 12월 14일에 발표되었으니 곡 공개 후 한 달도 안 되어 만들어진 선구자적인 작품입니다. 실제로 이후 나온 2대째 염라 음매드들을 보면 많든 적든 이 작품의 영향을 받은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젠이라고 하는 소재가 그렇게 분량이 많은 소재는 아닙니다. 물론 그 특유의 노래 <걸어서 돌아가자>를 부르는 훌륭한 조교 소재가 존재하고, <노래하는 남편> 편 이외에도 여러 시리즈가 존재하긴 하지만, 전체적인 광고들의 길이가 짧은데다가 기본적으로 주인공(사나다 히로유키)이 대화를 좀 이어나가려고 하면 “젠젠(전혀)”으로 끊어버리는 소시오패스인 탓에 산토리 제품의 다른 광고로 확장하지 않으면 그리 방대한 소재는 아니죠. 그런데 이 작품은 한술 더 떠서, 아얘 작품의 주인공을 “피곤하시죠?” 라고 말하는 아내로 한정지으며 스스로 “심각한 소재부족”의 영역에 도전합니다. 물론 저도 바로 이 센스에 꽂히고 말았지만 말입니다.

바닥에 술잔을 내려놓는 장면을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원곡의 mv를 연상시키는 전개로 진행되는데, 처음 등장하는 영상 구성의 퀄리티가 상당합니다. 아내의 크로마키 소재를 분리해서 모션을 적용해 마치 디제잉을 하는 듯한 비주얼을 만들어냈는데 처음 봤을 때도 굉장히 충격적이었고 아직도 정말 찰지게 느껴집니다. 잘 보면 술잔이 부딪힐 때마다 젠 CM에 등장하는 보름달이 옅게 퍼져나가는 디테일도 볼 수 있죠. 중간중간 지나가는 좌하단의 컵 아르페지오도 아주 찰집니다.
그렇지만 대사가 “피곤하시죠?” 밖에 없으니 아무래도 가사도 그 한 마디만 계속 나옵니다. 하다못해 모브 소재의 대표격인 실전화 듀오도 대사 바리에이션이 2종류는 있는데 이분은 한 마디 뿐이니 정말 힘들어보이네요. 하지만 어찌어찌 힘을 내서 간신히 원곡의 가사 2줄 정도는 불러냅니다. 그런데 정말 TMI로, 어떤 분이 DM으로 이 부분의 가사가 좀 다르게 들린다는 말을 하셨는데 그 말을 듣고나니 저도 꼼짝없이 그렇게 들리게 되고 말았습니다. 저만 당할 수 없으니 여러분도 한 번 들어보세요.
그렇게 어떻게든 “츠카레마시타?”로 때우면서 작품의 절반 정도는 도달했는데 “아무리 소재가 없다지만 이걸로 계속 때우는 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싶어 걱정이 들기 시작할 무렵, 이 작품은 또 한 번 새로운 전개로 소재 부족을 해결합니다.


강렬한 타이포그래피가 회전하면서, 원본 광고 영상을 활용했던 영상에서 원곡 MV의 캐릭터 풍으로 그려낸 일러스트를 사용하는 연출로 장면이 전환되고 동시에 “피곤하시죠?”라는 대답에 다른 음매드 소재들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대답한다는 발상으로 소재 부족을 해결합니다. 저는 이 부분의 앞의 파트도 결코 영상 퀄리티가 낮지 않았는데, 슬슬 지루해질 무렵 음원이 풍부해지고 일러스트 연출이 등장하면서 작품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느낌이 드는 것에서 굉장한 센스를 느꼈습니다. 입고있는 옷도 원곡 MV의 염라대왕 복장으로 바뀌면서 소재들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 굉장히 잘 맞아떨어지지 않습니까? 대부분 해당 질문에 잘 어울리는 대사들을 가져왔는데, 도날드는 대체 뭘 잘했다고 “물론이지!”하고 당당하게 말하는게 뻘하게 웃깁니다. 저게 힘든 사람의 말투가 맞나요?

그리고 다른 죄인들이 모두 지나간 뒤, 마지막으로 이 소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진주인공, 남편이 직접 자리로 뛰어들어가 후렴을 부릅니다. 썸네일에서 아내가 아니라 남편 쪽이 등장했던 것도 사실은 복선이었군요. 원곡의 제목이 <2대째 염라>인 만큼, 선대 염라가 최후반 하이라이트에서 등장한다는 이 구성, 마치 <Mr Mr>에서 제일 마지막에서야 진짜 미스터 비스트가 등장할 때의 감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소재 부족 > 타 소재 활용 > 소재 확장 으로 이어지는 3단계의 구조가 원곡의 분위기와 네타에도 잘 맞아 떨어지게 설계된 부분이, 개인적으로 제가 추구하는 이런 소재를 활용한 음매드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음매드니까 가능한 연출법이라고 할까요. 왕관을 쓰고 여유롭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서 뭐라 말하기 어려운 간지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참고로 저 왕관도 뒷부분 영상을 보면, 원본 CM에 등장하는 건물들을 합쳐놓은 것입니다.
이렇게 훌륭한 구성의 작품을 만들어낸 토세 씨는 올해 YTPMV로도 상당히 많은 활동을 보여준 제작자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음식 관련 소재들을 깔끔한 영상으로 녹여낸 <Food Shop>이라는 작품도 추천합니다.
추가로, 이 작품과 함께 소개하는 연계 작품입니다.
KirisuFMDK의 <PLATINUM VERSTAPPEN> 입니다. 이 소재에 대해서 언제 한 번 꼭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이 기회에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25년에 개봉한 <F1 더 무비> 등으로 F1 레이스에 관심이 생긴 분이라면, 막스 베르스타펜이라는 선수의 이름을 한 번 들어는 보셨을 겁니다.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F-1 사상 최연소로 데뷔한 드라이버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연속 월드 챔피언을 달성한 전설적인 인물…이라고 하는데 사실 저희에겐 그다지 중요한 내용은 아니고, 24년 말부터 이 사람의 전용 응원가가 갑자기 소재로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우리에게는 과거 박지성 선수의 “위송빠레” 응원가로도 익숙한 그 멜로디를 사용한 응원가로 딱 들어봐도 꽤나 찰진 탓에 F1 관련 밈에서 자주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 여파로 서양권을 중심으로 음매드 소재로도 자연스럽게 쓰이기 시작했는데, 위 작품을 만든 KirisuFMDK 씨가 그 중심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굉장히 많은 작품들을 냈습니다. 참고로 니코니코동화에도 이 소재 전용 태그가 있는데, 音MAX입니다. 절묘하네요.
일단 대충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주로 쓰이는 저 “뚜뚜뚜두 막스 베르스타펜”이 이 소재 비중의 90%를 차지합니다. 그냥 딱 들으면 직관적으로 소재로 쓸만하다고 느껴지지 않습니까? 워낙 음성이 찰진 탓에 저는 이제 영상은 그냥 팔짱을 낀 막스가 스윽 등장하는 장면일 뿐인데도 묘하게 박진감있게 느껴지는 지경입니다. 위의 작품은 그래도 F1 경기와 관련된 다른 장면들도 소재로 쓰고 있지만, 같은 작자의 다른 메들리 형식 작품들을 보면 정말 철저하게 저 장면만 쓰이고 있습니다.
근데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팔짱끼고 절 노려보는게 좀 무섭네요. 딱히 잘못한건 없지만 미안합니다.
뭐 F1을 좋아하고 외국어 지식이 있다면 좀 더 깊게 네타를 즐기면서 F1 매드들을 즐길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아무래도 어느 쪽도 해당 사항이 없기 때문에 그저 뚜뚜뚜두만 듣고 있습니다. 위 작품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1분 8초 부근에서 원곡 백금디스코의 멜로디를 따라가다가 굉장히 자연스럽게 응원가 멜로디로 넘어가고 다시 원곡으로 되돌아오는 부분입니다. 단순하지만 노력으로는 닿을 수 없는 센스의 영역이라고 할까요. 들을 때마다 찰집니다.
여담으로 한국에서도 이 소재를 사용하는 분들이 몇몇 있어서 아마 게시이벤트 등으로 막스나 비슷한 다른 인물을 소재로 쓴 음매드를 보신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F1 음매드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한번 찾아보세요.
명반의 <팔 없는 시온학>입니다. 올해의 대표적인 밀고보는 밈1)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팔 없는 시온을 사용했습니다.
(1) 밀고보는 밈: 카이사르가 만든 용어, 제작자가 직접 만들어서 일단 밀고보는 네타나 소재의 유행을 말한다. 억지 밈과는 다르다. 밀고보고 싶다고오~! 허ㅎ….
사실 한 몇 년 전부터 명반 씨가 굉장히 은은한 광기를 가지고 있는 제작자라는 생각을 해왔는데, 올해 들어서 그 폭발력을 자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팔 없는 시온은 다들 아시다시피 게임 <트릭컬 리바이브>의 캐릭터 시온 더 다크불릿의 파생 네타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런건 전혀 중요하지 않고 정말 순수하게 팔 없는 시온에만 집중합니다.
아시다시피 팔 없는 시온의 소재는 말을 하는 음성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가사가 있는 조교곡이지만 가사 조교는 일절 없고 효과음으로만 구성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원본에 있는 두 효과음은 물론, 정말 온갖 효과음을 다 갖다박은 탓에 아주 정신사나워 죽을 지경입니다. 그 와중에 AI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3D 모델링 시온이 돌아가고 있으니 뭐 어디에 집중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텍스트로 된 상황극을 진행하는데, 여긴 또 무슨 <미루미루>스러운 텍스트로 되어있습니다. 확실히 목소리가 안 나오면 효과음을 낼 게 아니라 병원에 가야겠죠.

근데 팔이 없는 거 아니었나요?
아무튼 팔 접합 수술을 받으면 목소리가 나온다는 사실에 수술을 받기로 합니다. 수술이 잘 되나 싶었는데 거의 다 와서는 머리가 뚝 떨어져버리면서 결국 사망하고 맙니다. 올해 음매드 최악의 엔딩 TOP 5에는 무조건 들어갈 것 같습니다. 참고로 TOP 1은 이쪽입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불사의 토템을 사용해서 부활한다는 말도 안되는 연출과 함께 목소리는 안 나오지만 열심히 노래를 부르며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다시 어딘가에 갇힌 것 같은 팔 없는 시온이 보여지며 불길한 결말을 암시하네요. 근데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죠?
정말 극단적으로 소재가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원작 게임의 손을 일절 빌리지 않고 스토리텔링까지 소화해내는 명반 씨의 역량을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처음엔 그냥 웃겼는데 언제부턴가 계속 음원에 중독되어 계속 듣고 있어서 뭔가 이상해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저도 병원에 한 번 가야할 것 같습니다.
2.
이전 작품의 바로 다음 날인 1월 10일에 업로드된 <분쇄 선언>입니다. <유희왕 듀얼몬스터즈>의 등장인물 카이바 세토를 주역으로 사용한 음매드로, 제작자 호운(豪運) 씨가 제작했습니다.
소개에 앞서, 이 작품은 제가 제작한 한국어 자막이 적용되어 있으니 참고하세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음매드 소재를 하나만 고르라면 어떤 소재를 고르시겠습니까? 저는 사실 음매드를 좋아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특정 소재를 좋아한다기 보다는 특정 제작자의 스타일이나 작풍에 매료되었던 것 같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잘 만든 작품이면 뭘 쓰든 좋다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렇지만, 무조건 하나의 소재를 고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유희왕> 소재에 대한 애정이 가장 강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제가 지금까지 카드게임 장르에 관심을 갖고 좋아하게 된 시발점으로서 실물 카드게임과 애니메이션 양 쪽 모두 제 유년시절에 큰 영향을 준 작품인데다가, 아마 많은 분들이 티비플 시절에 보셨을 명작 음매드 <결투생활!>, 그리고 제 개인적인 관점으로 2018년에 나온 모든 음매드를 통틀어서 가장 체급이 높은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장 카이바 사장>과 같은 작품들이 제 음매드 경험에 큰 영향을 주었던 탓에, 아직까지도 뭐라 말하기 힘든 향수를 느끼게 되는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소재 체급에 비해 국내에서 다뤄지는 빈도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오는 힙스터스러운 이유도 조금 있고요.
그런 저에게 있어서 2025년에 유희왕 소재를 사용한 매우 정석적이고 훌륭한 퀄리티의 음매드가 나왔다는 사실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타이밍에 속으로 항상 받고 싶다고 생각했던 선물을 받았을 때의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작자인 호운 씨가 과거 다른 소년만화 소재를 사용한 <나루마스>나 <땡큐-!! 드래곤볼!!!>, <멘탈 라이토> 등의 수작들을 만든 적은 있었지만 유희왕 소재는 한 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놀랐는데요. 이 작품에서도 해당 작품들에서 보여준 호운 씨의 템포높은 강렬한 대사나열을 느낄 수 있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전반적으로 카이바의 캐릭터성을 느낄 수 있는 강렬한 대사나열로 꽉꽉 차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사나열 뿐만 아니라 음조절 소재와 조교의 음색까지 어디 하나 카이바스럽지 않은 부분이 없습니다. 제가 소재로서의 카이바를 매력적으로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 괴성 소재의 대표격인 <데스노트>나 <Z회>의 샤우팅과 약간 다른 무게감과 카리스마가 있으면서도 일반인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광기가 서려있는 특유의 톤, 다른 만화 캐릭터에서 느낄 수 없는 그 카이바스러움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에서 그 매력을 잘 살려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작품의 음원 믹싱이 꽤나 강렬한 편인데 이 점이 더욱 곡과 소재의 박진감을 살려준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믹싱이 거친 탓에 30초 부근에서는 음원에서 의문의 쇳소리가 나는 부분이 있을 수준인데요. 그렇지만 아슬아슬하게 듣기 거슬리는 음원의 영역까지는 도달하지 않으면서 음매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강렬함을 느끼게 해 줍니다. 특히 뒤에서 말할 하이라이트에서 느껴지는 박진감이 정말 대단합니다.
제 지난 10선 기사에서도 계속 어필했었지만, 저는 원곡의 흐름에 어울리게 경쾌하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사나열의 흐름을 매우 좋아합니다. 이 작품에서도 그런 부분이 잘 드러나는데, 제가 특히 꽂힌 부분은 초반부에서 정석적으로 원곡의 박자감을 그대로 따라가다가 점차 카이바의 대사 템포에 맞게 박자감이 바뀌는 부분입니다. 17초 부근의 “싸움의 생태계, 싸움의 먹이사슬” 대사를 보면 원곡 가사의 박자에 맞게 대사나열을 하다가 점차 원곡의 타이밍에서 벗어나 매 마디마디마다 대사를 빽빽하게 채워나갑니다. 덕분에 원곡보다 더 속도감있게 느껴지는데, 저는 이런 음매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원곡과 다른 느낌의 구성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형식은 조금 다르지만 작년 사계 씨의 기사에서 소개된 이 작품의 후반부 대사나열처럼 말입니다.

그렇지만 역시 이 작품의 백미, 문자 그대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사비의 인력 조교 파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 이 장면을 보았을 때 제가 느낀 강렬함과 파괴력, “하이라이트에서 터트린다”라는 보컬곡 MAD의 근본을 정말 잘 살려내는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합니다. 원곡 pv의 자세를 연상시키는 자세를 한 채로 아주 약간의 모션만 들어간 채 서 있는 카이바와 이에 대비되는 보컬의 강렬함을 그대로 전달해주는 가사의 타이포그래피의 현란함. 제가 추구하는 “멋있는 음매드”의 교과서적인 구도라고 할 수 있는 음원과 영상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그 뒤에서는 갑자기 이 작품을 연상시키는 모션의 카이바 일러스트가 등장하면서 둠칫 둠칫 움직이는데 이게 앞에서의 진중한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라 좀 웃깁니다. 앞에서 기껏 잘 어울리는 포즈의 일러스트를 구해놓고 왜 굳이 이 형식을 리스펙트한 걸까요?
영상도 굉장히 멋있지만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 조교에서는 단순히 인력 조교뿐만 아니라 원곡의 가사를 개사하면서, 해당 개사를 한 부분의 단어들은 음조절없이 그대로 사용하는 기법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연출은 볼 때마다 제작자의 소재를 다루는 센스가 잘 느껴져서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데요. 하이라이트에 등장하는 “오벨리스크”, “죽음의 덱 파괴 바이러스”, “블루 아이즈” 등의 구절은 모두 원작에서 카이바가 사용한 카드와 관련있는 단어들입니다.


마지막으로 후반에 등장하는 원곡의 WOWOW~ 부분을 아템(어둠의 유희)이 부르는데, 처음에는 AIBO(파트너)를 외치는 소재를 음조절했다가, 그 다음엔 원곡 가사 그대로, 마지막에는 다시 처음의 AIBO로 돌아가는 이 A-B-A 구조가 묘하게 마음에 듭니다. 무슨 클래식 음악 감상문처럼 되어버렸는데 의식하고 들어보면 사이사이의 대사나열과 이어지면서 상당히 안정감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저만 그렇다면 아님 말구요.
추가로, 이 작품과 함께 소개하는 연계 작품입니다.
유우시의 <큐우 후루후루니…>입니다. 같은 소년만화인 <나루토>, 정확히는 해당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파생 밈인 <나루토스>를 소재로 하는 음매드입니다.
사실 제가 나루토라는 작품도 잘 모르기 때문에 거기서 나온 나루토스도 정말 일부분 밖에 모르는 지라 나무위키 이상으로 설명할 자신이 없으니 인용하자면, 일본의 <나루토 스레드> 게시판이 앞의 4글자만 잘려 보여서 자연스럽게 나루토스라고 읽게 된 것에서 유래한, 해당 스레드 출신의 밈들 정도로 소개할 수 있겠습니다. 국내에서 비슷한 느낌의 밈을 찾자면 “도황 진짜 씹간지네”나 “아아~ 이런 곳에서 쓰고 싶지 않았는데!” 등이 있겠네요. 국내에서도 이타치의 “너는 내게 있어서 새로운 빛이다!” 장면이나, 해피밀 세트 피규어 정도는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요.
제가 늘 느끼는 점인데, 새우딱딱한게장 씨나 [kyoro] 씨처럼 YTPMV적인 음원에 강한 음매드 제작자의 보컬곡 음매드에서 들을 수 있는 풍성한 반주와 믹싱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이 작품도 찰진 반주와 대사나열 덕분에 네타를 잘 몰라도 일단 기본적인 음원 체급이 상당히 높습니다. 거기에 영상은 원작 만화의 장면을 사용한 이미지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는데, 올스타 구성의 대사나열 분위기를 더욱 살려내고 있어 제가 좋아하는 떠들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참 좋습니다.
밈을 활용한 유쾌한 분위기를 기본적으로 깔고 있는 작품이지만, 그럼에도 후반부 하이라이트에서는 묘한 감동이 느껴지는 것도 포인트입니다. 분명히 보컬은 그대로 강렬한 괴성조교가 이어지는데도 원곡의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나루토 원작의 서사로 이어가는 전개는 <주간 소년 점프 합작>과 같은 순수한 정통파 매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맛이라고 할 수 있죠. 마지막을 조교가 아닌 대사로 끝내는 구성이 굉장히 여운이 남고 좋습니다.
아 그리고, 같은 제작자의 같은 소년 점프 소재 음매드인 <사이어 댄서>도 아주 찰집니다. 제작자가 같아서 굳이 따로 소개하긴 뭐하니 연계의 연계로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예전에 미완성으로 트위터에 183 버전을 올렸을 때, 꼭 완성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보게 되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모모모아지의 <과자 선언>입니다. <분쇄 선언>만 아니었어도 카이사르 선정 올해의 굿바이 선언 음매드 1위를 차지했을 비운의 명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사실 앞부분만 보면 그냥 굉장히 자주 볼 수 있는 블루 아카이브 캐릭터 음매드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는 가벼운 음매드입니다. 제가 블루 아카이브를 잘 몰라 찾아보니 “유라키 모모카”라는 명란젓맛 과자를 굉장히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하네요. 귀여워서 좋긴 한데 "그냥 이대로 하이라이트를 부르는 건가…?" 싶은 시점에서 갑자기 편의점으로 들어가는데,

실존하는 과자 제품명만 가지고 하이라이트를 부른다는 발상으로 분위기를 사로잡습니다. 흡사 <우주TRIP>이나 <버그 온라인>을 연상시키는데요. 저는 이런 음매드에서의 발음 장난의 절묘함이 참 좋습니다. 특히나 일본어는 언어 구조 특성상 이런 라임 맞추기에 특화되어 있어서 가끔은 좀 부러울 때도 있네요. 잘 들어보면 앞부분과 뒷부분의 과자 조합이 묘하게 다른 점도 포인트입니다.

허접?!
3.
1월 30일 업로드된 <마인크래프트 효과음으로 사이언스>입니다. 제작자는 <움직이지 않았는데 더윈크래프트>로 128만 조회수, <마인크래프트 효과음으로 Bling-Bang-Bang-Born>으로 무려 458만 조회수를 기록한 gmail어카운트 씨입니다. 참고로 니코니코동화에 올라온 버전의 제목은 <사이언스크래프트>, 니코동 계정명은 壱円(일엔) 입니다.
솔직히, 1년 전으로 돌아가서(절대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지만) 그 당시의 저에게 10선 작품으로 마인크래프트 효과음 소재를 쓴 음매드를 고르게 된다고 말한다면, 절대 믿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마인크래프트나 포케로이드(포켓몬스터의 울음소리를 소재로 쓰는 작품의 태그)처럼 대사의 비중이 없는 효과음의 범주에 속하는 소재들을 그렇게 즐겨 보는 편이 아니라서, 이 작품도 제가 직접 찾아서 본 음매드는 아니었습니다.
어떤 분의 추천으로 별 생각없이 보게 된 작품이었는데, 사실 보면서도 꽤 공들였구나… 정도의 감상이었고 노래도 이 작품으로 처음 듣게 되어 괜찮은 노래라고 생각이 든, 정말 그 정도의 인상이었는데… 근데 계속 생각나기 시작하더니 한동안은 하루에 한 번 이상은 무조건 들었을 정도로 중독되고 말았습니다. 제가 어쩌다가 이 작품에 빠지게 되었는지 제가 생각하는 이 작품의 대단한 점을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작품의 매력은 효과음을 단순 가공을 통한 음조절 소재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마치 대사나열을 하듯 원 소재를 그대로 살려내고 있는 점입니다. 제가 마인크래프트 소재에 대한 약간의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이유도, 보통 YTPMV 스타일로 가공되어 정말 음조절의 요소로만 사용되는 것에서 비롯한 것이었는데, 이 작품은 보컬곡을 선곡하면서 효과음을 대사나열하듯이 곡의 흐름에 맞게 자연스럽게 이어가고 있으며 그 결과 일종의 서사적 흐름이 생겨났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음매드를 볼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분 중 하나가 작품의 서사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서사라는 것은 제작자가 인위적으로 스토리를 넣은 작품, 예를 들어서 <QMQP I>나, <그런 천본앵으로 괜찮은가?>같은 음매드 뿐만 아니라 곡에 소재를 녹여내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일종의 흐름에 가까운 것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그냥 흐름이라고 하는게 낫지 않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 음매드의 좋은 흐름은 언어적이지 않은 부분까지 포함한(흔히 그냥 찰진 대사나열이나 음조절이라고 말하는 음원들의) 부분에서도 느낄 수 있는 좀 더 큰 범위라는 느낌이고, 서사는 그 중에서 일종의 언어로 느낄 수 있는 네러티브적인 부분에 해당된다는 느낌으로 평소에 음매드를 보고있습니다.
넓은 범주에서 보면, 제가 지금까지 골라온 10선 음매드들 모두 서사가 좋아서 뽑았다고 봐도 좋다고 생각하며, 단순히 귀와 눈이 즐거운 음매드 이상으로 좋아하게 되는 작품은 이 서사적인 매력이 있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제가 이 음매드를 고평가하는 이유는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소재 자체가 정말 “효과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에도 거의 어떠한 텍스트나 대사 없이 이 서사를 잘 살려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설명이 조금 거창해지고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흐름을 짚어가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 기사에서 지금처럼 별로 재미없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이렇게 분리해서 적으려고 하니 재미있는 부분만 보고 싶으시다면 지금 당장 이 기사를 끄고 <이 작품>을 보시면 됩니다.
이 작품은 얼핏 보면 그냥 마인크래프트 효과음이 쭉 사용되고 있는 듯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곡이 진행됨에 따라서 소재의 밀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트로 부분은 단순하게 박자에 맞게 효과음을 비트의 느낌으로 나열하고 있지만, 뒷부분으로 갈수록 사용되는 블록의 종류가 다양해지는 것은 물론, 특정 블록의 형태가 바뀌거나, 여러 블록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 식으로 좀 더 구체화된 구성을 선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단색 배경의 평면적인 원곡 pv의 화면에 제작자가 직접 모션과 블록의 화면 상에서의 공간감을 조절하며 점차 깊이있는 영상 구성으로 나아갑니다. 이러한 작품의 업그레이드는 작년에 소개했던 <나무에 빠져있었더니 지나쳐버려 정어리>와도 유사한 부분이 있네요.
위에서 말한 대사나열 식의 효과음 구성도 점차 두드러지는데, 예를 들어 27초의 “마다 맛테루 이키루 이미오” 부분에서의 좀비 울음소리나 그 뒤의 폭발음과 모루의 재련 소리, 가스트 울음소리로 이어지면서 하이라이트로 들어가는 구성은 확실하게 원곡 가사의 운율과 곡의 박자감을 살려낼 수 있도록 의도된 효과음들을 모아서 구성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특히나 저 가스트의 “아아-”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킥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 초반부터 계속 효과음에 대응되는 영상 소재들을 화면에서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지만, 하이라이트부터는 정말 상당한 노력이 들어갔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영상 구성이 인상적입니다. 가운데에서 춤을 추고 있는 테토의 움직임과 연결되도록 아이템들에 모션을 적용한 것이 느껴지시나요? 개인적으로 요 근래 보았던 음매드중에서 사용한 음원 소재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방식 중 가장 좋았습니다. 마지막에 보면 테토가 엔더 진주를 화면 뒤로 던져서 그 효과로 화면 뒤로 순간이동되는 연출이 나오는데 이런 센스에서 제작자의 소재 이해도와 곡과 소재를 연결하는 능력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이라이트를 거치며 더욱 높아진 음원 밀도와 함께 후반부로 진입하는데, 여기서도 단순히 아무 소재나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곡의 흐름에 맞는 소재의 흐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이 마법이 희미하게 빛난다면” 이라는 가사에서는 실제로 화면을 어둡게 만든 뒤, 마인크래프트에서 빛을 내는 아이템들만 모아서 장면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서는 작품의 제일 마지막 부분에 가서야 마인크래프트에서 실제 음악 소리를 연주할 수 있는 아이템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만약 처음부터 단순히 음원의 완성도를 위해서 이런 악기 소리 효과음들을 사용해서 음원을 구성했다면, 절대 지금의 이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감흥을 느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저는 이 노래를 이 작품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곡의 흐름에 너무나도 잘 맞게 흘러간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이러한 제작자의 센스와 노력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이 작품과 함께 소개하는 연계 작품입니다.
모르는 사람의 <하나 둘「팬클럽」REMIX>입니다. 이 작품은 원작이 있는 리메이크 음매드로, 제가 만들었던 <하나 둘「팬클럽」>의 리메이크입니다.
저는 원래 이런 리메이크를 좋아하고, 특히나 자기가 만든 음매드를 모르는 사람(고유명사)이 리메이크해준다고 하면 절을 500번해도 모자라겠지만, 이 작품은 제가 원작을 만들면서 소재를 원곡에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했던 부분들을 제작자 특유의 스타일로 더욱 강화했다는 점에서 특히나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우선 이 작품은 원작보다 약간 빠른데, 제목에서도 나타나는 리듬세상의 리믹스 스테이지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좋습니다. 원작 게임들이 나오는 부분에서도 제가 사용한 스테이지뿐만 아니라 추가로 다른 스테이지를 합치거나 바꾼 부분들이 있어 확실하게 리메이크했다는 감성이 잘 느껴집니다. 특히 초반의 <팬클럽>의 가사가 나오는 부분에 여러가지 게임들을 함께 구성했는데, 이 스테이지에 맞춰서 옆에서 팔을 흔드는 사람이 온갖 모습으로 바뀌는게 좀 얼탱이 없습니다. 그냥 크로마키를 적용하고 단색 레이어로 복장을 바꾸는게 무슨 아메게이 음매드 영상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후반 하이라이트에서 제가 썼던 <팬클럽>의 보컬 뿐만 아니라 <레슬러 기자회견>을 가져온 것도 가사와 잘 맞아 떨어져서 처음 봤을 때 굉장히 놀랐습니다. 전반적으로 영상에서 모르는 사람 씨의 스타일이 묻어나는 것이 참 좋네요. 다시 한 번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이 올라온 3월 28일의 전날에 <닌텐도 다이렉트>에서 리듬세상 시리즈의 스위치 신작이 발표되었습니다. 올해가 기대되네요.
4.
이전 작품의 바로 다음 날인 1월 31일 업로드된 <푸리나의 어린이 파스타 런치 Disco>입니다. 지금 10선 작품 4개를 소개하는 동안 아직도 1월을 못 넘어가고 있는데 저도 솔직히 뭔가 잘못된 것 같긴 합니다. 제작자는 <테크쿠라린>, <[오토그루브]테・크챤의 OMG 뽕짝대백과> 등으로 유명한 그 테크챤입니다. 지금 채널명은 뭐 어떻게 읽으라는건지도 잘 모르겠으니 그냥 여기서도 테크챤으로 부르겠습니다.
작년의 10선 기사에서 테크챤 스타일의 음매드들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저 역시도 그 영향을 받은 나가라 씨의 <정어리가 땅 속에서 자라난다> 작품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올해도 이러한 스타일의 작품들을 합작이나 개인작으로 종종 볼 수 있었고 그러한 와중에 테크챤 본인도 꽤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이 작품이 가장 좋았습니다. 사실 저도 2025년에 요괴 디스코를 선곡한 음매드를 10선에 선정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 사람 손에 들어가면 평범한 선곡도 평범하지 않게 되어버리기 때문에 방심할 수가 없습니다.
이 작품은 게임 <원신>의 푸리나를 단일소재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 채널에 올라오는 음매드가 대부분 올스타 소재에 가까운 구성이었기에 처음에 꽤 놀란 포인트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원신 역시 해본 적이 없습니다만 이 푸리나는 같은 게임의 호두와 함께 음매드 소재로 꽤나 친숙합니다. 특히 이 작품에서 쓰이는 “미트 소스로 먹는 거야~” 장면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 <바보통신> 음매드 덕분에 잘 알고 있었는데요. 이 작품 역시 분량이 많지 않은 대사로 박자를 가지고 노는 수작이므로 안 보셨다면 한 번쯤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작품을 보면, 초반부는 굉장히 미니멀한 구성입니다. 첫 대사 이후에는 음원이 거의 원곡 그대로인 부분까지 있을 정도이죠. 그 뒤로도 원본 대사만을 활용한 대사나열이 이어지지만, 영상에서는 테크챤 특유의 감성이 들어간 모션이나 이미지 연출 등이 이어집니다. 사실 이 부분까지만 해도 처음 볼 때는 뭔가 느낌은 있지만 아직 감이 잘 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플래시 애니 <모스카우>를 연상시키는 장면과 섞이더니 “일본의 수도는?” 이라는 질문에 “폰테인”이라고 답합니다. 제가 요즘 일본을 못가봐서 그런데 정말인가요? 그 뒤로는 또 갑자기 고양이 밈 영상들이 나오는데 저는 여기서 특유의 발버둥치는 고양이에 ai가 먹여진 이미지가 너무 하찮게 보여서 계속 생각납니다. Happy Happy Happy~

이 시점에서 (제작자가 제작자인만큼 처음부터 든 생각이긴 했지만) 평범한 원신 음매드는 전혀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 때 쯤, 정말 예측하기 힘든 전개로 이어지는데 갑자기 요괴 디스코에서 전혀 다른 노래로 넘어가버립니다. 제가 자세히 찾아보지는 못했는데 영상을 보면 아마도 원신 원작과 관련된 pv에 등장한 노래겠죠? 그런데도 음원의 흐름은 너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 신기합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또 다시 노래 <소녀 A>를 부르는 푸리나로 이어집니다. 이번엔 아까와는 다르게 확실히 아는 노래이긴 한데… 이 노래를 <요괴 디스코>와 섞는다는 발상을 대체 어떻게 떠올릴 수 있었을까요? 그 전에는 원신 원작과 관계성이 있다는 네타에서 떠올릴 수 있는 발상이라고 쳐도, 이 타이밍에 AI 보컬까지 써가며 소녀 A가 나온다는 구성은 저처럼 작품 제작 전 각 파트별로 어떻게 만들지 미리 정해두고 음매드를 만드는 타입의 인간에게는 평생 닿을 수 없는 경지처럼 느껴집니다. 그와중에 중간중간 파스타.. 파스타..로 담담하게 추임새를 넣는데 계속 생각납니다.
이제 특유의 하이라이트를 남겨둔 상황, 이 곡을 쓴 작품의 80% 이상은 리스펙트하는 일명 <DVD> 연출을 아무래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하지만 이 작품이 올라온 채널을 생각하면 뭔가 전혀 다른 느낌이 나올 것도 같고.. 하면서 작품을 보는데, 푸리나가 “미트 소스로 먹는 거야~”를 부르더니 갑자기 한 번 쉬어갑니다. 뻔한 전개도 아니고, 그렇다고 엄청난 기교나 변주가 쓰인 부분도 아닌데 그냥 이 잠깐의 공백으로 생겨나는 하이라이트 직전의 분위기에 뭔가 몰입되게 됩니다.

그 후 찰진 비트와 함께 신나는 하이라이트로 진입하는데요, 여기서 개인적으로 “미트 소스로 먹는거야~”의 활기찬 말투와 그에 대비되는 뭔가 차갑고 무신경하게 들리는 “파스타”의 대비가 좀 많이 마음에 듭니다. 분명 같은 맥락의 문장에서 따온 두 소재일텐데 말이죠. 영상 역시 오히려 앞의 대사나열보다도 훨씬 더 절제되고 단순한 구성으로 되어있어 깔끔하지만 정석은 아닌 이 오묘한 느낌이 매력적입니다. 아니 그리고 pastasta라는 단어가 실제로 있나요?
이 작품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인 빠르고 찰지게 끊어내는 초중반부의 대사나열이나, 중반부의 전혀 상관없는 밈 이미지와의 조합, 예측불허한 곡 매쉬업, 하이라이트 직전 한번 쉬어가는 타이밍, 상반되는 느낌의 두 대사의 활용… 이것들 중에서 몇 가지만 있는 작품이었다면 좋은 작품일 수는 있어도 이렇게 오래 기억에 인상을 주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이 모든 요소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하나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면서 제 기억에서 계속 남아있습니다. 대체 어떻게 이런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을까요? 만약 이 모든게 계획적으로 들어간 요소라면 정말 범접할 수 없는 구상력의 소유자라고 생각하고, 정말 센스 하나만 가지고 넣는 거라면 그것도 솔직히 말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어느 쪽이든 무섭네요 테크챤…
추가로, 이 작품과 함께 소개하는 연계 작품입니다.
나가라의 <오토멜로디>입니다. 참가자는 별도로 공지되어있지 않지만, 같은 채널에 올라온 <Haunted Dance 154>, <캬라멜단센>과 같이 각 파트별로 나누어진 합작입니다.
사실 이 작품은 다른 분들도 무조건 한 명 이상은 소개할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막상 제가 정말너무좋아서미쳐죽을거같은 작품까지는 아니긴한데 여기서 연계로 소개할 다른 작품 후보가 마땅히 없어서 혹시나 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간단히 가져왔습니다.
원곡은 애니메이션 <부탁해 마이멜로디>의 오프닝곡인데, 저는 솔직히 이 작품에서 처음 들었고 솔직히 이젠 원곡을 들어도 그냥 이 작품 생각밖에 안납니다. 가사가 있는 곡이긴 하지만, 이 합작에서는 전체적인 음원을 대사나열에 음조절을 적용한 구성으로 이어가는 YTPMV스러운 음원으로 만들어냈는데 덕분에 중독성있는 대사 파트들이 생겨나서 들을 때마다 계속 귀에 익습니다.


소코노 키미~ 후지타 코토네데스~
음원도 중독적이지만 영상 역시 이 채널의 감성이 느껴지는 높은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파트 별로 제작자마다의 세세한 디테일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동일한 컨셉을 가지고 있어 합작이지만 통일감이 느껴지는 점이 참 좋네요.

츠쿠리마쇼~ 츠쿠리마쇼~

도시테.. 나제카 시 라~
취소합니다. 정말너무좋아서미쳐죽을것같습니다. 참가자 여러분 모두 평생 합성하십시오.
5.
드디어 1월을 넘어 3월 3일 업로드된 <실례합니다, 슬슬 매니매니마니마니 쪽을 부탁드립니다~↑> 입니다. 제작자는 23년도 음MDM-天- 합작에도 참여하였으며 스파이다마 소재를 비롯한 본인만의 사적 올스타 소재로 유명한 와타쿠시씨(わたくし氏) 씨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유형의 음매드는 경쾌한 음매드입니다. 신나는 선곡에 찰진 음원, 유쾌함을 겸비하면서도 지나치게 웃기는 데에 치중하지 않고 분위기를 터트리는 것에 집중하는 일종의 콘서트같은 음매드야말로 제가 생각하는 가장 정석적인 음매드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작품이 바로 올해 나온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이 조건에 부합하는 수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고민없이 바로 10선 작품으로 선정했습니다.
제작자인 와타쿠시씨 씨는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일본 음매드 제작자 중 한 명이기도 한데요, 위에서 말한 경쾌한 분위기의 신나는 음매드에 특화된 작품 스타일의 소유자로 특히나 영상의 큼직한 텍스트 모션과 컬러풀한 색감, 찰진 반주와 대사나열의 믹싱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습니다. 특히나 원 소재의 대사를 크게 변형하지 않고 곡의 분위기에 맞게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연출 기법은 제가 음매드를 만들 때도 중요시 여기는 부분 중 하나여서 자주 참고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작품의 소재는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의 아베 나나(우사밍), 그리고 여기서 파생된 단역 소재인 스태프로, 유일한 대사인 “실례합니다, 슬슬 준비 부탁드립니다~”라는 대사에서 따서 니코동 태그로는 “소로소로이드”라고도 불립니다. 특유의 “Oh~”로 시작하는 용궁생활 음매드의 원조격인 <준비적 우사밍 생활>이나 소재 분량에 반비례하는 압도적인 구성의 <준비-NEW-WORLD>등의 명작을 남긴 17~18년도의 대표적인 모브 소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제가 개인적으로 이런 단역 소재를 또 상당히 좋아하기 때문에 오랜만에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선곡 역시 제가 예전에 제작한 적도 있는, 신나고 경쾌한 애니 오프닝곡하면 빼놓을 수 없는 <매니매니마니마니>로 여름의 상쾌함을 느낄 수 있는 명곡인데요. 작품 시작과 함께 우사밍의 경쾌한 대사나열로 분위기를 이어가는데, 하필 스태프 옆의 벽 때문에 기껏 잘 만든 영상의 절반 이상이 가려지고 있습니다. 자꾸 가리는 탓에 결국 자막으로 방해(邪魔)라고까지 일침을 하고 나서야 방해였던걸 알게됩니다. 눈치가 너무 없네요.


모브 소재라면 피할 수 없는, 최소한의 대사 소재만으로 어떻게든 장면을 이어나가야하는 과제는 아까 전의 <젠>에 이어서 여기서도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데요. 할 수 있는 말이 이것밖에 없으니 일단 말을 걸어보는데, 우사밍이 뭔가 화가 난 것 같습니다. 근데 그야 오프닝에서 기껏 만든 영상 절반을 가렸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겠죠. 그럴 만 합니다.

그러더니 이번엔 음원의 대사 구성은 방금과 완전히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클럽처럼 바뀐 영상과 추가된 반주로 신나는 분위기를 끌어 모읍니다. 음원이나 영상이나 그렇게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데도 아주 간단하게 분위기를 내는 점이 참 좋네요. 그 뒤부터는 자연스럽게 아베 나나의 대사들로 넘어가면서 소재를 확장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하이라이트에 들어가기 전에 일종의 각오와 같은 느낌을 주는 대사들을 사용했는데, 저는 이런 분위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기승전결에서 승에서 전으로 넘어가려 하는 그 고조되는 분위기를 잘 살려내는 음매드는 들을 때마다 기분이 참 좋습니다.


대망의 하이라이트는 말이 필요없는 명작, <정말로 마니마니>를 리스펙트한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놓치기 쉬운데, 여기서의 “슬슬 준비 부탁드립니다~”는 스태프가 아니라 우사밍의 대사입니다. 즉, 이 부분은 인력조교를 한 것인데, 솔직히 처음에 이걸 직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했을 정도로 굉장히 자연스럽게 들려서 놀랐습니다. 그 뒤의 “전차로 향하면” 부분에서 우사밍의 손짓에 맞게 텍스트가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이 부분도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9년 정도 전에는…” 이라는 의미심장한 대사와 함께 이 소재하면 절대 빠질 수 없는 <BE MY BABY>가 등장합니다. 과거부터 음매드를 보신 분이 아니라면 이젠 모르는 분도 많을 것 같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일본의 밴드 COMPLEX의 노래 <BE MY BABY>의 MV에 아베 나나와 사토 신의 얼굴을 합성한 BB 소재가 밈으로 유행한 것으로, 특유의 춤을 추는 영상에 다른 인물의 머리만 합성한 영상은 아마 한 번쯤은 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소로소로이드도 17년도 이후의 유행인데, 이쪽은 아얘 16년 초의 유행이라 굉장히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연출인데요. 참고로 제작자는 16년도에 10세였습니다. 거짓말이지…?
제목이나 썸네일에서는 꽁꽁 숨겨놓았다가, 최후반 하이라이트에서야 국룰 소재를 등장시킨다는 연출은 문자 그대로 열광하게되는 포인트죠. 니코동에서 코멘트와 함께 감상하면 그 열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음원에서는 정말 철저하게 “BE MY BABY”만 쓰는 것도 좀 웃기고요. 이런 다같이 볼 때 더욱 분위기가 폭발하는 음매드도 참 좋습니다. 그래서 실은 이 작품을 곧 있을 오프라인 행사인 <오픈라인>에 송출 작품으로 추천하면 참 좋았을 텐데, 제가 그걸 지금 깨달아서 추천은 못했습니다. 그냥 개인적으로 모여서 보십쇼.
추가로, 이 작품과 함께 소개하는 연계 작품입니다.
kagerio의 <쿵푸배틀 천진반점 단풍산지점>입니다. 이쪽도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의 아이돌 야마토 아키를 소재로 사용했으며 해당 캐릭터의 생일을 기념하는 음매드이기도 합니다.
카게리오 씨는 대사나열에 특화된 스타일의 대표적인 제작자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도 이전에 <고루제>를 10선에서 소개하면서 수려한 대사나열과 이를 받쳐주는 찰진 반주, 박자감있는 영상을 호평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도 그런 강점들을 느낄 수 있는데, 솔직하게 이런 스타일의 음매드가 이렇게까지 좋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상당히 빠졌습니다.
사용된 원곡을 원래도 메들리에 수록된 부분으로 알고는 있었는데, 이 작품을 여러 번 들으면서 상당히 빠지게 되었습니다. 중화풍의 멜로디와 곡의 전개가 상당히 제 취향이네요. 무엇보다 이 작품이 그러한 곡의 분위기를 더욱더 살려주는 요소들로 되어 있어서 더욱 빠지게 된 것 같습니다. 대사 사이사이에 효과음을 넣은 부분이 있는데, 덕분에 음원의 박력도 생겨나고 분위기를 살려내는 것이 참 좋습니다. 덕분에 이 곡은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 번 만들어보고 싶을 정도네요.
중간에 순수하게 음조절로만 진행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이 부분에서 켄시로를 연상시키는 쨔자자자자-! 하는 기합을 내는 음원 소재가 쓰이는데 이게 좀 많이 찰집니다. 진짜 이런 발성을 내는 원 소재가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로 말이죠. 최후반부에서는 다른 멤버들이 한 마디씩 대사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서 마지막의 마에카와 미쿠가 큰 소리로 치는 대사가, 자연스럽게 그 뒷파트의 음조절로 넘어가는 연출이 마음에 듭니다.
전체적으로 영상에 기술력이 많이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딱 필요한 정도의 찰짐만을 느낄 수 있는 음매드스러운 영상이라고 생각해서 더 정감이 갑니다. 사실 대사의 박자감에 맞는 소재와 자막의 모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습니까? 결코 대충 때웠다는 느낌 없이 모든 부분에서 작품의 분위기를 살려내기 위한 노력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6.
3월 29일 업로드된 <실사 장미의꽃> 입니다. 제작자는 kaishoki(회초귀) 씨이며, 소재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거 한국에서 소소하게 유행하다가 <초한국음매드특집> 방송을 계기로 일본에 알려지게 된 <실사 북두의권>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우선 작품 소개에 앞서, 이 작품을 제작한 회초귀 씨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위에서 올해를 돌아보면서 한국 소재를 외국에서 사용하는 경우나, 한국 음매드 문화가 전파된 사례가 많이 있었다고 이야기 드린 바 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그런 면에서 가장 이해도가 깊은 제작자가 회초귀 씨가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소재를 사용한다 정도의 측면이 아니라 그 활용이나 작품의 센스에 있어서 어떨 때는 현지인 이상으로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단순 유행 소재가 아닌, “도청장치가 들어있습니다” 뉴스나 제가 살면서 들어본 적도 없는 “과외사기” 뉴스 보도 같은 것을 어디서 찾아와서 사용하지 않나, YTPMV에 있어서 동인천프로젝트, 징울산프로젝트 등으로 대표되는 국내 소재도 즐겨 사용하며,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소재는 역시 통일교, 신천지, 허경영 등의 컬트(사이비) 소재라고 할 수 있겠죠. 실은 위에서 말한 <핫키리>, <인간 메시아> 등으로 유명한 <#소리MAD릴레이 의 14파트>를 맡아주신 문익명(AKX652) 계정의 소유자가 바로 회초귀 씨라는 사실이 올해 있었던 어느 인터뷰로 밝혀진 바 있습니다. 저도 솔직히 저 계정이 부계정이라면 아마 회초귀 씨일까? 라고 생각했지만 소리MAD릴레이 이후로는 그래도 아마 한국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강했는데 밝혀지고 나니 예상을 아예 못한게 아니었음에도 충격은 충격이었습니다.
이 작품의 소재선정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실 회초귀씨는 실사 북두의권 유행이 일본으로 퍼지기 전인 2023년 경에 이 소재를 이미 사용한 바가 있습니다. 이 실사 북두의권이라는 비디오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일본의 스펀지와 비슷한 방송 <트라비아의 샘>에서 소개된 적이 있는데, 이 작품에서도 그 클립 역시 사용되고 있죠.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오프닝과 해당 소재 정도가 쓰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이 소재에 대해서 원래 좋아하던 저보다도 길게 파고들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선곡 이야기도 하자면, 특유의 구성으로 자주 리스펙트되는 YTPMV 선곡 <Roses are red>를 사용했습니다. 찰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노래인만큼 저도 정말 좋아하는 곡입니다. 특유의 영상을 박자에 맞게 재생했다가 역재생하는 연출이 국룰인 곡인데, 이게 실사 북두의권 오프닝의 기묘한 자세들이랑 굉장히 잘 맞아 떨어져서 좋습니다. 무엇보다 이 소재를 쓴다면 메인 음조절은 역시 “오오!”를 쓰지 않을 수 없는데 확실하게 잘 살려주고 있어서 좋네요.
그런데 이 작품, 실사 북두의권만 쓰는 것이 아니라 뭔가 비슷하게 보이긴 하는데 우리가 아는 실사 북두의권이랑은 조금 다른 소재들도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동시기에 나온 다른 무허가 실사화 작품들이라고 추측은 가긴 하는데, 제가 써본 적은 커녕 본 적도 없는 소재들이니 대체 이런 건 어디서 구해왔는지 짐작이 안 갑니다. 유튜브 영상 설명을 보니 <대만 북두의권>, <실사 용의아들>, <실사 드래곤볼>, <깡다구 화이터>, <정신나간 유령>이 사용된 소재 목록인 것 같은데 다른건 그렇다치고 마지막 2개는 대체 무슨 작품일까요? 특히 마지막은 누군가가 <Haunted Dance>로 만들어주면 참 좋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이런 처음보는 소재들을 다루고 있음에도 특유의 열화된 영상과 음원이 주는 분위기가 굉장히 매력적입니다다. 통일교 소재를 쓰실 때도 그렇지만, 회초귀 씨는 이런 선명하지 않은 소재를 다루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항상 생각합니다. 하이라이트의 보컬 대사조교는 언제 들어도 너무 찰지네요. 이어지는 뒷부분에서는 그 명곡을 부른 왕룡 감독의 무술지도 장면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다른 무허가 실사화 작품들이 나오는데 여기 대사들이 개인적으로 기억에 잘 남는 것 같습니다. 특히 “여기서부터는 저승이에용~”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뭐 대충 어떤 장면인지는 알겠는데 저 톤이랑 저 대사를 쓸 생각을 한게 좀 웃깁니다. 대사만 있는 것도 아니고 현수막으로 "잘 오셨습니다. 여기부터 저승입니다."라고 영어까지 병기해서 적어놓았는데, 뭐 저승에 온게 그리 좋은 일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환영해주는걸까요? 아무튼 저승만 다른 단어로 바꾸면 일상 생활에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대사니까 여러분도 한 번 써보세요.

추가로, 이 작품과 함께 소개하는 연계 작품입니다.
같은 곡인 김에 한 번에 묶어서 소개합니다. 로얄202의 <사적 애슬래틱>과 magnalay의 <케이온으로 애슬래틱>입니다.
마리오 애슬래틱 테마곡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 YTPMV 선곡입니다. 이걸 듣고 안 신나할 사람은 없을거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사용된 소재 측면에서 두 작품이 대비되는데, <사적 애슬래틱>은 말그대로 제작자의 사적 올스타 소재를 총집합한 구성이고, <케이온으로 애슬래틱>은 이런 작품에서 보기 드문 애니메이션 <케이온!> 단일 소재를 사용한 작품입니다.
<사적 애슬래틱> 쪽은… 그냥 정말 찰집니다. 제 개인적인 음원 취향으로는 올해나온 애슬래틱 음매드 중에서 이 작품의 음원이 가장 듣기 좋고 중독적이었습니다. 이걸로 설명은 끝이라 더 드릴 말씀은 별로 없습니다. 어… 좌우반전되는 이마다케다부치타베미가 아주 귀엽습니다.
<케이온으로 애슬래틱>은 제작자 특유의 날카로운? 음원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 대사나열이 특징적입니다. 단순 YTPMV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을 살려내는 점이 좋은데, 초반에 대사나열 중간에 원곡의 음대로 기타를 치는 장면이라던가 후반부에서 슈퍼 마리오 월드 게임을 하는 전개로 이어가서 급 게임 실황을 하는 전개로 이어가는 등 센스가 있는 구성이 좋습니다. 그리고 실은 제가 살면서 처음 입문한 서브컬쳐 애니메이션이 바로 <케이온!> 이어서 더욱 정감이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참고로, 연계의 연계로 로얄202 씨의 <Roses are red> 작품도 있습니다. 이 작품은 특유의 대사 흐름과 거기에 맞춘 소재들의 등장 모션이 상당히 좋습니다. 후반 하이라이트에서는 독자적인 영상 연출을 보여주는 것도 재밌고요. 덕분에 이 작품도 많이 리스펙트되고 있습니다. 늘 느끼지만 새로운 유행의 템플릿을 만들어내는 제작자들이 정말 대단한 것 같네요.
7.
5월 2일 업로드된 <M2 - 로스트 델루전>입니다. 합작 본편은 4월 30일에 공개되었으며, 제작자는 통일교 소재하면 빼놓을 수 없는 문익명(AKX652), 즉 아까 소개했던 회초귀 씨입니다.
이 작품을 10선에 선정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제가 10선 선정에 큰 기준은 없다고 했으나, 저는 보통 메들리 합작의 단품은 10선 후보에서 처음부터 제외하고 있으며, 더구나 이 파트의 제작자는 이미 다른 작품으로 10선에 들어있었던 회초귀 씨였기 때문에 최대한 같은 제작자의 작품은 겹치지 않는 걸 선호하는 저에게 있어서는 이 파트의 단품을 고를지 말지가 큰 고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을 결국 고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 파트의 단품이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메들리 합작의 한 파트를 훌륭하게 구현해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계속 강조해온 음매드의 좋은 흐름은 비단 개인작에서 뿐만 아니라, 메들리의 한 파트 안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나 M2처럼 한 곡의 길이가 길지 않은 메들리 합작에서는 짧은 파트 안에서 빠르게 기승전결의 구성을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로스트 델루전 파트는 파트 안의 각 장면마다의 강렬함과 흐름이 너무나도 좋았기 때문에 올해의 단품으로서 꼭 선정하고 싶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부연설명을 더 하자면, 일반적으로 곡 하나를 사용하는 개인작의 경우는 그 곡의 흐름에 맞는 기승전결이 생겨나겠지만, 메들리 합작의 경우는 파트 하나 하나가 전체 합작의 기승전결을 각각 맡고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분위기를 살려내는 것이 더욱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보통 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떼서 한 파트를 만드는 합작의 경우, 한 파트의 장면 전환을 짧게 짧게 끊어서 파트 내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작품의 분위기는 통일해서 합작 전체의 외적인 흐름을 표현한다면 굉장히 매력적인 파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익명 씨의 통일교 소재 활용력은 이미 수많은 명작들로 증명된 바 있죠. 저는 이 소재를 볼 때마다 원 출처는 한국이지만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데에서 나오는 그 뒤섞인 특유의 느낌이 다른 소재에서는 볼 수 없어서 항상 유니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 파트에서는 미국으로 넘어간 세계평화통일성전 관련 네타까지 사용하고 있는지라 그야말로 글로벌한 무언가가 나왔습니다. 이러한 소재들의 각 요소들이 파트에서 딱딱 끊기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 정말 좋은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파트의 첫 시작을 이 소재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김명운 선교사의 핫키리로 끊으며 강렬하게 시작합니다. 문익명 채널을 상징하는 소재나 다름없는 만큼, 각 제작자들이 자신을 상징하는 파트를 만드는 M2 합작에 잘 어울리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첫 시작에서 김명운 선교사가 크게 클로즈업되면서 분위기를 잡는데, 여기서 반주로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어우러지는 박자감이 너무 좋습니다. 평소엔 구린 화질로만 많이 보던 사람이라서 고화질로 등장하는게 뭔가 어색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이기도 하고 말이죠.


그러더니 이번에는 통일교의 아버지 문선명의 선교 장면으로 넘어가는데 이 부분에서 가까이 있던 카메라가 뒤로 쭉 물러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손을 들고 있는 장면으로 넘어가는 영상 소재를 사용한 것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인위적인 이미지를 사용한 영상 연출이 아니라 아얘 처음부터 이렇게 촬영된 소재를 쓴 것인데, 이 장면이 음원의 여러 사람들이 동시에 부르는 “我ら行くんだ” 가사와 어우러지면서 생긴 사이비스러운 분위기가 계속 머리에 남습니다. 저는 살면서 이런 식으로 찍힌 영상 소재는 “노량진 니코로빈” 정도밖에 본 적이 없는데 대체 어디서 이런걸 구했는지 늘 궁금합니다.


그 뒤로 장남 문효진까지 등장하면서 익숙한 통일교 소재들이 차례차례 등장한다는 느낌을 주는데, 여기서 갑자기 “Hey~” 하는 찰진 추임새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세계평화통일성전의 문형진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이어지는 대사 조교가 정말 말도 안되게 찰집니다. “이제 알겠어요 좀! TOO BIG TO RIG MAGA Red The greatest dream of all One Family Under God~” 의 한 흐름이 곡의 분위기에 어우러져 말도 안되는 시너지를 냅니다. 단순히 네타를 깊게 알고 있는 것을 넘어서, 듣기에 좋고 가장 잘 어울리는 대사들을 찾아내는 능력을 볼 때마다 정말 경악스럽습니다. 영상 역시 중간중간 자막과 이미지가 교차하는 연출, 태극기가 합쳐지면서 영상 소재로 사용되는 연출 등 깔끔하고 세련된 구성을 계속해서 보여주면서 작품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왕엄마 한학자 총재의 “시대의 흐름으로 위안 위안 핍박 핍박” 이라는 가사 조교가 나오는데, 통일교라는 소재를 뭔가 함축적으로 나타낸 느낌이 들어서 이 부분도 좋습니다. 요즘은 조금 늘어났긴 했지만, 해외 제작자의 한국어 조교는 들을 때마다 기분이 뭔가 이상하기도 하고요. 작품의 전반적인 음원이 단순히 대사나열만, 혹은 인력조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파트별로 대사를 음조절없이 직접 사용하거나, 대사를 음조절하거나, 가사조교를 하는 등 소재를 적재적소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부분이 파트의 완성도와 중독성을 확 끌어올린 것 같습니다. 영상 역시 원곡의 음침한 흑백의 분위기를 소재와 깔끔하게 연결지은 것도 참 좋고요. 저는 이제 M2를 볼 때마다 비틀즈 소재 파트가 나올 시점부터 이미 기대감 MAX로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추가로, 이 작품과 함께 소개하는 연계 작품입니다.
이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너무 늦었지만, 아호쿠사는 신입니다. 언제나 잘 만드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좋아하는 제작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돌이켜보면 아호쿠사가 만들어서 좋아했던건 아니었어도,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은 누가 만들었나 보면 다 아호쿠사가 만들었더군요. 그렇기에 올해 아호쿠사의 레전드 단품 3개를 모두 가져왔습니다. 각각 <혼심가 합작>, <나에게 천사가 내려왔트리뷰~트!>, <Shuzo Sunny>의 단품입니다. 3개의 합작 모두 상당한 완성도와 좋은 컨셉의 합작이니, 시간이 되신다면 다 한 번쯤 보시면 좋습니다.
<혼심가 합작>의 디스코 네크로폴리스 파트는 문자 그대로 압도적인 밀도를 보여주는 파트입니다.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는 수많은 소재들을 느낄 수 있는 음원과 영상, 허투루 쓰인 부분이 없는 모션들, 이 모든 분위기를 묶어주는 합작의 테마인 붉은색이 어우러지면서 약 30초간 정말 멍하게 보게 되는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이게 합작의 한 파트여서 다행이지 만약 풀버전으로 이 밀도를 만들어냈다면 아마 보는 저나 만드는 아호쿠사나 둘 중 한 명 이상은 죽지 않았을까요. 최고입니다.
<나에게 천사가 내려왔트리뷰~트!>의 애슬래틱 테마 파트는 위에서도 한 번 소개한 노래를 사용했지만 구성에 있어서 조금 특별한 부분이 있는데, 이 합작은 과거의 <나에게 천사가 내려왔다!> 소재를 사용한 음매드들을 리메이크하는 컨셉의 합작입니다. 따라서 이 파트도 원작이 있는데, 원작과 비교해서 보면 해당 원작의 요소를 빠른 템포의 메들리에 맞게 굉장히 잘 녹여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초반부의 작품 자막을 니코동 코멘트 스타일로 만든 부분도 좋고, 후반부의 리메이크만의 요소인 캐릭터들이 마리오 캐릭터 코스프레를 하면서 나오는 부분이 굉장히 자연스러운데, 이 파트로 들어가기 전에 노아가 “코스프레 승부야!”라고 말하는 부분이 절묘하게 쓰인 부분이 좋습니다. 음원의 찰짐은 말하지 않아도 다 느끼셨을테고 말입니다.
<Shuzo Sunny>의 스파클링 데이드림 파트는 이 셋 중에서 가장 정신나간 것 같은 구성을 보여주는데, 이 사람이 눈치안보고 만들면 정말 아무도 못 막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습니다. 전 이 노래를 쓴 파트를 보고 이렇게 웃을 수 있을거라 생각을 못 해 봤는데 처음의 온갖 슈조로 이루어진 슈조도 그렇고, Ai로 이어지는 슈조 영상의 파괴력이 정말 말이 안되게 찰집니다. 특히 저 라켓을 휘두르면서 나는 “탕-!!” 소리를 가사 조교 대신 쓸 생각을 한게 너무 좋습니다. 이런게 정말 음매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무언가죠. 뭔지는 진짜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GOAT.
안녕 친구들? 크리스마스가 왔다!!
8.
다시 잠시 한 달 전으로 돌아가서, 4월 29일 업로드된 <후지마츠리>입니다. 제작자는 씨 입니다. 장난치는게 아니고, 정말 명의가 입니다. 어떻게 읽어야 할 지 많이 곤란하긴 한데 그래도 “검색해서 들어올 수 없는 곡”처럼 제목에 이런 짓을 안한게 다행입니다. 사용된 소재는 <학원 아이돌마스터>의 후지타 코토네입니다.
이 소재하면 올해 많은 작품에 영향을 준 한 음매드를 떠올릴 분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후지타-코토네->라는 라이어 댄서 음매드인데요. 실은 이 작품의 제작자 역시 위의 작품과 동일한 씨 입니다. 학원마스 라이어 댄서 음매드의 템플릿 중 하나인 “원더 스케일 리스펙트”를 유행하게 한 작품이기도 한데요. (지금은 왜인지 몰라도 해당 태그가 붙어있지 않습니다) 소재의 분위기와 라이브 공연의 느낌을 살려내는 상당한 수작입니다. 저 역시 한 때 이 작품을 굉장히 자주 돌려봤는데요. 그러던 중 같은 제작자의 신작으로 이 작품을 접했는데 여기서 또 한 번 큰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가끔 음매드를 보다 보면, 이건 공식이 만든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굉장히 높은 퀄리티를 깔끔하게 소화해내는 작품들을 보신 적 있을겁니다. <블루아카이버> 같은 작품이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겠죠. 화려하고 풍성한 영상들에서 느껴지는 이걸 어떻게 만들었지? 싶은 압도적인 기술력이 직관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지만, 단순 기술력 자랑이 아니라 2차 창작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의 절묘함과 자연스러움을 보여주는 음매드들이야말로 오히려 진정한 기술력과 센스의 집합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들이 이 작품에서도 굉장히 매력적이었기에 10선에서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작품의 초중반부는 굉장히 심플하게 원본 소재 영상 + 자막이라는 구성으로 쭉 진행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고, 음원의 떠들썩한 대사나열 구성과 이를 받쳐주는 반주의 분위기를 깔끔하게 절제된 느낌으로 살려내고 있어서 오히려 이걸로 충분하다!라는 인상을 줍니다. “최고의 여름으로 하자!” 부분의 텍스트 모션 같은 부분도 마찬가지죠. 원본 영상이 아니라 중간 중간 캐릭터 이미지를 이용해서 연출하는 부분도 그 전의 영상과 동떨어졌다는 느낌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모션으로 연출하고 있어서 대사나열 전체가 깔끔한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나서 등장하는 첫 하이라이트는, 제가 생각하기에 음매드에서 느낄 수 있는 극한의 깔끔함, 세련됨의 한계에 도전하는 영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걸 이끌어내는 것은 역시 상당한 수준의 인력 조교의 뒷받침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배경과 메인 인물, 가장자리의 자막 텍스트의 3요소만으로 이루어졌는데도, 그 분위기와 음색으로 더 이상의 요소는 필요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 뒤의 <바나마츠리>를 연상시키는 이 곡의 국룰 영상 연출인 인형극 파트도, 뒷배경에 여름축제를 연상시키는 오브젝트들을 넣어서 PV풍의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이게 음매드에서 비롯한 연출과 합쳐져 생겨나는 분위기가 좋습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좋아하는 부분은 두 번째 하이라이트에서 크게 불꽃놀이를 터트린 뒤 축제장에서 다른 캐릭터들이 다같이 모여 부르는 합창 파트입니다. 이런 곡은 역시 이런 떠들썩한 느낌이 빠지면 안되겠죠. 조교뿐만 아니라 인물들의 대사가 음원 안에 깔려있는 연출과, 축제장을 배경으로 인물들이 넓게 늘어선 영상 구도에서 깊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영상 구도에 큰 변동없이 천천히 멀어지는 카메라만으로 이루어져있음에도 그 공간을 음원으로 채우고있다는 느낌이 들어 현장감이 살아나는 것이 참 좋네요.

그리고 마지막의 여름축제 국룰인 “불꽃놀이 소리때문에 듣지 못하는 고백” 연출까지 정말 맛있습니다. 이 제작자분 덕에 제 개인적인 코토네 호감도가 상당히 올라갔을 정도로 큰 영향을 준 작품인데, “인게임 내의 여름축제 장면을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는 제가 참여했었던 합작 <Let’s Play 2>의 단품을 작업할 때 구상 단계부터 많이 참고가 되었습니다.
추가로, 이 작품과 함께 소개하는 연계 작품입니다.
와타시데스[와타시], 일명 접니다저의 <기록뿐>입니다.
이 분도 원래 참 잘 만드는 제작자지만, 올해 들어서 훨씬 맹활약한 음매드 제작자라고 생각이 듭니다. 퀄리티 뿐만 아니라 작품 활동이 상당히 잦음에도 불구하고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고 계속 증가하는, 이상적인 음매드 제작자라고 생각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알게된 후기로는 이 작품이 영상에 애프터 이펙트를 사용한 첫 번째 음매드라고 합니다.
선곡인 <목숨뿐>도 제가 음매드로 처음 접한 노래인데, 굉장히 제 취향이라서 금새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보니 한국에서 상당히 체급이 높은 노래라는 인식이 생겨서 사용한 합작의 파트들도 굉장히 수준높은 작품들이 많고 개인작으로는 거의 볼 수 없는 곡이 되어버려 아쉬웠는데요. 그러던 중 상대적으로 가벼운 기분으로 볼 수 있는 목숨뿐 개인작이 나와서 참 좋았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퀄리티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작품이지만 말입니다.
블루아카이브의 “우시오 노아”를 단독으로 사용한 음매드로, 중간중간 사용되는 블루아카이브의 청량한 효과음이나, 대사나열의 믹싱으로 인해 뭔가 차갑다는 느낌을 줍니다. 곡 자체의 pv도 본래 푸른색의 컨셉으로 되어있어서 더욱 그렇게 느껴지네요. 작품 전체가 일정한 분위기로 쭉 이어지는 평범하게 좋은 작품이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제작자의 스타일이 느껴지는 깔끔함 때문에 계속 듣게되는 것 같습니다.
나메타케의 <큥! 뱀파이어 라이스>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재인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캐릭터 라이스 샤워를 사용했습니다. 이름이 좀 특이해서 그런데 딱히 쌀이나 샤워기와 관련이 있는 캐릭터는 아닙니다.
우선, 아래의 설명을 읽기 전 아직 이 작품을 보신 적이 없다면 반드시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을 하고 읽어주세요. 이 작품은 음매드에서만 볼 수 있는 전개가 특징적인 작품이기 때문에 꼭 이 경험을 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다 보셨다면 이제 내리시면 됩니다.
초반부에서는 정말 정석적인 캐릭터 음매드라는 느낌으로 쭉 흘러가지만, 하이라이트를 트레이너가 대신 불러준다는 정말 음매드에서만 볼 수 있는 전개를 갑자기 시도하는 개그 센스가 참 좋은 작품입니다. 처음 감상할 때는 반드시 당할 수 밖에 없는데, 슬슬 대사 길이가 좀 늘어지지 않나…? 싶을 정도까지 대사나열을 해놓고 하이라이트를 이렇게 만드는게 좀 치사합니다. 무엇보다, 트레이너가 노래를 너무 잘 부릅니다. 빨리 데뷔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뒤엔 정상적인 라이스 샤워의 하이라이트도 있으니 다행이네요.
여담으로, 저는 항상 10선 기사에서 우마무스메 소재를 사용한 음매드를 반드시 선정한다는 숨겨진 기준을 세워놓고 있었는데, 올해는 솔직한 심정으로 이 작품 이상으로 좋아한 말딸 음매드가 딱히 없었기에… 아쉽지만 이번 기사에서의 우마무스메 음매드는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kyoro] 합작만 보면 항상 히시 아케보노만 쓰는 의문의 보노 애호단이 있던데 제발 다양하게 좀 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올해가 또 붉은 말의 해인데 좋은 말딸 음매드를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9.
7월 19일 업로드된 <춘잣>입니다. 제작자는 국내에서 케인 음매드를 상징하는 채널이라고 할 수 있는 crynbtt 씨이며, 사용된 곡은 올해 들어서 꽤 많이 보인 선곡 중 하나인 <춘람>입니다.
한해를 돌아보면서 가장 좋아하는 음매드를 고를 때, 지금까지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여기게 된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이 작품을 보고 나도 이 곡을/이 소재를 써보고 싶다.” 라는 생각입니다. 음매드라는 문화의 가장 재미있는 점은 곡이나 소재 자체에서 영감을 받을 때도 있지만, 그 영감에 2% 모자라서 닿지 못햇던 아이디어가 다른 사람의 작품을 보는 것으로 마치 불꽃튀듯이 머릿속에서 번뜩이는 경험을 하게 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은 제가 올해 작업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개인작 1개 정도는 공들여서 완성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을 처음 본 뒤 정말 어째서인지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데 갑자기 <검정고무신>의 <봄비> 에피소드로 <춘람>을 만들면 잘 어울리겠다는 아이디어가 딱 떠올랐습니다. 그 전에도 춘람 음매드가 꽤 있었음에도 말입니다. 그 이유는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점은 이 작품이 지금까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춘람 음매드이며 단순히 퀄리티가 좋다 그 이상의 매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침착맨의 단오, 안철수의 졸면처럼 케인 소재의 이해도가 가장 높은 제작자를 뽑으라면 역시 crynbtt 씨라고 항상 생각하는데, 특히나 요즘 들어서는 인터넷 방송인 소재 특유의 방대한 소재 분량 속에서 사용하는 곡의 분위기와 컨셉에 맞는 장면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을 제가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아무 대사나 넣어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컨셉이 있는 장면들을 모아 분위기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반적으로 케인의 동성애 밈과 관련된 장면들을 사용했는데, 덕분에 장면과 장면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작품의 흐름이 굉장히 깔끔하게 넘어갑니다. 참고로 이러한 점에서 정확히 반면교사라고 할 수 있는 작품도 있는데, 바로 이 작품입니다. 그냥 적당히 아무 장면이나 가져다 쓴 탓에 별 감흥이 없는 음매드가 되어버렸네요. 누가만든거야 이거?
이러한 소재 이해도는 물론, 기본적인 반주 믹싱의 탄탄함은 위에서 소개한 <큐우 후루후루니…>의 설명에서도 한 번 언급했던, YTPMV 주력 제작자의 역량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만들면서도 다시 느꼈는데, 이 작품만의 쫄깃한 음조절은 어떻게 구현했는지 정말 궁금할 정도입니다. 반주 전체가 풍성하게 가득 찬 느낌은 아니지만 반주를 구성하는 각 요소들이 굉장히 깔끔하게 구현되어있어서 들으면서 귀가 피곤하지 않고 대사나 가사 조교에도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점이 좋습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탄탄한 소재 이해도에서 나오는 대사나열 소재 선정에서 나오는 특유의 서사적인 흐름이 아주 깔끔한데요. 중간에는 아얘 케인의 대표적인 밈인 타지리 테마곡을 반주에 슬쩍 끼워넣는 센스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에 들어가기 전에 나오는 온갖 동성애 대사 모음집이 장관인데요. 저는 솔직히 이 사람이 온갖 도네이션으로 고통받는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본인 입으로 관련 네타들을 말한 적이 있는 지는 이 작품으로 처음 알았습니다. 아니 “난 남자가 싫어!!”라는 말까지 할 정도였으면 대체 얼마나 괴롭힌 걸까요?
그리고 하이라이트에서도 제가 참 좋아하는 연출인 서로 다른 음색의 인력 조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평상시 말투로 일본어 조교를 하는데 여기서 뭔가 평소 케인이 말하는 궁시렁대는 말투가 잘 살아있어서 참 신기합니다. 그러더니 뒤에서는 한국어로 괴성 조교로 전환되는데, 정확히 어느 장면에서 딴 소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음색의 통일감은 유지되면서 발음은 또 상당히 정확하게 귀에 꽂히듯이 들리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특히 ㅅ,ㅈ,ㅊ 의 피찰음 계열의 자음이 잘 들려서 가사 정확도가 높아진 점이 좋습니다.


음원 이야기만 많이 한 것 같은데 영상 역시 춘람이라는 곡의 분위기에 상당히 잘 어울리는 깔끔한 스타일이어서 마음에 듭니다. 오히려 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특유의 모션감이나 색감, 텍스트 스타일에서 나오는 분위기가 다른 작품에서 보기 어려운 새로운 인상을 줘서 좋게 느껴집니다. 예전부터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음매드 영상에 하나의 정답은 없고 만들어서 봤을 때 좋은 느낌을 준다면 어떻게 만들던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은 이 제작자분이 이 아이디어를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고 해서 언제 나올까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었는데, 너무나도 좋은 작품으로 찾아와 주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추가로, 이 작품과 함께 소개하는 연계 작품입니다.
DuskflavoR의 <버터람>입니다. 저는 부를 때마다 항상 <빠따람>이라고 부르는데, 이러면 하필 이호성 소재로 만든 춘람 2작품과 겹쳐서 무슨 작품을 말하는 건지 조심해야 합니다.
카이사르가 가장 좋아하는 춘람 음매드 1위의 자리를 올해 끝까지 호시탐탐 노린 무서운 작품으로, 올해의 10선 작품의 바로 밑 11위의 위치에 있는 음매드라고 보아도 좋을 정도로 제 취향인 작품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매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감흥”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우선, 이 작품은 원곡의 MR이 아닌 어레인지 버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들어보시면 원곡보다 좀 더 활기차고 경쾌한 느낌의 악기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게 묘하게 트릭컬이라는 게임과 버터의 캐릭터성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 점을 고려해서 사용한 선곡이라면 굉장히 센스있는 제작자라고 생각됩니다. 또 이 버전의 반주는 중간중간 살짝 끊고 들어가는 부분이 있는데, 음원에서 그 강약조절을 굉장히 잘 살려서 좋습니다.
음원 소재로 우리가 잘 아는 버터의 목소리가 아닌, 일본판의 더빙 음원을 사용하고 있는데 익숙한 캐릭터에서 처음 접하는 대사나열을 만든 데에서 오는 새로운 느낌이 마음에 듭니다. 비단 이 작품 뿐만 아니라 일판 트릭컬 소재를 사용한 음매드들은 보다보면 뭔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줘서 재밌게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이라이트의 장면 구성은 또 기존의 춘람 음매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식과 약간 다른 느낌을 주는데, 특히 두번째 하이라이트에서 다른 캐릭터들 사이에 있는 버터의 모습으로 구성된 장면이 왜인지 모르게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최소한의 모션만 사용한 이미지와 화려하게 움직이는 텍스트의 대비도 좋고요. 근데 이 설명 위에서 한 번 했던 것 같은데…?
음원과 영상이 굉장히 세련되게 화려하다는 인상을 주어서 이 작품도 굉장히 자주 돌려봤으며, <봄폭풍>을 제작할 때 영상 구성의 경우 이 작품을 굉장히 많이 참고했습니다. 다시 보시면 어느 부분의 영향을 받았는지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또 춘람입니다. X-ray Mod의 <히로람>으로, 올해 굉장히 큰 인기를 끌었던 추리게임 <마법소녀의 마녀재판>을 소재로 사용했습니다.
실은 개인적으로 이 게임은 꼭 제대로 플레이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엔딩을 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제가 살면서 이런 비주얼 노벨 류의 게임을 거의 해본 경험이 없는데, 굉장히 여운이 짙게 남았고 정말 재밌게 했던 게임이라 적극 추천드리고 싶은 작품입니다. 음매드를 좋아하신다면(뭐 음매드를 싫어하는데 이 글을 읽지는 않겠지만) 이 게임을 소재로 사용한 좋은 음매드도 굉장히 많이 나왔기 때문에 더욱 해보시는 걸 권해드리고 싶네요.
이 작품도 스포일러가 없는 작품은 아니긴 합니다만, 저도 솔직히 <마녀같네>를 5000번 정도 돌려봤음에도 아직도 <괭이갈메기 울적에>가 무슨 게임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느낌으로 보신다면 뭐 괜찮을 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완벽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되도록 게임을 하고 보시는 걸 추천드리고, 아래의 설명에는 게임의 내용은 없으니 그냥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이 작품은 대사나열의 믹싱을 마치 속삭이듯이 들리도록 만든 점이 특징입니다. 덕분에 원작 게임의 어둠침침한 분위기와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습니다. 전체적인 반주도 음조절이나 비트가 빽빽하게 들어찼다는 느낌이 있어서 더욱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듣기에도 찰지게 들리는 점이 좋네요.
어… 근데 이제 스포일러 안하면 설명할 부분이 없네요. 마재하세요.
10.
대망의 10선 마지막 작품은, 8월 16일 제50회소리MAD게시이벤트에 업로드된 <삐딱 어질>입니다. 비유 씨가 제작했으며, 소재로는 G-DRAGON의 <삐딱하게>를 사용한 곡이소재 작품입니다.
이유는 모르겟지만 현재 약 12만 회 조회수를 기록한 상당히 알고리즘을 타고 유명해진 작품이기 때문에 아마 한 번 쯤은 보셨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행을 노리고 만든 작품은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좀 놀랐는데, 덕분에 이런 음매드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응을 많이 볼 수 있어서 또 새로운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렇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역시 이 작품의 뛰어난 완성도도 한몫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매드 제작자 TOP 5를 뽑는다면, 그 안에 무조건 비유 씨를 넣고 싶습니다. 특유의 소재폭과 깔끔한 완성도도 매력적이지만, 제가 가장 고평가하는 비유 작품의 특징은, 듣기에 거슬리지 않는 부드러움을 유지하면서 가장 최대한으로 찰진 음원을 들려준다는 점입니다. 보통 음매드 음원은 듣기에 편안하고 부드러운 믹싱과 거칠고 강렬하게 찰진 믹싱, 이 양극단 사이에 위치하여 한 쪽이 강하면 다른 한 쪽을 약간 희생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비유의 음원은 분명 듣기에 찰지고 강렬함이 있는데, 그러면서도 듣기에 전혀 거슬리는 부분이 없는 굉장히 신기한 믹싱을 느낄 수 있어 참 좋습니다. 근데 저만 이렇게 생각하나요? 아님 말구요.
또 평소에 곡이소재를 즐겨 사용하는 제작자이자 개인적으로 <빅뱅>을 좋아하는 제작자로 알고 있는데, 이전의 <불행하더라도 상처를 노래하고 싶어!>나 <동그라미>에서도 그러한 소재에 대한 애정을 잘 보여준 바가 있었습니다. 그러한 비유 씨가 이렇게 절묘한 조합의 소재 선정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특히나 더 의미있는 작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품의 서사라는 것은 비단 곡과 소재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작품 자체는 사실 구성적으로는 단순한 음매드입니다. 원곡 <삐딱하게>를 매쉬업한 가사의 전반부와 인력 조교로 넘어가는 후반부가 전부죠. 그렇지만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두 곡이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작품을 선정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음매드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공식에서는 절대 볼 수 없을 장면에서 느껴지는 감동”이기도 하고요.


이런 절묘함 뿐만 아니라 음원과 영상의 사소한 디테일이 좋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특히 하이라이트 직전 MV에서 소파에서 뛰어내리는 GD의 박자가 정확하게 하이라이트 조교의 시작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은 볼 때마다 굉장히 기분이 좋습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댓글에서 남긴 감상이지만, 가사 중간 “혼자가 되어버리면 어쩌지?”라는 구절에서만 코러스가 없이 정말 혼자 노래를 부르는 연출을 소화하는데, 저는 이렇게 음원에서 연출을 시도하는 작품이 정말 좋습니다. 비단 이 부분 뿐만 아니라 <삐딱하게>의 느낌대로 만든 개사가 하나하나 어색한 부분이 없습니다.
보통 <두근 어질> 음매드는 하이라이트에서 일러스트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작품은 순수하게 원곡 MV의 GD의 모습만으로 영상을 한 점도 포인트입니다. 조금씩 걸어가는 장면을 하나씩 따서 두근 어질 식으로 배치한 부분이 참 찰집니다. 실은 제가 비유 씨 음원을 너무 좋아해서 과거 <불행하더라도 상처를 노래하고 싶어!>가 음원만 제작되었을 때부터 이건 꼭 완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직접 일러스트를 하겠다고 했을 정도로 참 애정하는 제작자인데,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 <삐딱하게>라는 노래 가사에 외국어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이번 기사를 쓰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참 좋네요.
추가로, 이 작품과 함께 소개하는 연계 작품입니다.
이 기사의 마지막 음매드입니다. Narwhal, 시선, RFR의 3인이 만든 <마음을 먹는 방법>으로, 통일교, 신천지, JMS 등의 사이비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Narwhal과 시선은 과거 제 10선에서 소개한 <나는 신 같네>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실은 이 노래 역시 이 음매드로 처음 알게 된 노래입니다. 그럼에도 처음 이 작품을 봤을 때, 정말 곡에 잘 어울리는 소재를 선정했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던 굉장히 절묘한 작품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음원과 영상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사이비 소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위험함?을 굉장히 잘 살려내고 있어서 좋습니다. 제목의 센스도 그런 면에서 참 마음에 드는데, 개인적으로 이 기사에서 소개하는 음매드 중에서 가장 잘 지은 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원의 Narwhal 씨는 길게 말할 필요없는 음원의 신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소재를 이렇게까지 잘 알고있는지 몰랐는데, 과거 같은 조합으로 만들었던 <나는 신 같네> 이후로 이 소재를 더 좋아하게 된 것인지 더욱 다양한 장면들을 사용해서 장면을 구성하고 있는데요. 특히 후반부의 1분 40초 대부터의 대사나열은 반주의 분위기와 합쳐지면서 정말 뭐라고 언어로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냅니다.


시선 씨와 RFR 씨가 각각 정확히 어느 부분을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하게 시선 씨가 만든 것으로 여겨지는 부분들의 영상은 그 특유의 스타일이 음원의 뭉개지는 느낌과 합쳐지면서 굉장한 시너지를 냅니다. 첫 하이라이트의 영상 구성은 정말 “멋있다”는 느낌이 너무나도 잘 느껴지면서, 음원의 종소리와 점차 잘 들리지 않게 되는 대사들이 한데 엮이면서 이 작품에서만 볼 수 있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그러면서 후반부에는 일러스트를 사용한 PV 느낌의 상대적으로 정돈된 영상이 이어지는데 아마 여기를 RFR 씨가 만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오히려 이런 절제된 느낌이 음원의 박력과 동시에 보여지면서 약간 음산하게 느껴져서 더 효과적으로 느껴집니다. 특히 교주들이 웃는 얼굴로 춤을 추는 부분이 굉장히 이 음매드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와 잘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어서 참 좋습니다.
이상으로 올해 제가 즐겁게 감상한 음매드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제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지금까지 썼던 10선 기사 중에서는 올해의 10작품이 가장 제 취향에 잘 맞는 작품들이었다고 생각해서 더 즐겁게 글을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2026년이 시작되는데, 개인적으로도 더 열심히 음매드를 즐기고 싶고 여러분들도 음매드에서 여러분만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00선 방송에서도 이야기했듯이 10선 기사 기획은 공식적으로는 올해가 마지막인데, 이 10선 기획을 통해서 생겨난 여러 이벤트나 인연들이 저에게 있어서 참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었기 때문에 지금의 저에게 있어서 참 뜻깊은 기획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 기획 덕분에 국내에서 음매드 관련 기사를 작성하는 문화가 아주 조금이라도 생겨난 것도 좋은 영향이었던 것 같고요. 저는 앞으로도 매년 연말연초마다 한 해의 음매드를 돌아보는 일은 어떤 방식으로든 계속 해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내일은 릴라 님의 기사를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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